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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 지우기
곽일순/ 사진가 수필가
2019년 08월 19일 (월) 11:19:00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요즘 아베 정부의 궁극적 목표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과거 자신들이 저질렀던 침략 역사 지우기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일본에서 치러졌던 일본회의라는 극우단체 모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집회는 원폭이 투하되었던 날에 이루어졌고 일본이 전쟁의 피해자라는 강연이 주요 내용이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일본 두둔 단체와 부류들은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SNS를 도배하고 있다. 정상적인 사상을 가진 국민이라면 질색을 할 일이지만 이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라 돈을 받고 몸을 판 매춘부였고 강제 노역에 투입되었던 징용자들도 돈을 받고 일을 한 노역자였다고 말한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 독도를 우리 영토라 우기는 것은 국민의 상식을 마비시키는 종족주의적 선동이라고까지 했다. 자칭 서울대 명예교수 그것도 사회학을 가르쳤다는 분의 입에서 나온 발언들이다. 서울대 교수는 사칭으로 밝혀졌지만 문제는 일본의 주장을 대변하는 부류엔 대한민국의 최상위 지식인인 교수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공통점은 인터뷰를 지극히 싫어한다. 심지어 얼굴을 가리고 노출을 꺼려한다. 뭔가 자신이 없는 모습이다. 심지어 취재 기자의 뺨을 때리는 폭력성도 보인다. 도대체 이들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가늠하기 힘든 이유다. 특히 유명인이 되어버린 한 분은 자신의 책을 들고 나와 깨알 홍보를 하며 역사를 알기 위해선 읽어야 한다고 강변하기도 한다. 이미 100만 부가 팔렸다고 자랑한다. 일보 물러나서 보면 자신의 책 마케팅이다. 한국인으로서 그것도 최고 학부를 나온 지성인이 이런 역사 행패를 부리는 데에는 분명 배후가 있고 검은 돈이 관련되어 있을 거라는 추측성 발언도 많이 돌아다닌다. 아마도 같은 민족으로서 도저히 이해가 힘든 이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일본의 의도는 자신들이 저질렀던 전쟁 범죄를 감추는 방법으로 자신을 전쟁 피해자 모드로 몰아가려는 것이 1차적이고, 다시 야욕을 드러내기 위한 전쟁 가능국으로 헌법을 개정하려는 것이 둘째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들이 주가 되어 저질렀던 전쟁의 참혹함은 지워버리고 원폭으로 입은 피해와,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할 수 없으니 영토도 지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수밖엔 없다. 여기에 동조하고 협조하는 국적만 한국인인 사람들 부류는 100여 년 전 조선 말기에도 있었다. 이들의 주장 역시 우리를 위해서이다. 우리가 외세에 침범을 당하는 현장엔 언제나 우리가 있었다. 이완용은 나라를 팔았고 이병도는 역사라는 혼을 팔았다. 고대국가부터 현대사까지 완벽하게 왜곡해버린 역사는 아직도 일본의 것이다. 이른바 황국사관을 그대로 이어받은 강단의 사학자들은 오늘의 역사 괴물을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20~30대의 일부 젊은이들이 자신의 국가를 비하하고 민족을 폄훼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 또한 이들의 책임이다. 뒤에서 무슨 거래가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인의 입에선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발언을 쏟아내는 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거래외에는 달리 없다. 조선말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거래의 대상이다. 언제나 최상위 지식층과 고위층이 거래의 대상이었다. 삼국시대 백제의 멸망도 여기에 해당한다. 결과 끌려간 의자왕은 중국 북망산에 묻혔다는 기록만 남기고 흔적도 없지만 왕을 넘긴 장군 예식은 중국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명문가로 남는다. 검은 거래다.

사학자 이병도는 일본에 국혼을 팔아넘기며 조선의 최고 사학자 자리를 부와 함께 덤으로 얻었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는 작업은 모든 학문 분야에서 가장 힘들다. 대상이 과거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1차 사료인 기록이라는 증거가 나와도 현재 학계를 움직이는 학자들의 공통적 동의를 얻지 못하면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황국사관에 어긋나는 학위논문을 배제하는 것이다. 학위를 받을 수 없는 연구논문은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한국에는 재야 사학자라는 새로운 용어가 생겨났다. 1차 사료인 정사의 기록이 통하지 않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이미 혼이 털렸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을 대변하는 사람들 역시 한말에 털린 혼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탓이다. 혼이 없으니 양심도 없다. 남은 것은 오직 이기주의적 욕심이다. 화가 나는 것은 이들이 대대로 잘 산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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