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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이 주는 의미
곽일순/ 수필가 사진가 프리랜서
2017년 11월 06일 (월) 10:52:22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최근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명성교회의 김삼환 목사가 아들인 김하나 목사에게 담임직을 세습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기독교 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 24일 진행된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 제73회 정기회에서는 상당수 노회원들이 불만을 표하며 퇴장했고 명성교회 측 일부 노회원들만 남아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임의로 처리 했다는 것이다. 서울동남노회 규칙 제8조에 의하면 임원 중 회장은 목사부회장이 승계를 하도록 하고로 명시가 되어 있지만 명성교회 측은 이를 방해했다는 주장이다. 결국 명성교회 측 일부 노회원만 남아 임의로 새 임원회를 구성해 세습안을 밀어붙였다고 한다.

예장통합총회헌법 제2편 정치 제286항에 해당 교회에서 사임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를 위임목사 또는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총회헌법위원회가 세습금지법에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해석을 했다며 김하나 청빙안을 밀어붙였다.

현재 우리에게 세습이 주는 가장 아픈 모습은 세 곳으로 집약된다. 첫째가 재벌의 세습이요 둘째가 종교의 세습, 셋째가 정치의 세습이다. 재벌의 세습은 너무 당연시 되고 있지만 세계 선진국 입장에서 본다면 이상한 재벌의 모습이다. 실제 재벌의 개념은 우리에게만 있으며 재벌(chaebol)’이라는 고유어를 만들었다. 그래서 재벌의 세습은 국제적인 생소함으로 돌아온다. 목사의 세습도 마찬가지다. 소규모 교회에서 가난한 살림을 꾸리며 소박하고 진실된 믿음으로 신도를 인도하는 대부분 목사들에겐 세습이라는 단어는 의식에도 없다. 문제는 엄청난 부와 관계가 있는 대형교회의 목사들이다. 이들 목사들은 자기가 이룬 교회는 자기 것이라는 강한 의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재벌들이 편법을 동원해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듯이 교회를 후세에게 대물림 하려는 것이다. 특히 개신교에 강하게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은 대형교회로 몰리는 부와 무관하지 않다. 성직이기 이전에 부를 축적하는 직장 혹은 사업처로서의 중요성이 더 크다는 뜻이다. 어디에도 예수의 가르침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캐나다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오강남 교수는 교회엔 예수가 없다.’고 했다. 물론 일부 어긋난 대형교회를 일컬음이다. 종교의 가장 큰 역할은 사회의 정화작용이다.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위해선 땅에서 행했던 예수의 행적을 알아야 한다. 예수는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과 아픈 사람들을 먼저 살폈고 재물을 소유하지 않았음은 물론 부자들에겐 모든 재물을 가난한 자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을 따르라고 했다. 말이 아닌 행동의 믿음을 보여야한다는 것을 몸소 보인 것이다.

연세대 교목이었던 한인철 목사는 왜 역사적 예수인가?’라는 강론을 통해 역사적인 예수에 뿌리를 두지 않는 기독교는 참된 의미의 기독교라 할 수 없다고 했다. 후배들이 참된 목회를 위한 조언을 구하자 예수의 길을 진짜로 갈 수 있느냐. 예수처럼 살겠느냐?”고 물었더니 모두 입을 닫고 썰렁한 분위기로 변하더라고 했다. 목회자도 하기 힘든 예수의 길을 일반 신도들에게 바란다는 것이 무리다. 그래서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면서 예수가 죽은 이후 인류 역사상 기독교인은 단 한 명도 없다고 공언했다. 담임목사의 세습은 믿음의 세습이 아니라 부와 사유재산으로서의 교회 대물림에 지나지 않는다.

세습이란 이상한 공화국 북한에서나 일어나는 것이지 평화와 사랑을 모토로 하는 개신교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선 직후 부패척결로 잡아넣은 비리자들의 60%가 기독교인이었다는 후일담을 부끄럽게 여기는 한인철 목사의 역사적 예수는 모든 기독교인들이 주목해야 할 명제임에 틀림없다. 예수의 삶보다는 예배밥에 눈이 어두운 일부 대형교회의 기름진 목사는 진실한 개신교인들의 적이다. 눈물의 기도로 참다운 신앙과 예수의 길을 가르치는, 가난하고 진실한 성직자들에게 경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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