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림제 몽리민과 33년 전 약속부터 지켜야

행정기관이 주민들과 33년 전 맺은 약속을 지켜야할까? 시효가 지났다는 반응부터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반응이 엇갈린다. 그런데 과거의 약속도 지키지도 못한 채 또다시 협조를 요청한다면 믿어야 할까? 최근 약속과 신뢰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사례가 있다.

영광군은 올해 최악의 가뭄 사태를 겪으며 먹는 물이 부족한 심각한 상황을 겪었다. 최근 잦은 가을비에 현재까지 완전한 해갈은 아니지만 다행히 단수 사태 없이 위기는 넘겼다.

이에 군은 먹는 물 확보차원에서 영광읍 수원지인 기존 묘량 죽림제를 개선·확대하는 사업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소식에 일부 주민들이 동의절차를 밝는 등 과거 몽리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곳 몽리민들은 지난 1984년 죽림제 상수도 공사 때문에 농경지와 삶의 터전을 양보했던 이들이다. 33년 전인 당시 심성식 영광군수(관선 34) 시절 영광군은 이곳 몽리민 들의 협조를 얻기 위해 주민들의 요구사항 3가지를 정식 공문형태로 약속했었다.

33년 전 영광군이 보내온 해당 공문을 어렵사리 찾아낸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기존 약속도 제대로 안 지켜온 영광군이 또다시 감언이설로 협조를 요청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실제, 영광군 직인이 찍힌 공문(건설 445-212)죽림제를 영광상수도 수원지로 73만톤(농업용 184,000, 상수용 546,000)을 확장하여 영광읍 상수도 급수용으로 공급함에 있어 몽리민이 안심하고 농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행 조건은 농업용수를 상수도 급수보다 우선 공급 농업용수 184,000톤은 영농에 지장 없이 확보 수원지 관리인은 몽리민 중에서 선정 등 3가지 사안이다.

주민들은 수원지 준공 초기 관리인을 주민으로 선정하는 등 약속을 이행하는 듯 했으나 어느 순간 관리인이 외부 청경으로 바뀌며 지역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질 않고 용수공급 우선 약속도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주장이다.

영광군 관계자는 죽림제는 상류 쪽 주민이주 및 축사정리 등 오염원을 제거해 수질을 개선하고 이후 둑높이기 사업 등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물 관리팀과 주민들 간 일부 엇박자로 혼선이 있었지만 농업용수 공급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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