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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성포 단오제를 둘러보고
곽일순/ 사진가 수필가
2018년 06월 25일 (월) 10:39:14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지역의 대표 축제인 법성포 단오제가 무사히 마무리 되었다. 오래전부터 동강릉 서법성으로 쌍벽을 이루며 치러져왔던 단오제였고 몇 년 전부터 문화재로 지정이 되면서 더욱 위상이 높아졌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높아진 것은 문화재 지정의 위상이지 실질적 향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전과 비교해 발전된 것이 없다. 이번 단오제가 마무리 되고 주위 지인들에게 나름 질문을 던져봤지만 긍정의 의견은 없었다.

지역의 자랑인 법성포 단오제의 발전을 위한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그동안 전국의 웬만한 행사와 축제장을 섭렵했고 특히 강릉의 단오제는 법성포와의 비교 평가를 위해서 일부러 들러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문제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먼저 규모 면에서 너무 차이가 많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전통을 살리는 단오제로서의 프로그램에서 너무나 많은 격차를 보였다. 법성포 단오제가 가장 치중했던 프로그램이 밤마다 치러진 가요제였다면 강릉은 굿이었다. 전통성에서 이미 내용이 달랐다. 강릉은 8일간 행사를 치르지만 가요제는 단 한 건도 없었고 실버가요제만 한 건 있었다.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에게 놀 마당을 마련해준 것이지 비싼 가수들을 초대해 판을 벌린 것은 아니다. 실제 20여 년 전의 법성포 단오제는 오히려 지금보다 내실이 있었다. 단오제의 고유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오를 생각하면 연관어가 바로 씨름과 그네라는 것을 한국인이라면 모두 알지만 올해 단오제는 그나마 그네도 주변 놀이로 밀려나고 말았다. 숲쟁이에서 치러오던 행사가 뉴타운으로 옮겨가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여기서 기억해야할 것이 바로 숲쟁이다. 법성포 단오제의 상징이 숲쟁이와 그네로 집약이 되는데 이젠 숲쟁이는 단오제의 의미에서 제외가 되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숲쟁이를 벗어난 단오제는 당연히 전통성을 상실하게 되고 사람을 모으기 위한 가요제로 변모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요즘 법성포 단오제의 프로그램 부재는 심각하다. 현재 사업비 정도면 얼마든지 좋은 소프트웨어를 양산할 수 있겠지만 하지 못하는 것은 인적 자원의 문제로 봐야 한다. 가장 많은 돈을 들여 가수들을 부르지 않아도 좋은 프로그램은 얼마든지 있다. 강릉은 그네만 해도 개인전과 쌍그네로 나누어 4일간의 예선을 거쳐 5일차에 결승을 치른다. 그리고 첫날과 마지막 날에는 그네 체험을 배치해 놓았다. 씨름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가면극과 농악대를 비롯한 전통놀이패의 활약은 대단하다. 이곳에서 치러지는 전통놀이를 이곳에 소개하고 싶어도 지면이 부족해서 할 수가 없다. 올해로 24회를 맞는 사물놀이경연대회는 4일차에 하루 종일 치러지는데 상당히 호응이 좋다. 경비 문제는 거론할 필요가 없다. 가수들 불러올 돈이면 이런 대회는 몇 개도 치른다. 그것도 많은 상금을 걸고. 단지 생각과 견해의 차이일 뿐이다. 법성포 단오제가 제관들의 제상에 매달려 있을 때 강릉은 굿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4일차부터 계속 이어지는 굿판은 단오의 의미를 떠오르게 한다. 조전제를 필두로 부정굿, 하회동참굿, 조상굿, 세존굿, 중잡이굿, 축원굿, 군웅장수굿, 성주굿, 심청굿, 지탈굿, 지신굿, 손님굿, 산신굿, 천왕굿, 제면굿, 칠성굿, 용왕굿, 꽃노래굿, 뱃노래굿, 등노래굿, 환우굿 등이 차례로 며칠에 걸쳐 펼쳐진다. 아무리 봐도 가수들의 노래판은 없다. 전통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이 찾지 않을 수 없는 프로그램들이다. 숲쟁이의 전통을 버리고 행사의 편의성과 야시장의 자리를 위해 뉴타운으로 옮긴 법성포 단오제는 반드시 재고해야할 사항이다. 단오보존회의 안일함은 지역의 소중한 자산인 문화재를 후퇴시킬 수도 있다. 다시 굿판을 숲쟁이로 올리고 바로 옆에 위치한 꽃동산과 연계해 시설정비를 해야 할 것이다. 전국의 유명한 축제장 공통점이 시설투자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하드웨어가 갖춰지면 소프트웨어의 변화는 쉽다. 단오제는 이미 고착화 된 행사다. 왜 해마다 새로이 시설을 깔아야 하는가. 함평의 나비축제장처럼 하드웨어를 마련해 놓으면 해마다 다시 시설을 위해 경비를 투자할 이유가 없음은 물론 모든 프로그램들이 원활해질 것이다. 이제 법성포 단오제 발전을 위해 군민 모두가 머리를 모아야할 때다. 갇힌 마인드는 발전으로 이어질 수 없다. 법성의 문이 열리는 날 동강릉 서법성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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