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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율 세계 3위라니
정형택/ 시인
2019년 06월 10일 (월) 11:05:21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얼마전이 부부의 날이었습니다.

<마음 속으로 얼마든지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데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아>부모님의 이혼으로 엄마와 헤어져서 새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 <나답게와 나고은>의 주인공인 나답게라는 어린 소년이 하는 말이었습니다. 이 한 줄의 표현 속에 어린 주인공 나답게의 심정이 다 담겨져 있었습니다. 엄마를 잃고 새엄마와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이 마음을 어찌 알 수 있을까요. 고희를 훨씬 넘긴 나이에 동화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닦고 있는 나에게 아내와 딸이 왜 그러느냐고 물었지만 나는 왜 그런다고 짧게 대답해버릴 성질의 질문이 아니기에 그냥 침묵일 뿐이었습니다.

새차, 새옷, 새신, 새 교실, 새 연필, 새해 모든 것이 자가 붙으면 아름답고 상쾌한 기분인데 엄마나 아빠에게 자가 붙게 되면 말로는 할 수 없는 슬픔과 눈물이 따르게 되는 법이니 왜 그럴까요. 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모를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의 시대는 하루 하루가 무섭게 이혼율이 상승하여 헤어지고 헤어지는 부부들이 남의 일이 아니니 이 동화책의 주인공 나답게처럼 어린 나이에 갈등과 슬픔 속에서 자라가야만 하는 아이들이 늘어만 가고 있어 세상의 모든 아빠 엄마들께서는 올해는 이 동화책을 한번 읽어보고 새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나이 어린 자녀들의 심정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혼문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450년 전 그 어려운 시대, 끼니를 굶으며 읽었던 <콩쥐팥쥐>, <장화홍련전>이 오늘날에도 잊혀지지 않고 지금까지 가슴속에 살아있는데 오늘 이렇게 다시 <나답게와 나고은>을 읽고 있노라니 다시 그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음과 함께 새삼 신세대의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인생관과 가치관등이 원망스럽게만 느껴집니다. 언제 어느 날 돌아설지 모르는 딸과 아들 그리고 며느리를 생각하며 은근히 이 동화책이라도 한 권 보내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어른이 되어 동화책을 읽는 재미란 나만이 느끼는 기분이었을까요. 더군다나 저학년용을 읽으면서 또 읽고 또 읽고 하는 대목이며 밑줄을 긋기까지 하고 있으니 나 자신도 웃음이 나왔습니다. 여태까지 전래동화에만 맛들여오다가 창작동화를 대하니 맛도 새롭거니와 내 가족들이 겪어야할 이야기인 것만 같아 더욱 애정을 갖고 읽었답니다.

엊그제 저녁 방송에서도 우리나라가 미국과 스페인에 이어 세계 3위의 이혼율을 갖고 있는 나라라고 했습니다. 교통사고율에 이어 이제는 이혼율까지 세계적이라니 삼강오륜과 동방예의지국에 그 빛나던 전통적 도덕률이 이제 우스개 소리로 남고 말았습니다.

탄생되는 부부 수와 헤어지는 부부수가 같다고 하니 아름답게 펼쳐지는 21C의 가정 문화가 심히 걱정이 됩니다. 교통사고로 인해 생기는 사망률은 불가항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부부이혼은 조금만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면 아름다운 사랑이란 이름으로 이어갈 수 있는데 그 조그마한 자존심만 내세우다보니 물러서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내 자존심만 우겨대지 말고 상대방의 자존심도 인정해주는 폭 넓은 아량이 있다면 이것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헤어지는 일이야 당사자간에는 쉬운 일이지만 어린 자녀들에게 입혀지는 상처를 생각해보면 죽도록 까지 씻을 수 없을 것입니다. 헤어지자고 대어드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악쓰고, 욕하고 큰소리로 대어드는 일보다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상황을 극복해서 되돌아서는 사람이 되어 김소월의 <진달래꽃>에서처럼 기막힌 역설의 장면이라도 연출해 봤으면 합니다.

산천에 진달래가 지천으로 가득합니다. 떠나려는 사람에게 떠나게 하는 미학의 시 그래서 차마 떠나지 못하는 역설적 붙잡음에서 사랑으로 승화되는 시 그래서 이별의 정한이라고만 말하기엔 너무도 아쉬움이 많은 <진달래꽃>의 시처럼 한번의 넉넉함과 배려로 아름다운 가정과 사랑스런 자녀들에게 행복을 선사하지 않으시렵니까?

집집마다 죽어도 아니 눈물...’하는 기막힌 역설에서 한편의 시가 살아서 우리들의 마당 앞까지 진달래로 가득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이혼과 불륜이 판을 치는 오늘의 젊은이들에게 이 좋은 아침 다시 한번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연번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은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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