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정책 지역농협·농민단체 간 극적합의

벼 수확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 영광 농민단체들이 요구한 벼 가마당 5만원 수매 요구를 지역농협이 수용했다. 농민단체는 쌀값 지지에 긍정적 평가지만 유통·출하 문제는 과제다.

농협영광군지부는 지난 26일 오후 2시 군지부 2층 회의실에서 지부장 및 지역농협장, 통합RPC 및 농민단체 대표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영광군 쌀 정책 농협·농민 간담회를 열고 벼 수매가 책정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했다.

농민단체 측은 이날 벼 수매가격을 가마(40kg)5만원 이상으로 책정하고 값이 오를 수 있도록 견인하는 정책을 농협 측에 요구했다. 대신 기존 우선지급금 방식으로 일부를 지원하는 것은 오히려 가격 지지를 저해할 수 있다며 선급금 방식을 주장했다. 예를 들어 100가마를 출하한 농민에게 가마당 5만원씩 최대 80가마(80%) 정도의 금액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향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언뜻 기존 우선지급금 방식과 유사해 보이지만 차이가 있다. 가마당 시세보다 낮은 금액을 주는 우선지급금은 그 단가가 곧바로 시장가격을 형성한다. 이를 역이용해 가마당 5만원이란 선급금을 지급하면 해당 가격으로 쌀값을 지지할 수 있다는 게 농민단체 측 요구다.

이날 농민단체와 농협 측이 여러 문제를 제기하며 반론을 벌이기도 했지만 농협 측이 농민단체들이 요구한 가마당 5만원 수매를 수용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다만, 가마당 5만원씩 지급하는 선급금을 수매량 대비 어느정도까지 지급할지 등은 농협과 통합RPC 측이 실무 검토를 거쳐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농민들에게 가마당 5만원에 매입한 벼를 쌀로 출하할 경우 소비지의 쌀값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유통업체가 매입을 해갈지 이를 풀어가는 방안은 심각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이날 통합RPC 대표와 일부 농협장은 이 같은 문제를 우려하기도 했다. 또한, 사전에 5만원대 이하인 44,000~46,000원대로 이미 벼를 매취한 농가에 대한 정산 문제도 새로운 갈등 요소로 지적되기도 했다. 수매한 벼가 보관중인 경우 기존 지급금을 선급금으로 처리하면 되지만 이미 도정 후 쌀로 유통 완료한 경우는 농가불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농민들은 이날 정부가 쌀값 한가마 15만원 회복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는 만큼 쌀값 한끼 170원을 300, 1kg 1,700원을 3,000원으로 보장하는 공동대응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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