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양액재배 명장' 남편, '발효식품 명인' 부인의 이야기

토마토는 웰빙 건강식품이다. 당도가 생명이다. 당도가 높으면 맛이 으뜸이다. 신선하면 더 맛있다. 하지만 이 토마토는 다르다. 감칠맛 있게 조금 짜다. 짭짤하다. 이름하여 '짭짤이 토마토'.

이학섭(58·군서면)씨는 칠산바다의 바닷바람을 맞은 덕분이다단맛과 짠맛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 짭짤한 게 간이 딱 맞다. 우리 대추토마토는 새콤달콤하면서도 짭짤한 게 특징이다. 과육도 튼실하다. 과육을 자르더라도 젤이 흘러내리지 않는다. 수분을 줄이고 단백질 함량을 늘렸다고 자세한 설명을 늘어 놓았다

이씨는 지난 30여 년 동안 대추토마토를 재배했다. 오랜 경험에다 차별화된 농법으로 무농약 양액재배를 하고 있다. 무농약 인증 8년째다. 지난해엔 ()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로부터 '전통 토마토 양액재배 명장'으로 지정받았다.

그에 걸맞게 이씨의 하우스는 별나다. 먼지 한 올 보이지 않을 만큼 깔끔하다. 바닥에 드러누워 뒹굴어도 괜찮을 정도다. 쾌적한 환경에서 자라는 토마토이기에 믿음이 먼저 간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이씨의 토마토 재배면적은 11200. 연동하우스 두 동을 따로 3기작씩 연중 6작기를 한다. 연간 대추토마토 5kg 이상을 딴다. 품질이 높고 수확량도 많다. 한때 수출을 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금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1/5만 팔고, 나머지는 도매시장을 통해 소비자와 만난다.

이씨는 농사는 누구보다도 잘 지었다면서 유통을 시장에만 맡기다 보니 저희가 ''이었다. 일은 우리가 하고, 이익은 상인이 챙겼다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대추토마토 가공에 관심을 가져온 이유다.

가공은 이씨의 부인 원미숙(52)씨가 맡았다. 역할 분담인 셈이다. 원씨는 대추토마토의 맛이 짭짤하다는 데 착안해 분말과 된장, 청국장, 장아찌, 식초 등 수십 가지를 만들었다. 모두 특허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다.

대추토마토와 영광특산 보리를 동결 건조시켜 만든 분말은 조미료로 맞춤이다. 김치의 신선도를 오래도록 유지해 준다. 대한민국 향토식문화 대전에 출품, 금상을 받았다. 생 토마토를 발효시킨 토마토된장도 눈길을 끈다.

토마토 청국장환은 젊은 층을 겨냥한 식품이다. 콜라겐과 유산균을 갖고 다니며 먹기 좋게 토마토를 동결 건조시켜 만들었다. 발효보리 특허기술로 만든 청국장에다 호박, 비트, 모싯잎을 첨가해 종류도 다양화시켰다. 청국장 특유의 냄새도 완전히 없앴다.

원씨는 욕심은 없다수입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대추토마토 생산으로 충분하다. 가공식품은 짭짤이 토마토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지역특산물인 보리와 모싯잎의 가치를 알리는 데 쓰고 방문객들의 체험용으로도 쓸 계획이다고 말했다.

세계음식문화연구원으로부터 '발효식품 명인' 인증을 받은 원씨의 짭짤한 소망이다. 이를 위해 시설하우스 옆에 최근 교육·체험장과 황토방 등을 따로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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