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어르신·비수급 빈곤층 소외 후원금 확대로 해소 앞장설 것”

어르신 걸음은 곧 생명과 직결나눔의 가치 지키는 데도 온힘

잘 걷지 못하는 어르신들에게 흔히 생기는 질환이 뭔지 아세요? 복부비만·고혈압 그리고 우울증입니다. 우울증 환자가 가장 쉽게 걸리는 질환이 치매이고, 자살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걷지 못하게 되면 이렇게 많은 질병이 뒤따라오고 때로는 생명을 잃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리를 기계에 비유하면 엔진과 같다고 저는 말합니다. 엔진이 멈추면 기계가 멈추는 법이니까요.”

나병기 노인의료나눔재단(이하 재단) 상임이사는 재단의 주요사업인 인공관절술 지원사업이 노인복지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어르신에게 걷는다는 것은, 무릎이 건강하다는 것은 단순히 이동이 수월하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걷지 못하게 됐을 때 겪게 될 이 많은 질병들을 감안하면 걷는다는 것은 삶의 질을, 나아가서 생명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재단이 걷는 행복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한정된 자원으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많은 사각지대가 생깁니다. 농촌지역 어르신들이 그렇고 소위 비수급 빈곤층이 그렇습니다.”

농촌지역 어르신들의 경우 도시에 비해 정보 접근성도 떨어지고 행정서비스도 열악해 지원제도가 있어도 알지 못하고 혜택을 못 받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재단의 인공관절술 지원사업 수혜자를 도시와 농촌으로 구분하면 64 정도라고. 도시에 비해 교통사정이 열악한 농촌어르신들에게야말로 잘 걷는 일이 중요한데도 도시어르신에 비해 혜택을 덜 받고 있다는 것이다.

비수급 빈곤층, 즉 차상위계층은 아니지만 실질적인 생계곤란자들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한다. 재단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인공관절술 지원사업을 위탁받아 시행하는데, 보건복지부 지침상 대상자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 등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적으로 열악해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는데도 규정상 대상자가 아니라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같은 비수급 빈곤층이 95만명이나 된다고 그는 설명한다.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재원입니다. 지금은 재단사업의 90%를 정부 자금에 의존하고 있지만 점차 후원금 모금을 확대해 재원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정부 자금과 재단 후원금이 5050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추진하는 것이 천사클럽이다. 후원자가 천사가 돼서 수혜자를 돕는 방식인데, 천사 한명이 1년에 120만원을 기부하면 그 돈으로 수혜자 한명이 인공관절술을 받게 되는 것이다.

후원자를 천사로 칭하는 것이기도 하고 1004명의 후원자를 모아 후원회를 만들 계획이어서 천사클럽이라고 붙였습니다. 재단과 이러저러한 인연을 맺고 있는 분들과 함께할 계획인데 늦어도 올 10월 안에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같은 방식으로 나눔이 커져서 인공관절술 지원사업뿐 아니라 어르신들이 걷지 못하게 하는 다른 질환, 즉 무지외반증이나 치핵 같은 질환 치료를 위한 지원사업도 병행할 수 있길 기대한다. 그것들을 통해 어르신들이 행복하게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재단의 목표라고 말하는 나 상임이사. “나눔이야말로 재단이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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