격납건물 콘크리트 속 빈공간 수십 곳

내부철판도 부식돼 관통결함까지 발생

<>한빛 4호기 격납건물 내부철판이 관통되고 최후 보루인 콘크리트마저 비어있는 곳이 확인돼 부실시공 및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한빛원전 등에 따르면 한빛 4호기 격납건물 높이 70m(15) 지점 내부 콘크리트 샘플 검사에서 깊이 18.7cm, 높이 1~21cm 크기의 빈공간(공극) 57곳이 발견됐다. 이를 덮고 있는 내부철판(CLP) 5곳은 아예 관통됐다. 전수 검사를 할 경우 다발할 가능성이 높다.

두께 120cm의 격납건물 콘크리트 중 일부가 구멍이 생겨 당장 방사능이 누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4중 방어막 철판이 관통되고 항공기 충돌에도 견딘다던 마지막 5중 콘크리트 방어막마저 문제가 생긴 셈이다.

특히, 격납건물 콘크리트 내부에서 발견된 빈공간은 90년 초 시공당시 상부에 설치된 철구조물인 스티프너에 가려져 액체 상태의 콘크리트가 철판 안쪽까지 제대로 채워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원전을 20년 넘게 가동하면서도 부실시공을 발견조차 못한 점은 부실검사 지적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4호기 이후 건설된 같은 시공방식의 한빛 5·6호기의 경우 문제가 된 스티프너 안쪽까지 콘크리트 채움을 확인했다는 원전 측 설명을 감안하면 4호기 문제를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도 제기돼 은폐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한빛원전 측은 은폐는 없었으나 시공과정에서 콘크리트를 제대로 채우질 못해 그 사이에 빈공간이 생기면서 수분으로 인한 철판부식이 가속돼 관통까지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국내원전 중에서는 최초로 발견됐으며, 해외에서는 지난 92년 스웨덴 원전이 가동 17년 만에 발생했던 것으로 보고됐다.

원전 측은 콘크리트 빈공간을 고려한 철근 응력 등 격납건물의 구조물 건전성 평가와 종합누설률 시험 결과 안전 기준은 만족했다고 27일 민간감시기구에 보고했다. 다만, 한빛 4호기 후속 원전인 5·6호기 등을 정밀검사해 결과에 따라 정비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4호기는 지난 5월부터 16차 계획예방정비 중 격납건물 내부철판 높이 70m 지점에서 부식결함 120곳을 확인하고 샘플검사를 수행하다 이번 콘크리트 문제까지 발생해 84일간 지연된 정비일정은 155일로 또다시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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