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호/ 백두산문인협회 창립회장, 국회출입기자포럼 창립회장

영광군 홍농읍에 있는 가마미해수욕장이 713일 개장되었다. 가마미해수욕장은 영광 9경중 하나에 속하는 영광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다. 나이가 든 영광 사람치고 가마미해수욕장에 가서 쌓은 이런저런 추억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는 일찍 고향을 떠나서 타관 객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출향민, 향우이지만 항상 고량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은 편이다. 내 어릴 적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여름방학만 되면 가마미해수욕장에 가서 수영하고 노는 일이 기다려지는 큰 즐거움이었다. 가마미해수욕장과 광주를 오가는 광주고속버스는 항상 만원사례였고, 해수욕장 백사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었다.

그러다가 어느 때 부터 영광원전이라는 이름이 신문 방송에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영광원전 제어봉 고장이라는 기사가 중앙 일간지 사회면 고바우 영감같은 시사만화 바로 옆에 자주 나타났다. 고향을 사랑하는 향우의 한 사람으로서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과 주민들의 안전이 걱정도 되고 화도 나서 영광신문에 영광원전은 이름부터 바꾸어야 한다등 칼럼을 여러 차례 보내서 게재되기도 했다.

영광하면 영광굴비가 유명한데, 이제는 영광하면 영광원전이 더 유명하게 되었다고 개탄하는 내용이다. 고리원전이라고 부르면 어느 고장인지 잘 모른다. 제어봉 고장이 얼마나 위험한지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른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최대 원전단지가 되어 버린 영광원자력단지에 핵폐기물 저장고까지 설치한다고 추진되었다. 군민들도 두 편으로 갈라져 갈등과 대결을 벌이는 비극도 연출되었다.

나는 영광 핵폐기장 유치는 영광을 팔아먹는 행위이다는 다소 과격한 칼럼도 영광신문에 투고했다. 군민 간의 극심한 갈등과 대결을 보면서, 군민의 안전과 생명, 복지와 발전을 위하여 봉사하라고 선출시켜준 영광출신 국회의원과 영광군수. 도의원, 군의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꿀 먹은 벙어리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군민들의 강한 반대로 영광에 설치하려던 핵폐기장은 전북 부안으로 갈려다가 정균환 집권여당 원내대표까지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가세한 가두시위 등으로 좌절되고, 경주로 갔다.

요사이 한빛원전으로 이름이 바뀐 영광원전 제어봉 제어 실패 사건이 났는데, 무면허자가 운전하고, 출력이 급등하는 등 가동을 정지하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초기에 제대로 알리지 않아 영광군민을 속이고 있다고 알려졌었다. 또한, 한빛원전 4호기 격납 건물에서 가로 331cm, 깊이 157cm의 동굴 같은 역대급 구멍을 원전 운행 23년여 만에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하니, 원전 구조를 잘은 모르지만 무언가 대단히 크게 잘못된 것만은 분명하다. 안전을 고려해서 167cm로 만든 벽체의 두께가 겨우 10cm 만 남았다니, 그 동안 엄청난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것만도 천만다행이다.

()이고 관()이고 군()이고를 불문하고 창피하고 냄새나고 난처하고 책임 추궁당할 일은 쉬쉬 하면서 빨리 덮어버리고 거짓말이라도 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한빛원전 열출력 급등 사건으로 영광군민들이 이를 규탄하고 진상규명을 추진하고 책임을 추궁하는 일을 적극 지지하고 성원한다. 한빛원전 고장 관련한 언론 보도를 본지가 수 십 년 전인데, 언제까지 이런 불안하고 위험한 상황을 보아야만 하는가.

고려시대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올리는 유명한 진상품 영광굴비는 지금은 설날이나 추석 명절 때는 가짜 영광굴비에 시달린다. 영광원전이라는 시련을 이겨내고 명성을 회복한 영광굴비가 자랑스럽다. 영광은 소태산(少太山) 박중빈(朴重彬) 대종사가 원불교를 창시한 원불교 성지이다. 영광 법성포는 백제불교가 최초로 도래한 불교의 역사적인 성지이기도 하다.

노령산맥 힘차게 뻗어 내린 태청산(太靑山) 향기로운 편백나무숲 푸르게 짙어갈 때, 법성포 앞 칠산바다 조기 떼들 오지게 살쪄가는 신령스러운 땅, 천년의 빛 영광(靈光)에 영원히 영광(榮光)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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