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전역에서만 300마리 포획 등 역대최고 수준

영광군 전역에서도 멧돼지와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들이 수확 철을 앞둔 농작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해 1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잡아도 잡아도 개체 수가 더 늘고 있다고 한다.

실례로 지난 4일 밤, CCTV에 멧돼지 한 무리가 포착됐다. 배고픈 새끼 멧돼지가 어미 멧돼지를 따라 허겁지겁 농작물을 먹어 치운다. 여름 끝 무렵 출산한 멧돼지 무리가 민가까지 내려온 것이다. 산 아래 마을 논을 가보니 벼가 쓰러져 있다. 물웅덩이를 만들어 멧돼지가 진흙 목욕을 한 흔적이 있고, 익은 벼 이삭은 고라니가 갉아먹은 탓에 농사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농민 배모씨는 수확해 봐야 뭐 얼마나 되겠냐훑어 봐야 거의 다 먹어버린 상태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고구마밭도 상황은 마찬가지, 멧돼지 발자국이 발견되고 어김없이 파헤쳐져 있다. 채 익지도 않은 고구마를 먹은 흔적이 뚜렷다.

이처럼 고구마뿐만 아니라 옥수수와 콩 등 밭작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애써 키운 밭을 망치고 있다. 참다못한 농민들은 지자체 허락을 받아 직접 멧돼지 사냥에 나섰다.

영광군 민간유해동물피해방지단 이몽룡 씨는 좁은 농로를 걸어가다 보면 미끄러워서 엎어지기도 한다멧돼지가 달려들어서 수로에 빠져서 다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영광군에서만 지난해 멧돼지 300마리를 잡았지만 올해는 더 늘어난 상황, 전국적으로도 45만여 마리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910월 본격 수확철이 되면 농작물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