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시장과 남한산성시장의 특색은 ?

시대가 흐를수록 환경은 재래시장에 불리하게 변해 가고 있다. 하지만 행정과 협력해 불리한 환경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결한 환경유지와 친절, 상품의 매입원가를 절감해 소비자가격을 낮추는 등 상인들의 자구적 유통구조혁신이 필요하다. 이에 영광신문은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상품개발과 진열, 주민참여 프로그램운영, 상거래기반구축, 핵점포 운영 등 시장활성화가 활발한 시장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서울 도봉구 방학동도깨비시장

울금 특화시장으로 시장의 활로를 찾다

울금은 노란 빛깔을 띤 덩이뿌리로 약재와 착색제에 많이 쓰이며 우리가 흔히 좋아하는 카레 주재료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 카레에 들어가는 향신료를 통해 섭취할 수 있는 자극적 물질이 뇌를 활성화시켜 노인치매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며 카레에 들어가는 주향신료인 울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도깨비시장은 도깨비 같은 발상으로 시장의 활로를 찾았다. 발상은 다름 아닌 울금 특화였다. 특화상품을 모색하는 자리에서 상인회 총무가 던진 한 마디가 단초가 되었다. “내가 건강이 안 좋아 울금을 먹고 있는데 효과가 있더라.” 모두의 수긍 끝에 방학동도깨비시장의 울금 특화 사업은 첫 발을 내디뎠다. 시장을 대표할 간판 상품은 정해졌지만 풀어야할 숙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방학동도깨비시장은 고객 요구 등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울금 상품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고객 선호도와 만족도, 비교군 가격 조사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상품의 주재료인 울금의 공급처를 찾아 나섰다. 품질이 가장 뛰어난 울금을 생산한다는 전남 진도를 공급처로 정했다. 진도를 직접 방문해 진도군청, 진도지역 농협과의 마라톤회의를 했고 방학동시장은 착한 가격으로 울금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어 상품 개발에 착수해 1차 상품인 울금가루, 울금환, 울금차 등을 개발했다. 진도 산지를 몇 차례 방문해 벤치마킹한 덕이었다. 용기 등 패키지도 세련되게 디자인해 상품성까지 높였다.

 

울금 추러스, 떡 등 먹거리 개발

다음으로 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좋아할 먹거리를 개발했다. 제일 먼저 시도한 것이 추러스(밀가루, 소금, 물로 만든 반죽을 기름에 넣어 튀긴 막대기 모양의 스페인 전통제과)였다. 하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울금 배합 비율에 따라 많이 섞으면 울금 특유의 쓴 맛이 나고 조금 섞으면 일반 추러스와 다를 바가 없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고객의 입맛에 맞는 울금 추러스가 첫 선을 보였다. 고객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모두들 독특한 맛에 매료됐다. 매출은 바로 2배로 뛰었다. 울금 떡, 울금 수제비, 울금 꽈배기, 울금 족발, 울금 매운탕, 울금 빵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울금을 넣은 떡은 나오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울금을 이용한 메뉴 개발은 상인들의 피나는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건강에 좋아도 음식은 우선 맛이 있어야 사람들이 찾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인들의 보람있는 성과는 자신감이 되어 방학동도깨비시장을 활기차게 만들었다.

 

인근 방학초등학생 대상 요리교실 열어

홍보와 판로 개척에도 박차를 가했다. 대대적인 시식 행사는 물론이고 도봉구청 구민의 날 행사에도 참여해 특화상품이 된 울금을 알렸다. ‘전통시장 우수상품전에 출품하는 등 방학동도깨비시장의 울금 상품의 인지도 높이기에 모두가 팔을 걷어붙였다. 현재 서울 지역 다수 생활협동조합에도 공급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시장의 정체성을 담을 디자인 사업도 진행했다. 도깨비를 활용하여 개발한 BI와 캐릭터를 활용해 방학동도깨비시장만의 특성을 고객들에게 알렸다. 인근에 설치한 LED라이트 패널 간판으로 시장에 대한 홍보도 하고 인근 업체의 광고도 유치하고 있다. 또 시장과 고객의 소통의 장으로 조성된 복합문화센터는 변화된 시장의 모습을 고객에게 시시각각 전달하고 있으며 축제를 진행하는 등 고객과의 유대감을 돈독히 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방학동도깨비시장 감창희 상인회장은 울금 하나가 칼국수, 추러스, 족발 등 다양한 특화품으로 변신했다. 산지도 아닌 시장에서 이 품목을 특화하는데 성공한 건 참 대단하다면서

시장이 특산물의 산지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특화할 수 있다는 사례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화성공 Point

울금을 특화해 상품화하고 이를 활용한 추러스 등의 메뉴를 개발함으로써 방학동도깨비시장 하면 울금이 떠오를 수 있도록 고객에게 각인하여 매출 증대를 이끌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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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남한산성시장

자치단체와 협력해 새롭게 거듭났다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말끔히 정비된 남한산성 위에 올라 이 작은 천하를 둘러보며 막걸리 한 사발과 맛좋은 도시락을 맛볼 수 있다면 어떨까? 오르기 전, 잠시 성남의 남한산성시장을 들러보자.

