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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률 교수의 철학 이야기(197)
고집불통 철학자들-혜원과 칸트
2018년 07월 02일 (월) 10:23:29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세상에는 누구나 지켜야 할 법이 있고, 따라야 할 풍습과 관습, 불문율, 도덕이 있다. 그런데 자기 스스로 세운 원칙을 철저하게 지킨 철학자들이 있다. 그 예로 동양의 혜원과 서양의 칸트를 들 수 있다. 혜원(慧遠, 중국 동진 때의 승려)은 아름다운 여산(廬山-장시성에 자리한 명산)에 유명한 동림사를 건축하였다. 그는 절 안에 특별히 한 칸의 방을 마련하였다. 그리고는 이름난 학자 123인을 소집하여 오직 염불에만 종사하도록 하니, 이로써 나무아미타불로 시작되는 염불 운동이 창시된 것이다.

그런데 혜원은 속세와 단절하기 위해 37년 동안 한 걸음도 여산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설령 손님을 배웅할 때에도 항상 호계(虎溪-여산 동림사 앞의 냇물)의 언덕배기까지가 고작이었다. 중국의 대표적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도연명이 찾아왔을 때에도 예외는 없었다. 이에 도연명은 돌아오는 즉시 현장(縣長)의 감투를 벗어던지고, 역사에 길이 남을 그 유명한귀거래사(歸去來辭)를 지었던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1724-1804)가 오래도록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금욕적인 식생활이 큰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는 아침식사를 오직 두 잔의 차와 파이프 담배 한 대 만으로 때웠으며, 저녁식사는 아예 없애버렸다. 커피를 매우 좋아했지만, 커피 기름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를 철저하게 피했다. 특히 모임에서 커피냄새가 그를 자극할 때에도 대단한 자제력을 발휘하였던 것. 또한 칸트는 아무리 심한 병에 걸렸을지라도, 하루에 약 두 알 이상을 절대로 먹지 않는다는 규칙을 지켰다. 이와 관련하여, 그는 더욱 건강하기를 원하여지나치게 많은 약을 먹고 죽은 사람의 경우를 자주 예로 들곤 했다.

노인이 된 칸트의 하루일과는 매우 엄격하게 짜여 있었다. 그는 여름이나 겨울이나 매일 아침 정각 5시에 일어났다. 그 다음에는 규칙적인 시간표에 따라서 서재에서 공부를 하고, 이어서 강의를 했다. 학술논문을 작성하기 위한 스스로의 연구시간은 주로 오전에 책정되어 있었다. 점심식사 때에는 거의 언제나 손님을 맞이했는데, 이때 칸트는 철학을 제외한 다양한 주제를 놓고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오후에는 어김없이 산책을 떠났는데, 나이가 들어 산책이 힘들어질 때까지 한 번도 규칙적인 산책을 거른 적이 없었다.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 루소의에밀(한 소년의 성장소설)을 읽는데 열중하느라, 그리고 프랑스혁명 발발에 대한 신문기사를 읽을 때 외에는. 그리하여 이웃에 살던 쾨니히스베르크(칸트의 고향도시) 사람들은 칸트의 평소 움직임을 보고, 시계바늘을 맞출 정도였다고 한다. 산책에서 돌아온 칸트는 다시 연구에 몰두하였다가 밤 10시에 정확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칸트를 가장 화나게 하는 것은 누군가에 의해 스스로의 생활 리듬이 깨지는 일이었다. 하루는 어느 귀족이 그를 마차 산책에 초대했는데, 이 산책이 길어지는 바람에 그는 밤 10시경에 불안과 불만으로 뒤범벅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이때 그는 새로운 생활규칙을 하나 정했는데, 그것은 어느 누구의 마차 산책에도, 절대로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칸트는 젊은 강사 시절에 수입이 너무 적어, 끼니를 거르기도 하였다. 그런 가운데에도 병이 생길 경우를 대비하여, 매월 일정한 돈을 저축해놓고는 절대로 손을 대지 않았다. 이와 같은 검소와 절약으로 나이가 들어서는 제법 풍족하게 살았을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유산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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