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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침묵
김철진/ 광신대학교 복지상담융합학부 교수
2019년 05월 13일 (월) 10:35:30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계절은 간혹 남자를 침묵하게 만든다. 단지, 갈대나 떨어지는 낙엽이나 높고 푸른 하늘 탓은 아니다. 남자의 침묵은 결코 묵언이 아니다. 남자의 침묵에는 "걱정", "책임감", "갈등", "그리움", "오해의 비애", "버려야 하는 아픔"을 감추고 있다. 남자의 침묵은 가슴속 커다란 공간에서 목이 터지도록 외치고 외쳐 가슴속 공간을 둘러싼 살점이 찢어지는 아픔을 감추고 있다.

남자가 말을 하지 않으면 여자는 최악의 상상을 하기 쉽다. 남자가 말을 하지 않을 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는 여자들에게 가장 큰 난제이다. 남자의 침묵이야말로 여자들이 가장 쉽게 오해하게 되는 상황이다. 꽤 종종 일어나는 일이지만 남자들이 갑자기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을 때가 있다. 이것은 금성에서는 전혀 없던 일이다. 여자들은 남자의 침묵을 잘못 해석한다. 그날 자신의 기분에 따라서 그는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아, 나를 미워하고 있어. 어쩌면 영원히 내 곁을 떠나 버릴지도 모르지라고 아주 최악의 상상을 하기도 한다. 이런 상상은 그녀의 가슴 속 깊이 자리잡고 있던 두려움, 즉 만일 그에게서 버림받으면 그때는 누구에게도 결코 사랑받지 못할 거야. 나는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없어라는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남자가 말을 안 하면 여자는 최악의 상상을 하기 쉽다. 그 이유는 여자들이 말을 하지 않는 경우는 자기가 하려던 말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우려가 있다거나, 아니면 상대를 믿지 않거나, 어울리고 싶지 않아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남자가 갑자기 입을 다물어 버리면 여자로선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여자가 다른 여자의 말을 들어 줄 때 그녀는 자기가 관심을 갖고 열심히 듣고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확인시켜 준다. 말하는 사람이 중간에 잠깐 말을 멈출 때면 , , ..’라고 맞장구를 치면서 말이다. 이러한 반응이 일체 없는 남자의 침묵은 매우 위협적인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남자의 동굴을 이해하면 그의 침묵을 제대로 해석하고 그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남자들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분이 좋지 않으면 말을 하지 않게 되고, 자기 동굴속으로 들어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때 그 동굴에는 가장 친한 친구들조차 들여놓지 않는다. 이것이 화성인의 방식이다. 따라서 여자들은 그가 이런 태도를 취한다고 해서 자기가 혹시 무슨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 게 아닌가 하고 겁먹을 필요가 없다. 남자나 여자나 할 것 없이 모두 자기의 방식대로 사랑을 표현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생각하고 느끼고 반응하는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조금씩 터득해 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주눅든 남자가 많다. 거기서 나오는 침묵을 여자들은 이해 못한다. 알아야 이해된다. 이해해야 회복이 쉽다. 왜 남자는 함구하는가?

자기보호의 이유 때문이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인물이야기인데 에서는 남자답다. 아버지의 인정도 받는다. “야곱은 날때부터 컴플렉스가 있다. 경쟁에서 밀렸다는 의식이다. 장자가 아니라는 눌림이 있다. 아버지는 에서만 인정하다. 인정받지 못한 아들의 쓸쓸함이 있다.

남자는 전략적이다. 사냥 이야기, 장자 이야기 나오면 무조건 불리하다. 입을 닫는 것이 유리하다. 그런 주제 나오면 무조건 함구한다. 피해버린다. 끼어들면, "형좀 닮아라" "그게 뭐니? 사냥도 못하니?" 주눅든다. 요즘은 "명문대, 대기업, 진급"이런 말 나오면 불리하다. 그래서 함구한다. 함구의 이유는 "자기 보호".

함구는 거절 당할 위험, 주도권을 빼앗길 염려는 없다. 그러나 자신이 "이해받을 수 없다." 외로움, 고독, 외딴 섬에 갇힌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래도 이해받는 것보다 자기 보호가 더 낫다. 그게 남자다.

여자는 남자를 지나치게 강하게 본다. "남자는 이러해야 한다." 비현실적인 기대를 한다. 자기 남자라는 확신이 오면 심해진다. 돈키호테적 기세로 돌진한다. 추궁, 원망, 다그침이 있다. 감정을 다 쏟아붇는다.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 남자는 건강하니까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공격 받은 적 없는 남자는 쓰러진다. 죽는다. 견디지 못해서 피한다. 도망친다. 말이 없어진다. 처음에는 방어한다. 나중에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회피한다. 출구를 찾은 것이다. 어떤 형제는 총명한 사람인데, 멍하게 지낸다. 흥선 대원군같은 태도를 갖는다. ? 자기만의 버틸 수 있는 출구를 찾은 것이다.

남자의 함구는 이해된다. 그러나 건강하지 않다. 수동적이다. 해결의 의지가 없는 거다. 자기보호에서 소통으로 나가라. 기대만 하지 말고, 표현하라. 말하지 않으면 남자들이 모르듯이, 말하지 않으면 여자도 모른다. 막힌 언어가 소통되는 기적이 건강한 사람들과의 관계 사이에서도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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