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청소년비영리단체인 청소년자람터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공모한 2018 메이커스페이스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지역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터전이 될 메이커 스페이스 성공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농어촌 유일 메이커스페이스 선정은 어떻게?

답정사 답은 정해져있는 사업에 무모한 도전

20185월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메이커스페이스 구축 지원사업 공고가 난 것을 지인으로부터 우연히 듣게 되었다. 평소 지역에 청소년을 위한 특화 체험 사업이 없는 것에 안타까워하던 차에 너무 반가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반가움과 동시에 과연 할 수 있는 사업인가? 하는 고민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 사업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대학교나 도시지역의 사람이 많은 지역에 설치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 선정 후 장소 운영(30평 이상), 추가 예산확보(지방비 예산 추가확보), 5년 이상 운영 확약, 전문인력 채용, 사업수행 실적 등 어느 하나 쉽게 결정하고 단정할 수 없는 항목이 많았다. 하지만, 사업 요강을 천천히 공부하듯이 줄치며 읽다보니 어려움이 예상되는 항목보다 이 사업이 영광의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답정사에 도전하기 위한 준비, 바로 무모한 도전정신이 발동되었다.

바로 결정되지 않은 사업을 추진부터 하는 것이었다. 사실 5월부터 6월까지는 사업계획 제출을 하면서 확정되지도 않은 사업을 위해 장소를 임대 가계약하고, 확정되지 않은 추가 예산 확약서를 작성해야 했다. 지역의 전공자나 경력자를 찾아 사업을 논의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렇게 준비한 사업을 법인 이사회를 통해 보고하고 큰 격려와 함께 사업계획을 제출하였다. 사업의 개요는 이러했다. 기존의 소프트웨어 교육의 기반이 부족하고, 전문인력이 적을 수밖에 없는 농어촌의 현실을 인정하고, 기본 교육과정의 충실한 운영과 양성 인력의 공유 교육, 그리고 지역사회의 고민을 함께 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해결된 문제를 가지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새로운 삶터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힘을 갖게 하는 것이 이 사업의 추진 전략이었다. 어쩌면 일부 메이커들의 공간이 아닌 지역민들이 함께 공유하고 배움을 나누는 공간으로 설계되었기에 이 사업에 대한 선정이 매우 절실하게 느껴졌다.

 

메이커스페이스가 도대체 뭐냐?”

알차고 맥락 있는 설계, 500만원대 교육 10~20% 부담

지역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레벨업시키는 교육과정을 촘촘히 구성하였다. 의도는 그랬다. 광주에서 이 모든 것을 배우려면 500만원 이상의 교육비를 투자해야 하지만 영광의 청소년들에게는 단돈 50만원의 재료비만 투자하면 배울 수 있는 입체적인 교육커리큘럼의 구성이 필요했다. 그래서 코딩 (박스, 텍스트, 웹페이지) 코스, 디자인 (2D, 3D 캐드, 123D Design) 코스, 사물화 (로봇, 목공, 3D 프린트, 레이져 컷팅, 레이져 인쇄, 소형CNC, 중소형 인쇄기 활용) 코스, E-모빌리티 활용 코스를 준비했다. 이정도면 서울에서도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이 쉽게 배우기 어려운 코스들이다. 내 아이들이 어렸다면 나도 가르치고 싶은 내용들이다. 그만큼 촘촘하게 잘 준비된 것 같다.

처음 메이커 스페이스라는 사업을 진행 중이라는 것을 주변에 알리면서 도움을 요청드렸다. 그런데 도움을 요청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메이커스페이스가 뭔가요? 라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기획기사 1편의 내용처럼 자세히 설명하고 싶었지만, 사전 학습이 없는 상태에서 메이커스페이스의 개념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어려운 개념이었다.

그래서 설명하고 이해시키면서 이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군청과 교육청, 사업에 연계되어 관계된 분들에게 이사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득 아닌 설득을 하는 것처럼 설명하였다. 그러면서 서서히 지역의 관심이 생겼고,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청소년 청년들의 관심이 생기면서 사업을 준비하는 기반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 사업은 어느 한 기관만의 노력으로는 절대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는 지역사회 중심의 사업이기 때문에 어쩌면 알리고 설득하고 홍보하는 사전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꼭 필요한 단계였다.

 

1차 서류 합격 그리고 본격화 된 움직임

따끈한 초여름 드디어 뜨거운 소식이 전해오다

기쁜 소식이 왔다. 5월말 서류전형에 합격하였고, 현장점검과 최종 인터뷰 일정이 공지되었다. 더불어 준비하는 손길도 바빠졌다. 그때 필자는 지역에서 보이지 않는 손길들의 움직임을 보게 되었다. 이 사업의 중요한 파트너인 군청 노인가정과 최현숙 과장님, 김선휘 담당님은 사업 최종 선정을 위해 예산 계획 및 반영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정주 새마을 금고 김성운 이사장은 건물 2100평의 공간을 지역 청소년과 청년들을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임대 가 계약을 체결해 줬다. 인근지역에서 이렇게 넓은 단독공간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사업 장소의 공간 구성 및 설치에 대해 중앙건설 김동규 대표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로 했다. 메이커스페이스의 특징상 공간구획, 환기, 환풍, 냉난방 등 전체설비의 공사기 필수적이다. 그리고 우리 법인 강정원 이사장 외 17명의 이사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자부담 예산을 추경 승인해주면서 예산적, 장소적 문제를 지역이 다함께 해결하도록 결의했다. 또한, 청소년센터 직원들도 이 사업의 선정을 위해 마음모아 성원해줬으며, 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학부모님들도 같은 마음으로 응원해줬다.

그렇게 차근차근 빈틈없이 준비하며 현장 점검과 서울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날 재단 로비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기억난다. 모두가 간절한 눈빛, 긴장한 사람들, 원고를 외우고, 예상 질문지까지 준비한 사람들도 있었다. 준비 서류를 보니 대학교나 이름을 들어봄직한 메이저 단체들의 이름이 보였다. 그래서 더 긴장되었다. 하지만 필자는 달랑 준비한 PPT만 손에 들고 눈을 감고 기도했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결과는 뜻에 맡깁니다

그리고, 청소년센터 출신 친구의 취업지원을 위해 면접장에 동행하고 있던 6월 어느날 휴대전화로 법인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법인 운영팀장이었다. “메일 보셨습니까?” “아니, 외근중인데 어떻게 보겠어... 무슨 소식 있나? 혹시....” “축하드립니다그렇게 영광에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파랑새가 왔다. 선정과 함께 전라남도 경제과학국의 전략산업과에서 여러번 연락이 왔다. 선정을 축하한다며 앞으로 만날 일이 많을 거란다. 왜 만나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관심을 받는다는 건 좋은 일이다. 그렇게 통화하면서 알게 되었다.

이번에 전라남도에서 떨어진 기관들이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학교의 산학협력단들과 기업, 메이저 단체들이란다. 답정사라고 생각했던 사업이 현실이 되어 영광에 오게 되었고, 다른 지역들은 이제 우리의 발길을 보고 따라올 것이다. 우리가 가는 길이 전남 청소년들의 미래가 될 수 있으며, 청년들의 희망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영광에 유치된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이 더욱 영광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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