남한산성은 2014622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경기도 성남시에 자리 잡고 있는 남한산성시장은 2014년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자 이전까지 쓰던 은행시장이란 명칭을 성남남한산성시장으로 개칭하였다. 시장을 널리 알려 상권을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성남남한산성시장은 명칭만 새롭게 바꾸지는 않았다. 한층 더 깨끗하고 밝은 시장 분위기를 내고자 노력했다. 먼저 환경개선을 위해 시장 안을 정돈하여 통일성을 주었고 점포별 특성을 살리는 디자인 작업에 나섰다. 또 골목형시장 육성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10개의 점포는 특화상품이 잘 부각될 수 있도록 했다. 특화상품은 남한산성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을 주 고객으로 개발되었다. 브랜드의 이름 정상한끼는 남한산성 관광객들과 지역주민 및 상인들의 설문조사를 거쳐 선정되었고 수차례의 품평회와 시식회를 개최하여 메뉴를 선정했다. 그리고 특화된 상품을 위한 BI 생들기름의 포장재도 개발했다.

 

맛과 건강을 사로잡은 도시락으로 관광효과까지

사업추진 초기, 대형 매장과 편의점에서 고품질의 도시락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성남남한산성시장은 전통시장만이 갖는 장점을 적극 활용했다. 즉석에서 만들어 바로 판매하기에 믿을 수 있고, 신선하기 때문에 방부제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정상한끼의 메뉴로는 신선한 야채와 전통의 맛을 강조한 쌈밥, 8가지 반찬이 가미된 비빔밥, 다양한 반찬을 활용한 꼬꼬마 김밥,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주먹밥, 남한산성시장 과일도시락, 고구마와 감자 도시락 등 10종을 선정했다. 현재 상품화되어 판매하고 있는 것은 쌈밥도시락과 비빔밥도시락. 4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선보인 이 도시락 2종은 성남시 도시락투어와 지역축제에 약 2천 개 정도 납품하여 1천여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여행작가 팸투어를 통해 시장 및 도시락상품을 홍보하고 있으며 블로그와 언론기사 등을 통해 시장 이미지가 향상되고 있다. 도시락과 꾸러미패키지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성남남한산성시장은 선정된 다른 메뉴들도 판매할 예정이며, 체계적인 주문과 제작시스템으로 단체주문과 개인 주문도 받을 계획이다.

 

지자체 성남시와의 연계로 더 큰 효과

성남남한산성시장은 시장활성화를 준비하며 지자체와의 협력관계가 돈돈해 졌다. 지자체와 지자체 산하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이 함께 참여한 이번 사업을 계기로 시티투어버스 관광과 연계해 도시락투어도 하고 있다. ‘도시버스로 이름을 바꾼 시티투어버스는 성남시의 주요 관광지를 거쳐 성남남한산성시장에 들러 도시락을 제공받는다. 또 시장 내 상품력을 강화하여 매출 증대 효과를 얻기 위해 성남남한산성시장의 명물인 닭강정을 성남FC와 연계했다. 성남FC 황의조 선수의 이름을 딴 먹거리인 의조빠닭은 올해 전경기에서 상품이 매진되는 등 매출이 증가했다. 그밖에도 성남남한산성시장은 4월부터 시장통 한평콘서트를 열고 있다. 유명 그래피티 작가의 작업과 DJ 타이거디스코의 공연, 성남시립합창단과 함께 한 플래시몹 공연 등 시장통 한평콘서트를 개최했다. 전통시장과 문화가 공존하는 성남남한산성시장은 새로운 복합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며 시장을 활성화 할 것이다.

성남남한산성시장 배득영 상인회장은 상인들이 모두 참여해서 이번 사업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부러워만 하는 분들을 보면 많이 아쉽다앞으로도 상인들이 하나로 단결되어 참여할 수 있는 육성사업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이번에 많은 도움을 준 상인 여러분과 지자체에 많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특화성공 Point

믿고 먹을 수 있는 신선한 도시락과 음식 꾸러미 상품을 개발하여 성남 시티투어버스 관광서비스와 연계했다. 또 시장의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여 시장을 방문하는 방문객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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