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우승 도전에 나선 부평고 누른 보인고 열정 폭염보다 뜨거워

전국 내로라하는 40개팀 참가 12일간의 열전 영광대회 마무리

대망의 50번째 금배 트로피를 향한 10대들의 열정은 폭염보다 뜨거웠다. 우승컵을 품겠다는 열망으로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맞섰다. 무더위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펼쳐진 투혼의 대결은 시종일관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금배 우승을 향한 고교생 선수들의 뜨겁고 순수한 열정은 월드컵 본선 진출 위기감이 감도는 한국축구대표팀에 잔잔한 울림을 안겼다.

서울 보인고가 명승부 끝에 국내 최고권위의 대통령금배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보인고는 4일 영광스포티움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50회 대통령금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결승전에서 2학년 공격수 정성준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마지막까지 추격을 펼친 인천 부평고를 43으로 물리쳤다. 보인고는 대회 최초 3연패이자 6번째 우승에 도전한 부평고를 물리치고 2012년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금배 대회 역대 최다인 4회 준우승에 머물러온 보인고는 5년 만에 챔피언에 올랐다. 2003년 처음 진출한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한 부평고에 14년 만에 설욕해 기쁨은 두 배가 됐다.

축구 명문고들 간 대결은 치열한 난타전이었다. 당초 예상은 준결승에서 연장 혈투를 치른 보인고가 체력에서 밀려 힘에서 부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보인고는 초반부터 강하게 공격적으로 나섰다. 개인기가 뛰어난 보인고는 유려한 패스와 강력한 압박으로 부평고를 몰아쳤다. 공격 선봉에 청소년 대표팀 공격수 정성준이 나섰다. 정성준은 전반 7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가볍게 선제골을 넣었다. 부평고가 1분 만에 곧바로 조예찬의 골로 동점을 만들자 정성준은 전반 19분에 김준영의 슈팅이 부평고 골키퍼를 맞고 나온 걸 오른발로 밀어넣어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후반 10분 부평고가 코너킥에서 주장 장민규의 헤딩골로 동점을 만들자 보인고는 다시 달아났다. 후반 17분 세트피스에서 김세현이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정성준은 후반 29분 후방에서 침투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맞선 기회에서 침착하게 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부평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후반 39분 김정현의 오른발 슛으로 1골 차로 따라 붙었다. 추가시간까지 맹공에 나섰으나 더 이상 추가골을 넣지 못한 부평고는 3연패 문턱에서 좌절했다.

정성준은 U-18 대표팀 공격수로 활약 중인 기대주다. 그는 힘들게 결승까지 올라왔는데 여기서 우승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죽을 각오로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선 경기에서는 형들을 도와 팀 플레이에 주력했지만 결승에서는 우승을 위해 골 욕심을 냈다호날두처럼 결정력을 더 키워 그에 버금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보인고 공격수 김찬우가 최우수선수로 선정됐고 12골을 넣은 전주공고 최건주가 득점왕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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