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남발, 폐공처리 미흡 지하수 오염

영향조사 및 자부담 높이고 철저한 관리필요

영광군이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싱크홀을 유발하는 관정 개발을 남발하면서도 관리는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광군에 따르면 군은 올해 총사업비 10억원을 투입해 영광읍 21, 백수읍 13, 염산면 13공 등 중형관정 100공을 개발하고 있다.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해 군은 1공당 170만원을 지원하되 나머지는 자부담하는 방식으로 55,950만원을 투입해 소형관정 335공도 개발했었다. 군은 올해도 가뭄이 심해지자 농업인 등을 대상으로 관정 사업을 100톤 규모로 확대하고 수요조사를 실시할 결과 영광읍 67, 대마면 66, 법성면과 염산면 각각 56~57곳 등 총 434곳이 신청됐다. 군은 수요가 많자 1곳당 1,000만원을 지원하되 자부담을 428만원까지 늘리는 등 조절에 나섰다. 군은 신청자 모두가 관정이 시급하기 보다는 우선 받고 보자는 식의 신청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자부담을 늘린 결과 수요가 급락했다는 판단이다. 관정개발이 무분별 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

특히, 관정은 지하수를 오염시키며 땅속에 씽크홀(빈구멍)을 만드는 주범으로 지목돼 가급적 자제하고 관리도 철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영광군의 경우 가뭄을 감안하더라도 관정을 남발하며 관리는 부실한 상태다. 실제, 영광군이 지난해까지 개발을 완료해 관리하는 중형관정 596곳을 번지수별로 지도에 표시해 보니 거의 점자판 수준이다. 주소에 문제가 있어 보정을 했어도 찾을 수 없는 지번이 43개에 달한다. 더구나 현장에서는 버젓이 사용되고 있는 중형관정이 관리대장에는 없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올해 개발분과 소형 관정, 개인이 개발한 관정까지 더하면 수천 곳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조사업과 개인이 발주하는 관정개발비가 2~3배가량 차이가 나는 점은 설비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손 치더라도 관정 개발과정에 물이 안 나온 구멍을 절차에 따라 폐공하지 않는 관행도 문제다. 이 경우 구멍을 따라 농약이나 이물질 등이 지하수로 곧바로 들어가 심각한 오염을 일으킨다. 관정을 팔 경우 주변 지하수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조사도 대부분 생략됐다. 관정 개발 후 영향을 받은 주민들이 경쟁적으로 관정을 파는 폐해도 심각해 허가와 개발, 영향조사 등 전반적 점검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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