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사진가 수필가

정치권의 댓글 문제는 해를 넘겨 아직도 진행형이다. SNS가 급속히 발달하면서 새롭게 불거진 대표적 사회 현상이다. 소식을 알리고 새로운 뉴스를 양산해 내는 역할이 신문에서 방송으로, 다시 SNS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타고 있다. 영향력이 이미 기존 미디어를 넘어서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아마 틀리지 않을 것이다. 요즘 신풍조는 짬을 독서로 대체하던 과거에서 핸드폰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심지어 연인들이 식당에 들어와 마주 앉아도 대화 대신 들여다보는 것이 핸드폰이다. 가족 모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현대를 대표하는 미디어의 매체는 핸드폰이 굳건하게 자리를 잡았다. 모든 주요 신문은 포털 사이트에 다시 게재가 되고 포털 사이트의 검색은 핸드폰으로 거의 이루어지니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요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거짓 뉴스이다. 출처가 불분명한 온갖 뉴스들이 양산되어 여과장치 없이 봄날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발달된 영상 편집기술은 노인층에 사실처럼 파고 들고 젊은이들까지 감쪽같이 속이고 있다. 여기에 근거 없는 스팸 문자는 모든 사람을 혼란에 빠뜨린다. 특히 유 튜브 등을 통한 영상 뉴스들은 현 사회의 여론까지 움직이고 있으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최근 이낙연 총리도 같은 경험을 했다. 베트남 방문 때 자신이 작성했던 방명록 서명을 왜곡한 거짓 뉴스를 접하고 황당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거짓 뉴스를 강하게 비판했고 총력 대응을 시사했다. 이 총리는 거짓 뉴스를 나와 다른 계층이나 집단에 대한 증오심을 야기해 사회적 통합을 흔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민주주의의 교란범이라고 했다. “표현의 자유 뒤에 숨은 사회의 공적이라는 총리의 발언이 시사하듯 독이 되는 표현의 자유는 참다운 민주주의에 대한 역행이다. 결코 묵과해서는 안 되는 사회악이다. 이미 이러한 거짓 뉴스는 우리 사회를 상당히 멍들게 하고 있다. 대처가 너무 늦은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거짓 영상과 뉴스는 주위에 차고 넘쳤었다. 심지어 유명 중앙 언론도 거짓 뉴스에 편승해 동족 편 가르기를 했고 팩트 체크로 사실이 밝혀져도 전혀 사과 방송이나 글을 내보내지 않는 무책임한 모습까지 보였다. 특히 심각한 피해를 보는 층은 사실검증이 어려운 노인들이다. 신문과 방송 그리고 핸드폰에서 실시간으로 검색되고 혹은 떠도는 매체들을 그대로 믿어버리는 연령층이기 때문이다. 교묘한 영상 편집과 짜깁기 등을 구분하기에는 디지털을 너무 모르는 연령대에 무작위로 쏟아지는 각종 거짓 자료들은 그야말로 핵폭탄 급이다. 문자로 들어온 번호로 전화만 걸어도 내 통장의 잔고가 모두 빠져 나간다는 황당한 경고 글까지 굳게 믿고 사는 세대가 동영상을 보고 믿지 못한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지대한 파괴력을 가진 거짓 뉴스들이 번지는 속도는 요즘 미디어 발달의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누군가 이것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를 움직이는 여론에는 우연이 없다는 정치권의 속담이 있다. 과연 대한민국에서 이른바 헛소문을 퍼뜨려 현 정권을 교란하고 사회를 분열시키려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정말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국익에 반한 행동까지 서슴없이 저지르며 이익이나 권력을 얻으려는 세력이 바로 그들이라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와 상대성을 가져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민주주의도 법과 사회적 정의의 테두리 안이어야 한다. 특히 국가의 일치된 지향점을 분열시키고 증오와 갈등으로 몰아가는 가짜 뉴스는 범죄에 해당한다. 남북이 합일점을 찾아 정서를 통일해 가고 있는 요즘 견제구를 던져대는 집단과 같은 부류로 볼 수밖에 없는 거짓 뉴스 유포자들은 아무리 좋게 평가를 해도 반국가 단체다.

이미 거짓 뉴스는 국내의 문제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미국의 대선 관련으로 러시아와 미국이 홍역을 치렀고 독일을 위시한 선진 국가들은 거짓 뉴스 방지에 법안까지 마련하고 있다. 그만큼 심대한 사안이니 늦었지만 우리도 철저한 대처를 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거짓 뉴스로 민주주의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 국익보다 정적들의 성공이 더 두려운 집단은 현대판 매국노들이다. 거짓 뉴스를 유포하는 자들은 그만큼 중 범죄자들이다. 거짓 뉴스의 대부분이 남북 관계의 호전(好轉)에 던지는 견제구라고 보면 이들의 그림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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