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을 비롯해 전국 지자체들이 섬 개발을 통한 관광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지만 결과는 극명하다. 52개 섬을 가진 영광군도 그리스 산토리니 섬을 모티브로 한 낙월도 개발 사업을 앞두고 있다. 본지는 국내외 섬개발 성공 사례를 통해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일본 나오시마를 대표하는 3대 미술관

베네세하우스와 지중미술관·이우환미술관

세계적으로 예술의 섬 하면 떠올리는 일본 나오시마, 이곳을 대표하는 것은 바로 미술관이다.

#1992년 베네세하우스= 베네세하우스뮤지엄자연·건축·예술의 공생을 콘셉트로 미술관과 호텔이 하나 된 시설을 1992년 개관했다. 세토내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 볼 수 있는 고지대에 위치한 곳이다. 섬의 자연을 내부로 인도하는 건물은 안도타다오가 설계 한 방식이다.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작품 전시와 함께 작가들이 제작 한 사이트 스페시 픽 워크가 영구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예술가들 스스로 장소를 가리지 작품을 제작했다. 작품들은 전시 공간에 그치지 않고, 관내 곳곳에 설치된 시설을 둘러싼 해안과 숲에 자리하고 있다. 나오시마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은 미술관 내외에 흩어져 있는 사이트 스페시 픽 워크와 함께 자연과 예술과 건축이 융합하는 보기 드문 장소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곳은 오전 8시 개관해 오후 9시까지 운영하며 입장료는 1,030, 15세 미만과 베네세하우스 숙박 손님은 무료이다.

뮤지엄의 2, 1, 지하층, 하우스 파크 등에선 세계적인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야외에도 나오시마를 상징하는 구사마 야요이호박을 비롯해 월터 드 마리아’, ‘스기모토 히로시’, ‘오자와 츠요시등의 수많은 작품이 전시됐다.

이외에 뮤지엄 2층에 있는 카페에서는 남쪽과 서쪽 구멍을 통해 쏟아지는 자연광과 눈 아래 펼쳐지는 세토내해를 바라보며 식사나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뮤지엄 숍에서는 베네 세 아트 사이트 나오시마관련 서적을 비롯해 아트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뮤지엄과 지중 미술관 설계 시 도면과 함께 수장 작가의 관련 서적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도서관도 갖췄다. 작품 제작당시 에피소드를 들어볼 수 있는 호텔직원의 뮤지엄 갤러리 투어도 가능하다.

 

#2004년 지중미술관= 지중미술관은 자연과 인간을 생각하는 장소를 주제로 지난 2004년에 설립되었다. 일본 나오시마 세토내해의 아름다운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건물 대부분이 지하에 매설됐다. 안도타다오가 설계한 미술관 건물 내에는 클로드 모네, 제임스 터렐, 월터 드 마리아의 작품이 영구 설치되어 있다. 이 미술관은 지하이면서도 자연광이 쏟아져 하루 종일은 물론 사계절 내내 작품과 공간의 표정이 시시각각 바뀌는 게 특징이다. 예술가와 건축가가 서로 구상하고 협력해 가면서 만들어 낸 이 미술관은 건물 전체가 거대한 사이트 스페시 픽 워크라고 할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동절기 5)까지 문을 여는 이곳 미술관은 15세 이하는 무료이지만 1인당 입장료 2,060엔이다.

특히, 섬에 위치한 이곳 미술관에서는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클로드 모네가 제작 한 만년의 수련시리즈 5종을 순수한 자연광만으로 감상할 수 있다. 내부 미로 같은 공간을 따라가면 웅장한 성전 같은 공간에 지름 2.2m의 돌 구체와 27장의 금박을 한 기둥을 배치 한 아트 스페이스를 천장에서 쏟아지는 자연광만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 공간은 시간대에 따라 방의 채광 상태가 극적으로 바뀐다. 캘리포니아주 올 버니 출신 월터 드 마리아’(1935) 작가의 시간/영원/시간없음을 주제로 한 이 작품은 안도타다오의 건축과 만나 기하학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빛 자체를 예술로 만들어 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출신 제임스 터렐’(1943) 작가의 3대 작품도 눈길을 끈다. ‘에이프럼, 페일 블루는 벽에 닿는 빛이 반사돼 마치 입체인 것처럼 보이는 작품이며, ‘오픈필드는 빛이 지닌 묘한 특성을 활용한 2차원 평면 공간으로 직접 들어가 보면 또다른 빛의 면이 보이며 마치 3차원 무한의 공간이 연결되는 듯한 신기한 모습이다.

마지막, ‘오픈 스카이LED 조명으로 실내에 40가지 이상의 색을 내고 천장에는 네모난 구멍을 뚫고 실제 하늘을 보여주며 보색 관계를 이용해 시간과 기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미술관을 이동하는 중간에는 비스듬하게 기운 콘크리트 통로와 바닥에 석회암을 깔아서 채운 삼각코트 등 기하학적 안뜰도 관람객들에게 인기다.

