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처럼 살라더니 따로 살라는 이상한 정책

열악한 시설에 별도의 집 만들라는 탁상행정

정부의 안일한 정책으로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돌보는 영광지역 아동시설 그룹홈이 위기를 맞고 있다.

그룹홈의 위기는 중앙정부에서 지자체에 시달된 공문 한 장에서 시작된다. 그룹홈은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소년 등이 자립할 때까지 자활의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든 시설이다. 설립 취지에 따라 상당수 시설의 입소 아동들은 시설장 가족과 한 가족처럼 돌봄 생활을 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문제의 공문은 그룹홈 내 거주를 별도의 출입문 사용과 식사자체 해결 등 시설종사자 가족이 아동과 주거·생활 공간이 사실상 분리되어 거주하는 경우는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쉽게 말해 입소 아동들과 가족처럼 생활하던 시설장과 가족을 따로 살라는 의미다. 또한 정부는 ‘2018년 말(늦어도 196)까지 종사자 가족이 이주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지자체의 책임하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과 연계한 임대주택 전세자금 우선알선 등 필요한 지원 조치 강구를 명령했다.

사실 아동복지시설에서 종사자의 가족거주제한 정책은 지난 2012년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가정과 같은 환경에서 요보호아동들을 돌보는 아동 그룹홈 만큼은 그 특성을 고려해 허용을 전제로 2차례 유예를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달 7일을 정부가 더 이상의 유예를 없애고 모든 아동복지시설에 적용 계획을 밝히며 각 지자체에 재정비를 요청하는 공문을 하달한 상태다.

때문에 이 정책은 가족과 같은 환경에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돌보는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이 전국 군단위 중 제일 많은 영광군에는 큰 부담이다. 영광 내 시설 8개소 중 이 정책에 해당되는 연한가지, 낮은나무, 에셀나무 등 3개의 그룹홈이 당장 문제다. 초등학생 등과 가족의 삶을 함께하는 연한가지와 낮은나무 그룹홈은 더욱 심각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건축 등을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할 상황이다. 아이들을 따로 내보낼 경우 관리자체가 어렵고 종사가가 바로 옆에서 살피기에는 새로운 주거공간이 문제다. 재정적인 지원이 없이는 재정비가 어려운 형편이어서 대책마련 등 사회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이유다.

해당 그룹홈 관계자는 가족을 잃은 아이들과 새로운 가족의 연을 맺었는데 다시 헤어지게 하는 아픔을 겪게 하는 이상한 정책이다정부정책이니 따라야하는데 재정적인 환경이 안 되어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LH 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한 지원 등을 파악하고, 시설에 피해가 없는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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