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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상의 마녀사냥, 이대로 방치해도 좋은가?
고봉주/ 전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연합회장, 영광신문 편집위원
2017년 10월 09일 (월) 11:36:52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채선당 임산부 폭행(?)사건

"제가 현재 임신 6개월인데 한 식당 종업원한테 폭행을 당했습니다. 비명을 지르며 임신했다고 말했지만 종업원이 여러 차례 배를 걷어찼어요. 아기가 잘못됐을까봐 너무 두렵고 무서워요."

2012, 식당체인점인 채선당에서 식사를 하던 임신부가 종업원에게 배를 차이는 등 심하게 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여론이 악화되자 해당 식당과 종업원은 온갖 인신공격에 시달리는 등 곤욕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CCTV분석과 함께 목격자들로부터 조사를 벌인 경찰의 발표는 달랐다.

경찰이 직원이 임신부의 배를 발로 걷어찬 사실이 없다.”고 발표를 했지만 상황은 이미 겉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상태였다.

전국적인 불매운동으로 번져가면서 결국 식당은 본점으로부터 계약해지를 당한 후 폐업을 하고 말았다.

처음에는 정말 죽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어요. 너무 창피해서...!

MBCPD수첩에 출연한 당시 음식점 사장은 수억원의 손해보다도 마녀사냥식으로 몰아가는 세상사람들이 더 야속하고 힘이 들었다며 말을 잊지 못했다.

된장국물녀 사건

같은 해, 또 하나의 마녀사냥 사건이 있었다.

한 여성이 어린 아이의 얼굴에 뜨거운 국물을 쏟고는 도망가 버렸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누리꾼들이 맹비난을 쏟아내며 가해자의 신상 확인에 나섰다.

된장국물로 인해 화상을 입은 아이의 부모가 "한 여성이 국물을 들고 서 있다가 아이와 충돌해 얼굴에 뜨거운 국물을 쏟고는 달아나 버렸다."고 글을 올렸던 것이다.

그러나 CCTV 확인결과 피해 어린이가 뛰어오다가 충돌한 장면과 부딪힌 여성이 주방에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이 녹화돼 사건은 일단락이 되었지만, 각자의 개성표출공간이 넓어진 IT산업발달의 폐해를 우리가 고스란히 당하고 있는 것만 같아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가 없다.

240번 버스기사와 맘충

한 네티즌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240번 서울 시내버스에서 아이만 내리자 엄마가 문을 열어달라고 수차례 부탁했는데도 버스가 계속 운행을 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서울 중곡차고지 방향으로 가고있던 240번 버스에서 5살도 안 되는 어린아이가 홀로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아이 엄마가 많은 승객 탓에 미처 내리지 못해 버스 뒷문이 그대로 닫혀버렸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을 '목격자'라고 밝힌 글쓴이는 아이 엄마가 '울부짖으며' 버스를 세워달라 요청했지만, 기사가 이를 묵살한 채 그대로 버스를 운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목격담을 읽은 누리꾼들은 일제히 버스회사와 버스기사에 대한 분노를 온라인상에 표출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버스 기사를 고발한다.'는 청원까지 올라왔지만 상황은 폐쇄회로(CC)TV에 찍힌 장면이 공개되면서 반전됐다.

서울시 조사 결과 버스 기사는 아이가 내린 정류장에서 16초간 정차했다가 출발했고 엄마가 뒤늦게 하차를 요구했을 때는 이미 3차로에 진입한 상태로 사고 위험이 있어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버스 기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던 수많은 누리꾼들은 기존 글을 삭제하고 사과의 글을 올렸지만 해당 버스 기사는 쏟아지는 비난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운전대를 놓고 휴가를 낸 상태라고 한다.

CCTV확인을 거부했던 아이 엄마로 인해 '맘충(자기 자식만 지나치게 아끼며 남에게 피해를 주는 엄마들을 일컫는 말)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으며 누리꾼들의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누리꾼의 자정 필요

'240번 버스'의 논란사건을 계기로 채선당 사건이나 된장국물녀 사건 등이 다시 부각되면서 온라인상 '마녀사냥'식 비난 글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사이버 명예훼손 사건은 15천 건이 넘어갈 정도로 급증한 상황으로 온라인상에 잘못된 글이 올라와 피해를 입는 사례역시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글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일반인들이 마녀사냥의 대상으로 전락해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근거가 불분명한 글이 인터넷을 달궈도 이를 걸러내야 할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240번 버스 사건'을 계기로 사이버 명예훼손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온라인상을 누비고 다니는 누리꾼들 스스로의 자정 움직임이 절실하게 필요한 대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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