작품 감상 마무리 단계에는 세토내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실내 카페와 테라스 등 야외 공간이 운치를 더한다. 이외 지중미술관에서 체감 한 감각을 일상생활에서 재인식 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는 스토어와 200여 종류의 꽃과 나무로 구성된 땅속의 정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좀 더 깊이 있게 감상하고자 하는 경우 예약을 통해 프로그램 프라이빗 투어도 가능하다.

 

#2010년 이우환미술관= 이우환미술관은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제적인 명성이 높은 아티스트 이우환과 건축가 안도타다오의 협업 미술관으로 반지하 구조이다. 안도타다오가 설계해 20106월 개관한 이 미술관에는 이우환의 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회화·조각이 전시되어 있다. 아트 프로젝트에 대한민국 이우환 작가가 함께한 것은 후쿠타케 소이치로베네세홀딩스 이사장이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이우환의 전시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 서구의 현대적 지중미술관과 일본, 한국 등 아시아 문화적 배경의 이우환미술관을 조화롭게 하자는 취지였다. 여기에 안도타다오의 건축이 작품과 어울리며 공간에 평온과 활력을 느끼게 하고 있다. 지중미술관과 베네세하우스뮤지엄 사이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인 골짜기에 한적하게 자리한 이 박물관은 자연과 건물과 작품이 호응하면서 물질이 넘치는 사회에서 우리의 원점을 바라보며 조용히 사색 할 시간을 준다.

특히, 이 미술관은 안도타다오 설계의 자연 지형을 살린 건물 정면에 이우환 작가의 높이 18.5m 육각 콘크리트 기둥과 자연석, 철판으로 된 작품을 설치해 가로와 세로의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게 특징이다. 또한, 골짜기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부지에 삼각형과 사각형을 배치 한 설계는 자연과 조화를 이룬 역동적인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내부에는 제작 시기에 따라 작품이 전시된 만남의 방, 철판으로만 이루어진 침묵의 방, 텅빈 방에 벽화를 그린 명상의 방 등 3개의 전시실과 돌 그림자에 영상을 상영하는 그림자의 방 등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오전 10시 개관해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입장료는 1,030, 15세 미만은 무료다.

작가 이우환은 1936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출생으로 1961년 일본 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하고 타마 미술 대학 명예 교수다. 주요 전시회는 2001‘Lee Ufan’(본 시립 미술관·독일), 2005년 개인전 이우환 여백의 예술(요코하마 미술관), 2007‘Resonance’(베니스 비엔날레 이탈리아), 2008‘LEE UFAN’(브뤼셀 왕립 미술관 벨기에), 2011무한의 제시’(구겐하임 미술관, 미국) 등이다.

 

세계적 건축가 일본 안도타다오

노출 콘크리트와 빛··바람 등 자연을 하나로

안도타다오(安藤忠雄, Tadao Ando)는 일본이 배출한 세계적인 건축가이다. 안도는 건축가가 되기 전에 트럭 운전사와 권투선수로 일하는 등 건축에 대해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았다. 1941년 일본 오사카 시에서 태어나, 후리츠 죠토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62년부터 1969까지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독학으로 건축을 배웠다. 그는 한때 프로 권투선수를 하기도 했으며,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한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에 흥미를 느껴 건축을 공부했다. 1969년 안도타다오 건축 연구소를 설립해 그의 처녀 작품 스미요시의 연립 주택’(오사카)으로 일본 건축 학회상을 수상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미술관, 공공건물, 교회나 절을 많이 지었으며 세계 굴지의 수많은 건축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안도타다오 건축의 특징은 무엇보다 자연과의 조화가 두드러진다. 그의 건축물 속의 물은 얕고 조용하며 잔잔하다. 또한 건축물과 매우 인접하여 하나로 인식된다. 그렇기 때문에 편안함과 경건함을 준다. 물이 두드러진 건축물로는 '물의 교회', '물의 절' 등이 있다. 물 뿐만 아니라 빛과의 조화 역시 매우 중요한 자연 요소 중에 하나이다. 자연적인 빛을 이용해 어둠과 밝음을 극대화 시키고 공간을 강조했다. '빛의 교회' 가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이렇듯 물과 빛, 그리고 바람, 나무, 하늘 등 자연은 그의 건축물과 긴밀하게 결합하고 있다. 또한, 투명한 소재인 유리와 노출 콘크리트를 많이 사용해 간결하고 단순하지만 차갑지 않은 느낌을 받게 하고, 자연이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했다. 자연과의 조화와 함께 큰 특징은 건축 작품이 기하학적으로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근대건축의 아버지라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영향을 받아 유사한 면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건축물은 나오시마 미술관을 비롯해 상하이 디자인 센터, 고베의 로코 하우징 II과 오사카의 산토리 박물관, 가고시마대학의 이나모리회관, 오사카의 맥스레이 본사 사옥, 나라의 고조문화박물관, 오카야마의 나리와 미술관과 효고의 초등학교 등이 있다.

이외 예일 대학교 객원교수, 콜럼비아 대학교 객원교수, 하버드 대학교 객원교수, 도쿄대학 공학부 건축학과 교수, 도쿄대학 정년퇴임, 명예교수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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