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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학교 이야기
이민희/ 여민동락 살림꾼
2018년 03월 19일 (월) 10:53:37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초등학교 2학년 큰 아들의 첫 번째 꿈은 헬리콥터였다. 모든 사물과 대화가 가능했던 꼬꼬마 시절, 거대한 프로펠러를 돌리며 하늘을 날고 사람들을 구조하는 헬리콥터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다섯살 무렵이 되면서는 사물에서 사람으로 바뀌었다. 헬리콥터 대신 그 헬리콥터를 움직이는 조종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도 잠시, 곧 헬리콥터를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그 뒤로도 아이의 꿈은 참 여러번 바뀌었다. 아이의 꿈은 요즘도 수시로 바뀐다. 호기심 가는 대로, 재미를 느끼는 대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상상력으로 자기가 만든 세계를 자유롭게 유영하듯, 꿈은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운 모양으로 변주되거나 진화하기도 한다. 부모가, 학교가, 사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기다려주는 것이다. 마음껏 경험하고 마음껏 생각하고 마음껏 부딪치고 마음껏 넘어지더라도 믿고 지켜보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부모는 기다려주고 학교는 장을 열어 나침반이 되어주며 사회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질 때 아이는 성숙한 인격체로서 성장해갈 수 있다고 믿는다. 부모와 학교, 사회라는 세 축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 교육 현실은 엄마인 나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한다. 끝까지 지켜봐줄 수 있을까. 끝까지 기다려줄 수 있을까. 현실에 타협하고 흔들려서 인내심을 잃어버리면 어떡하나.

이런 불안함의 기저에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짙게 깔려 있다. 학교는 아이들의 꿈을 틔우고 키우고 가꾸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대신, 더 좋은 직장에 필요한 인재가 되라고 강요한다. 꿈이 직업선택으로 제한되는 순간 상상력은 박제되고 경쟁이라는 올가미에 포획된다. 물고 태어난 수저 색깔로 계급화되고 대학 간판과 연봉 순으로 서열화 된 세상에서 학교는 아이들의 꿈을 가꾸는 대신 획일화하는 것으로 비인간적인 시스템에 봉사한다. 대한민국 학교의 현실은 아이들의 꿈과 굉장히 거리가 멀다. 학교 제도를 아예 뛰어넘어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대다수 아이들은 공교육의 틀 안에서 아동기, 청소년기를 보낸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아이들이 공동체의 주인으로 배우며 성장하는 교육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다수의 교육 전문가들은 산업사회를 넘어서 21세기 새로운 교육은 학교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충고한다. 미래 교육의 키워드는 마을이다. 마을은 기존의 학교 중심 사고의 틀을 깨는 새로운 교육적 상상력이며, 진정한 학교 교육 혁신의 나침반이다.

내가 사는 묘량면 작은 마을에서 학부모들과 지역주민들이 마을학교를 만들고 4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묘량면 깨움 마을학교는 마을에서 연중 펼쳐지는 열린 배움터이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소통과 배움이 어우러지는 마당이며 묘량중앙초등학교와의 협력적 관계속에서 구현해가는 마을교육공동체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마을이란 단순한 공간적 의미를 넘어서는 개념이다.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민주적 자치적으로 협력하는 배움의 연대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우리 마을에서 경험한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이 그랬다. 학교는 담장을 허물고 마을에 개방적 태도를 취한다. 학부모는 학교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교육의 방관자에서 협력자가 된다. 마을은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마을의 인적, 문화적 자원을 학교 교육에 제공한다. 학교공동체와 마을공동체가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마을교육공동체는 대안적 교육의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다.

교육공동체는 마을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학습과 성장의 결과가 다시 지역으로 환원되는 선순환적 구조의 지역공동체를 지향한다. 마을에서 자라나며 배운 아이들이 그 마을의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고 정주할 때 마을공동체와 교육공동체는 상생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 나갈 수 있다. 학교는 마을이고 마을은 학교다. 학교는 마을을 품은 진정한 배움의 공동체가 되어야 하고, 마을은 학교를 품은 지속가능한 삶의 공동체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깨움 마을학교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이자 가슴 설레는 꿈이다. 3월 개학과 동시에 깨움 마을학교도 개강을 했다. 올해는 마을에서 어떤 흥미진지한 일들이 펼쳐질까. 2018깨움 마을학교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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