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분 만에 진압, 원인은 아직, 대응 시스템 미흡

계획예방정비 중인 한빛 2호기에서 불이나 초동 진압됐지만 화재 원인과 대응 적절성은 의문이다.

민간환경안전감시센터 및 한빛원전에 따르면 지난 12일 밤 1042분 한빛원전 2호기 취수구 인근에 있는 정비용 보조물질 저장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초동 소방대 및 자체 소방대가 23분만인 밤 115분 진화했다. 소방서 추산 400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이번 화재는 아직까지 원인 불명이다. 정비용 보조물질 저장고는 원자로 및 발전소 계통과 관계없는 구리스, 윤활제, 녹 방지제, 방청제, 실런트, 기자재 등 화학성 자재를 저장하는 창고이다.

민간감시센터도 화재 직후 발전소 입회 및 현장점검을 수행한 결과 화재로 인한 외부 방사능 누출이나 1·2차 계통 기기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한빛원전 측도 이번 화재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통해 발전소 안전운영에 아무런 영향은 없었으며 원인조사를 통해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빛원전 2·3·4호기는 계획예방정비 중이며, 1·5·6호기는 정상운전 중이다.

이번 화재가 원자로가 있는 발전소 격납건물이 아닌 보조물질 저장고인데다 계획예방정비 중이란 점도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화재 발생 직후 대응 상황이 적절했는지는 의문이다. 당시 상황을 시간대별로 정리하면 주제어실(MCR) 화재 감지기가 동작한 것은 밤 1042, 1분 만에 직원들로 구성된 초동 소방대 출동이 요청되고 5분 뒤 초동팀은 현장에 도착해 실제 화재를 확인한 뒤 자체 소방대 출동을 요청한다. 1053분 자체 소방대까지 도착 후 진압을 시작해 발생 23분 만에 진화한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신속한 조치가 이뤄졌지만 자체 소방대 현장 도착은 11, 외부 소방대에 연락은 발생 45분 만에 이뤄진다. 이 때문에 외부 소방차 1대가 현장에 도착한 것은 화재감지 1시간 9분 뒤인 2351분이다. 한빛원전 측은 화재 발생 후 규모나 확산여부에 따라 외부 소방대에 연락한다는 설명이지만 결국 외부 소방대가 현장에 진입한 점을 감안하면 화재발생과 동시에 외부 소방대가 인지하고 출동하는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구나 당시 현장에 설치됐던 자동확산 방지장치의 정상작동 여부와 화학차 미출동 적절성 등은 밝혀야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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