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구 영광군 부군수

작년 유난히 더웠던 시기에 영광군 부군수로 부임하였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돌이켜 보면 영광에 대한 저의 첫 번째 인연은 공직의 길을 처음 시작했던 19911월 영광이 고향이신 과장님을 만나게 된 것이 좋은 인연이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군대 전역 후 사회생활이 무척이나 어리숙했던 시절인데 늘 인자하신 아버지처럼 저에게 많은 가르침과 용기를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두 번째 인연은 1995년 영광군 묘량면에 있는 영민농원의 어려운 한 가정을 몇 년간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세상에 법 없이도 살아가는 정말 모범적인 가정 이였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부부에게는 장애가 있어 어렵게 살아가시는 모습이 너무나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사회복지제도가 열악한 시기라서 복지 급여가 체계적으로 지원되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복지제도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2018년 국가예산 약 429조원 중 복지예산은 145조원으로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영광군도 올해 전체 예산 대비 약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가나 자지단체 복지예산이 양적으로는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어려운 이웃이 많아 관심과 참여가 절실한 실정입니다. 영광군에서는 지난 201712월 공적지원에서 벗어나 있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가구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민·관이 손을 잡기로 했고 그 중심에 영광군과 영광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앞장서기로 했습니다. 먼저 공공이 해결하기 어려운 지역사회 내의 다양한 복지 문제를 우리군 실정에 맞는 맞춤형 복지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흩어져 있던 자원을 한곳으로 모으는 우리군민들의 모금처가 필요했습니다. 20171219일 영광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 발대식에서 영광군과 영광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 그리고 전라남도사회복지 공동모금회가 3자 협약을 맺고 연합모금 계좌를 개설하였습니다. 그리고 군민을 대상으로 연합모금명도 공모하여 지금의 희망이 모이는 영광곳간이 탄생하였습니다. 희망이 모이는 영광곳간 역할은 우리군민 스스로 모금활동을 통하여 어려운 내 이웃을 발견하고 신속하게 지원해 주는 일입니다.

영광곳간 꽃잎이 하나씩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개인, 단체, 그리고 나눔을 실천하는 착한가게 1호점을 시작으로 지난 15일 드디어 100호점 달성까지. 실로 우리군민들의 열정은 대단했습니다. 반면 걱정도 앞섰습니다. 모금액의 사용처를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상자 추천이 들어오면 현장답사를 진행했으며 선정회의를 거쳐 지원을 하였습니다. 지원대상자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다시한 번 확인도 했습니다. 투명성을 위해 밴드와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 여부를 공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군민이 위기가정 발굴에 참여하는 사연공모전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였고 더 나은 방법을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광군의 최종 목표는 영광곳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커뮤니티 케어 구축을 위한 지역사회돌봄 강화와 안정적인 환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자칫 꽃길이 아니라 가시밭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군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린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도 저는 영광군과 아름다운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아침마다 물무산 행복숲길에서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같이 했습니다. 생활체육공원의 활짝 핀 장미정원을 지나면서 향기에 흠뻑 젖어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꿈과 희망이 모이는 영광곳간의 착한가게도 200, 300호를 넘어서 영광군 대표 꽃인 상사화 같이 아름다움으로 정화되어 우리군에 온통 꽃으로 피어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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