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형진/ 영광군청소년상담센터소장

새학기가 벌써 한달!

우리는 결과를 위해 사는가? 아니면 과정을 위해 사는가?

학생들은 벌써 중간 고사 기간이 다가오고 있다.

신학기 굳은 결심을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은 한달이나 지나갔다.

많은 학부모들이 보낸 학창시절에서 우리는 시험기간 재미있는 경험을 한적이 있을 것이다.

잘 모르는 문제를 4지선다중에 선택하여 찍고 나서 정답을 맞추어 보며 맞았을 때 그 짜릿함.

그래서 어떤 이들은 한 번호로 찍었다느니, 지문이 긴 보기를 선택했다느니 하는 우수게 소리를 추억처럼 한다.

하지만 모르는 문제를 맞추고 운이 좋아 찍은게 많이 맞아서 점수가 조금 높게 나온 시험이 우리에게 어떤 결과였는지 다들 기억하실 거다.

결국 다음 시험에서 우리는 본디 있던 제자리로 돌아가고 만다.

과정 없이 얻어진 결과는 결국 자기의 위치로 회귀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비단 시험의 문제만 그런 것은 아니다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의도하지 않게 횡재하듯이 내가 한 일보다 더 많은 성과를 거두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일시적일뿐 평생을 운으로 살수는 없지 않은가.

혹시 주변에서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며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성공이 비단 운이라는 변수만 작용하지 않는 것 같다. 꾸준한 성공을 거두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정량적, 정성적 노력이 뒷받침 되고 그 결과가 자연스럽게 성공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바로 그 중간의 노력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른이든 아이들이든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동안 결과 중시 사회를 살다보니 과정에 대한 고찰과 관심보다 어떤 결과가 나온 것 자체가 홍보의 대상이 되고 있다.

죄송하지만 부모 없는 자식 없듯이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

최근 진로체험센터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과정 중심의 진로 교육에 대한 사업의 반영을 고민하였다.

청소년이 자신의 장점을 개발하고 꿈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에 대한 교육!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에는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회원들의 성실한 참여와 학부모님들의 신뢰감 있는 지원을 통해 이루어 지고 있다.

아이들이 매주 토요일에 한나절동안 센터에 나오면서 자신의 특기 개발과 지역사회 기여 봉사활동, 스포츠 활동 등 청소년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 대해 입체적인 활동을 추진한다.

이 프로그램은 연간 초등학생은 20, 중고등학생은 30~50주의 시간이 소요되는 매우 길고도 힘든 과정이다.

그리고 초등학생에게 부여되는 50~70매의 자기 성찰일지와 보고서, 중고등학생에게는 80~160매에 달하는 활동일지와 보고서를 통해 자신에 대한 통찰을 이끌어 내는 과정 중심의 프로그램은 그 즐거운 컨탠츠를 기반으로 한 고난의 극복 경험에서 결국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필자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학창시절에 이런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나?

나의 학창시절은 온통 단체생활의 기억밖에 없다. 중학교때부터 열심히 다니던 교회 학생회, 고등학교 시절 고향지역 유일의 남성 중창단 활동, YMCA 선교 합창단,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활동, 그리고 청소년 일을 시작하게 된 YMCA 목적사업팀... 그때는 몰랐다.

내가 이렇게 일관된 과정을 만들어 가고 있었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이런 일관된 과정이 결국 지금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청소년 운동가의 삶을 만들어 왔다는 것을...

학생때 나의 부모님은 공부 안하고 쓸데 없는 짓 하고 다닌다고 참 많이 핀잔을 주셨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들의 경험에서는 이런 직업도 있을까 라고 했던 일은 아들이 하고 있다.

과연 지금 우리가 좋은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우리 청소년들의 미래에도 좋은 과정일까?

어쩌면 우리 청소년들은 그들이 알고 있는 세계에서 그냥 하고 싶어하는 그들만의 자기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 우리는 최소한의 간섭으로 도와야 한다.

시험이 끝나면 시험장에 다 버리고 나와버리는 단기 기억 중심의 학습과 평생을 두고 자연스럽게 쌓아 하는 자신을 위한 경험 당신은 어떤 것을 자녀에게 주고 싶은가?

아이들의 과정은 이미 아이들의 머리와 마음속에 있으며, 우리는 그냥 그 판을 깔아 주고 아이들이 마음껏 자신을 만들어 갈수 있는 과정을 돕는 것이 우리 역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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