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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감정
김철진/ 광신대학교 복지상담융합학부 교수
2019년 08월 12일 (월) 10:57:27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지금 느끼는 감정 뒤에는 또 다른 감정이 숨어 있다! 감정은 참 오묘해서 때론 위장을 한다. 불안한데 화를 내고, 우울한데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 진짜 감정을 숨기고 가짜감정으로 위장을 한다. 모든 인간에게는 작고 못난 존재라는 수치심이 있는데, 작고 초라한 자신의 모습이 드러날까 봐 불안해하고, 우울해하고, 화를 내는 것이다. 가짜감정이라고 해서 잘못된 감정, 나쁜 감정이란 소리는 아니다. 모든 감정에는 다 이유가 있다. 어떤 감정이든 환영하고 잘 돌봐줘야 한다. 진짜감정을 알아봐주고 보살펴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삶이 쉬워지고, 가벼워진다. 감정이 풀리면 인생이 풀린다.

표현되지 못한 감정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감정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내 감정인데 내가 모르겠느냐'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만약 '내 감정인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험을 자주 한다면, 당신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감정은 참으로 신기하고 오묘해서 때론 위장을 한다. 불안한데 화를 내고, 우울한데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 진짜감정을 숨기고 가짜감정으로 위장한다. 불편한 감정이 느껴지면 표현하기보다는 회피나 무시, 억압 등의 방법으로 내 감정을 모르는 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의식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감정은 느끼고 표현하면 저절로 사라지지만, 표현하지 못한 감정은 우리 몸 어딘가에 남아 끊임없이 표현되기를 요구한다. 감정을 꾹꾹 눌러 참다가 별거 아닌 일에 자극받아 걷잡을 수 없이 분노를 쏟아내고 후회한 적이 있는가? 혹은 때때로 올라오는 감정을 무시하고 일만 하다가 공허감을 느낀 적은? 만약 우리가 감정이 느껴질 때마다 알아주고 적절히 표현해줬다면 어땠을까?

우리는 왜 가짜감정을 느끼는 것일까? 감정 조절을 못하고 감정에 압도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감정이 안 풀리면 쓸데없는 에너지가 많이 소모돼 항상 지친 느낌이다. 인식의 제한이 생겨 올바른 판단도 어렵다. 선택과 집중도 할 수 없다. 심지어 감정을 억압하면 몸이 아프고 신체 일부가 마비되기도 한다. 삶이 고통스럽다. 분노, 불안, 우울, 열등감, 두려움, 외로움 같은 불편한 감정의 심층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수치심에 귀결된다. 모든 인간에게는 작고 못난 존재라는 수치심이 있는데, 이것이 건드려질 때 괴로운 것이다. 작고 초라한 자신의 모습이 드러날까 봐 두려워서 불안해하고, 우울해하고, 화를 낸다. , 겉으로 드러난 화(표면감정)의 이면에는 불안과 두려움(이면감정)이 있고, 그 밑에는 인간 근원의 감정인 수치심(심층감정)이 있다.

물론 표면감정이 가짜감정이라고 해서 잘못된 감정, 나쁜 감정이라는 말은 아니다.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다. 어떤 감정이든 환영하고 잘 돌봐줘야 한다. 다만, 한발 더 나아가 내 감정의 근원, 즉 진짜감정을 들여다봐야 '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감정이 풀리면 인생이 풀린다. 삶의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많은 사람들이 감정이 느껴지면 이를 부정한다. 감정을 느끼면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억압된 감정을 일을 통해서 해결하려고 한다. 불쾌한 감정을 직면하는 것은 고통스러운데, 일로 도피하면 그 고통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도 이를 권장하는 분위기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 감정은 거추장스러운 방해물이고, 통제돼야 할 대상이다. '중요하지 않은 감정'에 휩싸여서 '중요한 일'을 망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감정을 내색하지 않고 목석같이 일만 하면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감정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인간에게 감정이 없다면 얼마나 세상살이가 재미없을지 모른다. 감정이 있기 때문에 인간이다. 감정 조절은 훈련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감정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그러나 부정적 감정들은 느끼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힘들게 한다. 때로 이 감정들은 강도가 너무 세서 우리를 온통 휘젓는다. 적절히 조절하지 않으면 나와 남에게 큰 피해를 준다. 이는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배우고 익혀 감정을 조절해간다면 감정에 압도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신의 현실에 집중하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우리를 불편하게 했던 감정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통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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