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파인' 고안자의 귀환… "신뢰·사기 회복에 역점"

1981년 구례지원청 9급 서기보서 38년만에 1급 올라

기업으로 치면 고객이 학생·학부모이고 상품이 정책입니다. 교육행정체제가 급변하는 가운데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영광출신 주명현(57·사진)교육부 신임 기획조정실장의 말이다. 충북교육청 부교육감을 지내다 지난 18일 교육부 정기인사에서 교육부로 복귀했다.

주 실장은 “(기조실장 얘기를) 한 달 전쯤 들었다잘해야겠다는 책임감에 (마음이) 무겁다고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기조실장은 수시로 국회의원을 만나 사안을 조율하고 장·차관 주재회의는 물론 상황에 따라 청와대 기조실장 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정부 정책에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다.

주 실장은 비고시 출신이다. 전남 영광이 고향인 그는 1981년 전남교육청 구례지원청 9급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9급 서기보가 38년만에 '관료사회의 꽃' 1급 관리관에 오른 셈이다.

역사가 가장 오래된 정부부처 가운데 하나인 교육부 내에서도 9급 출신이 실장까지 오른 사례는 드물다. 2003년 이기우 전 기조실장(현 인천재능대 총장)2011년 이성희 전 기획조정실장 등 손에 꼽을 정도다.

그는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근무한 시간도 많지만 초중등학교는 물론 대학에서의 행정경험도 많다"고 소회했다. 그는 특히 "2006년 에듀파인(국가관리 회계시스템)2012년 학교단위 스포츠클럽 정책에 애착이 많다"고 했다.

조직 내에서 그는 사람 냄새가 나는 푸근한 맏형 이미지를 갖고 있다. 아랫사람의 얘기를 들어주고 겸손하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국장시절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스스로 부족하다는 걸 잘 안다""항상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넘어가는 정권 교체기에 대변인을 지냈다. 특유의 친화력과 긍정적 마인드로 언론과의 소통도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정부부처 대변인 가운데 최고 연장자로 잘 알려져 있다. 대변인 시절 업무차 서울로 이동하는 KTX에서 만난 그는 "교육부·교육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높지 않다는 점을 잘 안다. 안타까울 때가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기조실장으로 있으면서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직원들의 분위기도 추스릴 생각이다. 주 실장은 "즐겁고 행복한 직장을 만들기 위해 조직문화를 바꿔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절'도 강조했다. 그는 "친절은 공직자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기본적인 예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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