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서 일식집 유명요리사로 인생전환… 고향영광 초밥집 지도방문

요리는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끊임없는 자기 계발이 우선돼야 한다

일본사람도 인정한 일식요리의 달인 표길택 셰프가 고향을 다녀갔다. 표길택 셰프는 지난 11일 영광사거리 시장상인회의 초청으로 영광읍 한 초밥집에서 초밥지도를 했다.

일류호텔 특급 셰프가 작은 동네의 초밥집에서 초밥을 만드는 모습에 사람들의 궁금증이 늘어났다. 많은 직원을 거느린 특급호텔 주방이 아닌 동네 작은 초밥집에서 만난 표 셰프. 그는 식당 한가운데 손님 테이블로 둘러싸인 주방에서 예리한 눈빛으로 회를 썰더니 날렵한 손길로 만든 갖가지 초밥을 접시에 담고 있었다.

그동안 자신이 배우고 익힌 지식과 경험이 요리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표 셰프는 기회가 된다면 대학에서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가르치는 등 실전에 바로 투입해도 부족하지 않을 후배 양성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표 셰프는 사실 대한민국 원조 스타셰프다. 각종 방송 출연을 통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의 얼굴을 알아본다. 표 셰프의 요리인생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표 셰프는 1967년 전라남도 영광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농사를 지으셨고 학창시절 부족한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그렇게 성장했다.

당시 지방 시골에서는 학교를 나오면 부모님에 이어 농사일을 하거나 서울로 상경해 직장을 구하는게 일반적인 졸업 후 진로였다.

표 셰프는 고교시절 줄곧 공무원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 왔다.

졸업 후 공무원 준비를 하다가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식당일이 그의 인생을 바꿀것이란 걸 꿈에도 몰랐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군대에서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제대 후 계속 식당일을 했다. 공무원에 대한 꿈을 접고 본격적인 요리사 꿈을 키워가기 시작한 것이다. 요리사가 되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에서 처음 일을 시작한 곳은 롯데호텔. 물론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다. 표 셰프는 5개월 동안 호텔 일식당에서 일을 하며 어깨너머로 본 일식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공무원을 꿈꾸던 시골청년이 일식요리사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일식을 배우기 위해 곳곳을 찾아다녔다. 일식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일을 했다. 자격증도 없고 일식 초짜인 그가 주방에서 할 수 있는 건 설거지 등 허드렛일 뿐이었다. 하지만 좋았다. 선배들의 실력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쉽지는 않았다. 칼을 다루다 손을 다쳐 반창고를 붙인 손가락이 매일 늘어났다.

전문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도 계속했다. 말그대로 주경야독(晝耕夜讀) 생활이 그의 일상이었다. 일을 하며 소중한 친구들도 생겼다. 같은 꿈을 꾸며 함께 고생했던 친구들이 가장 큰 지원자이자 힘이 됐다.

표 셰프는 어느날 일식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일본을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東京) 무사시노(武藏野) 조리전문학교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순천대 조리관광정보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19969월 호텔 리츠칼튼에 입사했다. 지금은 노보텔 앰버서더 강남 총괄주방장이 됐다.

그의 열정은 곧 실력이 됐다. 일식과 관련된 수많은 자격증은 기본이고 각종 요리대회에서의 수상 성적이 그를 말해준다. 2016년 일본 교토(京都)에서 열린 농림수산성 주최 일본요리 세계대회에서 표 셰프는 쟁쟁한 각국 요리사를 제치고 10’에 올랐다.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금상을 받는 등 수상 경력은 한두개가 아니다.

표 셰프는 요리는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끊임없는 자기 계발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후배들에게 강조했다.

시골청년이 열정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시골청년이 일본 요리 세계대회에서 일본을 감동시켰다. 시골청년이 특급호텔 셰프가 됐다. 그는 표길택 셰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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