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트리, 멋 낸 경관조명은 고장·흉물전락

듬성듬성 가로등, 횡단보도 조명도 고장 투성

영광군이 수억원을 들여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있지만 제대로 작동을 않거나 흉물로 전락해 관리비 부담만 높아지고 있다. 안전과 직결된 가로등이나 횡단보도 조명조차 부실하다.

영광군은 100억여원을 투입해 염산면 향화도항에 높이 111미터의 칠산타워를 지난 201610월 개장했다. 상부에 2억원을 들여 LED 야간 경관조명 40여개를 설치했지만 개장 1년여만에 고장나 불이 꺼진 상태다. 정식 개장하기도 전에 이미 보증기간이 경과해 보수에만 수천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칠산대교와 연계한 영광의 랜드마크는커녕 불꺼진 어둠의 타워란 지적이다. 250억원 넘게 들인 예술의전당도 상부에 수천만원을 투입해 둥근 원형 모양의 LED 경관조명을 설치했다. 조명은 야간에 국제공공디자인 대상을 받은 건물을 돋보이게 했지만 전기누전 등 잦은 고장으로 아예 꺼놓다가 최근부터 다시 불을 밝혔지만 군데군데 등이 나가거나 색이 바래서 수리해야할 상황이다. 1개당 40여만원이 넘는 이 등은 10여개가 고장 나고 30여개가 이상 증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철거를 해가던 시기에 무려 9억원을 투입해 설치한 영광읍 사거리 루미나리에는 지중화나 가로정비도 없이 졸속으로 설치돼 사방에 거미줄 같은 전선이 늘어서며 직후부터 흉물논란을 불렀다. 높이가 낮은 부실 설계로 기둥을 잘라내 이어 붙여 높이는 촌극까지 벌였지만 주차공간은 줄어들고 상권 활성화는커녕 전기세 부담에 불도 제대로 못 켜다 노후 돼 지금은 대표적인 흉물로 전락했다. 13억여원을 투입한 영광대교 경관조명 역시 기대 이하의 조명 밝기와 송출 시스템 에러로 점등불량이 반복되고 있어 주시대상이다. 이외에 군청광장과 만남의 광장, 예술의전당 입구 등에 설치해 겨우내 화려한 불을 밝히던 트리는 일회용에 그쳐 수천만원을 날리는 것도 모자라 가로수가 죽어가는 후유증까지 발생했다.

각종 시설과 관련한 경관조명에 멋을 내기위해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것과는 달리 주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가로등이나 횡단보도 조명 관리는 오히려 부실하다. 가로등 고장 민원은 고질적 불만이며 시내 곳곳에 듬성듬성 꺼진 가로등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횡단보도에 무릎 높이로 설치된 초록색 안전조명 역시 고장 투성이다. 횡단보도 설치할 투광등은 꺼져 있거나 없는 곳이 태반이다. 가로등 설치 간격을 조정해 횡단보도 조명으로 활용하는 기초적인 안전설계는 찾기조차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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