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홍농노인대학장

지난 2017년 사드 한파로 얼어붙었던 대중국 수출이 올 들어 빠르게 회복하는 추세다 무엇보다 20181~10월 대중국 농식품 수출액은 91천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5%이상 늘었다 역대 최고 수준이던 2016년 수출성적을 뛰어넘는 수치로 놀라울 정도다 전체 농식품 수출액 가운데 대중국 실적은 16%를 차지하고 있어 일본(19.3%)에 이어 농식품 수출규모 2위로 미국(11.2%)보다도 앞선다.

그래서 정부는 이처럼 활기를 띈 대중국 농식품 수출성적에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인데 그도 그럴 것이 기존에 가공식품 위주였던 농식품 성장세가 신선농산물로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도 수출액은 상당한 고가에 팔리는 <샤인머스캣>의 선전으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370.1%나 늘었다 엄밀한 의미에서 신선농산물은 아니지만 국산원료가 많이 사용되는 인삼류 제품은 55.8%, 유자차는 21.6% 증가했다.

얼마 전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중국시장을 돌아보고 우리나라 농업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중국이 한국농산물이 나아갈 활로라는 사실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이란 광활한 시장을 앞에 두고도 국내농가에서 할 수 있는 건 정작 많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검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수출할 수 있는 품목이 몇 개 안된다는 사실이다 현재 중국에 수출 가능한 신선농산물은 포도와 쌀, 그리고 버섯 등 일부 품종뿐이다.

여기에 김치, 삼계탕, 유자차, 인삼류 제품들을 포함해도 대부분 국산농산물은 중국 수출길이 막혀있다.

우리 배를 먹어본 외국인들의 반응을 본적이 있는데 그들은 처음 먹어본 하얀 과일의 맛에 감탄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삭하고 시원한 식감, 그러면서도 높은 당도는 다른 과일에서 찿아볼수 없는 상당히 뛰어난 맛이라는 평가를 하면서 오른손가락을 힘있게 치켜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배뿐이겠는가? 최근 국내 농가가 히트시킨 <샤인머스캣>처럼 신선농산물도 공산품 못지않은 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가능성이 원천봉쇄 됐다는 것이다 가령 국내농가가 아무리 뛰어난 배를 내놓더라도 현재로선 제2<샤인머스캣>이 될 여지가 없다 물론 검역빗장을 푸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상대방것 하나를 가져오려면 내가 가진 것 하나를 더 내줘야하고 이마저도 모두 8단계의 참으로 어려운 협상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농산물 시장개방으로 위축된 한국농업이 고부가 가치 농산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고품질 농산물을 찾는 14억의 인구가 지척에 있기 때문에 농업당국뿐만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우리농업의 갖가지 가능성에 힘을 실어줄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서둘러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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