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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가(家)의 갑질로 본 기업의 역할과 기업가 정신
전장(戰場)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
2018년 04월 30일 (월) 10:30:07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고봉주/ 영광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영광신문 편집위원

우리나라가 광복이 되던 해인 194511, 조중훈은 트럭 한 대를 자본 삼아 오늘 날 한진그룹의 발판이 된 한진상사를 설립한다.

이 후 그는 탁월한 사업수완을 발휘하면서 한국동란과 베트남전 등 전쟁특수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특히 베트남전쟁을 통해 단단한 기반을 마련한 그는 당시 박정희대통령의 신임을 등에 업고 1969년 국영항공사였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거대 재벌인 한진그룹으로 키웠다.

그러나 베트남전쟁에서 막대한 돈을 벌었으면서도 파월기술자들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19719월에는 본사가 입주해 있는 '(KAL)빌딩 방화사건'도 발생한다.

'떼어먹을 돈이 따로 있지, 전장(戰場)의 사선을 넘나들며 벌어들인 푼돈을 재벌이 떼어먹느냐'는 파월노동자들의 분노가 방화로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노동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장한 한진은 오늘날 한진그룹이라는 10대 재벌기업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는데 종사자들을 졸로 보는 선민의식은 이미 이때부터 한진가계라는 DNA에 저장이 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한진가계(家系)의 비뚤어진 선민의식

한진그룹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일탈행위가 알려지면서 국민적 분노가 그룹 전체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고 있는 양상이다.

모 광고업체에 대한 조전무의 속칭 물벼락 갑질이 드러나면서 결국 경찰 수사와 함께 관세청의 압수수색으로까지 이어졌지만 여기서 그칠 것 같지는 않다..

한진 조 회장 일가의 갑질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제적 논란거리가 됐던 조현아 사장의 땅콩회항사건이 대표적이었다.

땅콩을 접시에 받쳐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심한 폭언을 하고, 운행하던 비행기까지 되돌릴 수 있었을 만큼 막강한 힘을 과시했던 조 사장은 결국 구속기소되어 법의 심판을 받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갑질재벌이라는 말이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어 고유명사로 자리 잡게 된 부끄러운 사건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진가의 비리와 불법행위를 제보받기 위한 단톡방이 개설되면서 그동안 숨겨져 있던 수많은 갑질행위에 대한 폭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차기 한진그룹의 후계자라는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선민의식에 취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교통경찰을 치고 달아나다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이 됐는가 하면, 아기를 안고 있는 70대 할머니를 밀치고 폭언한 혐의로 또 다시 경찰서 신세를 지기도 했다.

게다가 모전녀전(母傳女傳)이라고 해야 할까?

자녀들뿐만 아니라 조양호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도 딸들보다 더했으면 했지 못하진 않은 것 같다.

못생겨서 쓰는 시말서

단톡방 제보에는 이명희 이사장에 대한 갑질 사건들도 많이 올라와 있다.

그 중에는 뚱뚱하고 못 생긴 승무원에게 시말서를 쓰라고 했다는 황당한 제보도 있었다.

대명천지 이 세상에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시말서를 쓰라는 사람이 있다니 황당하다 못해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힐 뿐이다.

이주일의 트래이드 마크가 된 못 생겨서 미안합니다.”는 말이 떠오르는 것은 어인 일일까.

가끔 대한항공을 타고 해외에 나갔던 필자의 눈에는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모두 예쁘고 날씬한 대한민국의 미인들로만 보였는데 가진자들의 미에 대한 척도는 우리와는 다른 것일까.

사적인 주장이지만, 못생겨서 시말서를 써야 한다면 솔직히 갑질의 중심에 서있는 그들은 매일 시말서를 써야 하지 않았을까.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이쁘다.’는 말은 이럴 때 사용하는 것 같다.

공사장에서 직원을 밀치고 서류를 집어던지는 이명희 이사장의 비디오도 공개가 되었는가 하면 자신을 몰라보고 할머니라 불렀던 직원을 해고하는 등 갑질의 결정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물벼락이 쓰나미로

한진그룹 창업자인 고() 조중훈 회장은 가족 식사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비서를 꾸중할 만큼 공사 구분이 엄격했다고 한다.

해외 출장 때는 현지 호텔이 아닌 직원 숙소에서 직원들과 숙식을 함께했는데 에어컨이 없는 사원 아파트에서 선풍기를 켜고 자다 입이 돌아간 적도 있었을 만큼 인간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은 곧 인간이며 인화가 중요하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혹시라도 담배를 찾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평생 금연했음에도 늘 담배를 호주머니에 넣고 다녔다는 일화도 있다.

조 회장은 76살이 되던 해 그의 인재 중시 철학이 담겨 있는 내가 걸어온 길이라는 회고록을 냈다.

대한항공은 신입사원들에게 반드시 이 책을 읽게 한다는데 정녕 가족들은 한번이라도 읽어보았는지 되묻고 싶다.

조현민의 물벼락이 쓰나미가 되면서 조양호회장은 큰 딸의 땅콩회항 사과에 이어 또 한 번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물컵사건으로 한진그룹의 시가총액이 3천억원이나 빠져나갔다는 주장도 있다.

대한항공이 망하길 바라는 국민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대한이라는 이름을 자랑스럽게 달고 세계의 하늘을 누비는 국적기의 위상에 걸맞게 선민의식보다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경영으로 국민들의 사랑 속에 발전해가는 국민기업이 되어야 하는 것이 기업의 도요 기업가 정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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