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와 신사적 경쟁 원해”, ‘고향 영광 조용히 다녀가겠다’

공동선대위원장직도 수락이낙연 마케팅까지 등장

영광신문 선정, ‘2019 영광을 빛낸 사람들에 선정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정치 1번지' 종로 출마를 지난 23일 공식 선언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총선 전체를 진두지휘하기로 했다. 지난 22일 이해찬 대표가 종로출마와 상임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한지 하루 만이다.

이 전 총리가 종로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수도권 험지 출마 의사를 밝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빅 매치' 성사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날 이 전 총리는 서울 용산역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귀향 인사를 진행한 뒤 "몹시 부족한 제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로부터 공동상임 선거대책위원장과 서울종로 출마를 제안 받았다""이 대표의 제안을 엄숙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총선 야전사령관 역할을 당담할 상임공동선대위원장직 수락에 대해선 "역사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4. 15 총선의 최고책임을 분담하게 되는 것도 과분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사령탑으로서 "영광과 책임을 모두 떠안겠다"면서 '공정 공천'을 첫 번째 메시지로 내놨다.

이 전 총리는 "어느 정당이나 당 내 경선과 공천 과정이 얼마나 순탄하게 이뤄지느냐가 선거 초반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 공천은 없지만 일정한 기준과 원칙에 따라 최대한 많이 승복하는 공천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목표로는 '민생''품격'을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경제와 사회에는 빛과 그림자가 함께 있다"면서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오히려 불안만 드리는 저급한 정쟁을 삼가겠다"면서 "그 대신 신뢰와 품격을 유지하며 겸손하고 성실하게 선거에 임하겠다. 국민 여러분의 꾸지람과 가르침을 늘 겸허하게 받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4일부터 종로 지역 명절 인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또 민주당은 선대위를 출범시킬 방침이다.

이 전 총리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의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선 "신사적인 경쟁을 한번 펼쳤으면 한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황 대표에게 총선 맞대결을 제안한 것이다.

앞서 황 대표가 수도권 험지 출마 의사를 밝힌 만큼, 이 전 총리와 황 대표의 '빅 매치' 가능성은 한 층 높아졌다.

한편 이낙연 전 총리는 최근 sns를 통해 고향 영광을 조용히 다녀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4. 15 총선을 앞두고 친문(친 문재인) 마케팅에 이어 친 총리 마케팅까지 등장했다. 일부 예비후보들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남재 광주 서구을 예비 후보는 홍보 포스터에 '이낙연 전남도지사 초대 정무특별보좌관' 이력을 내걸었다. 지난 20대 총선 때 광주북구을에 출마한 이 예비후보는 당시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비서실 부실장 경력을 내세웠다.

목포에 도전장을 내민 우기종 예비후보는 이 전 총리가 총리를 사임하고 당에 복귀하자 페이스북에 축하 글을 올렸다. 우 예비후보는 "전남 정무부지사로서 3년 가까이 이 전 총리를 지사로 모시면서 도민들의 시각, 특히 일반 서민들의 관점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접근하는 모습은 참으로 신선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이 도정에 구체적으로 적용되는 사례였다"며 이 전 총리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이 전 총리의 고향 방문이 무산된 것도 지역 예비후보들의 지나친 관심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는 총리에서 물러난 뒤 개인적으로 고향인 전남 영광에 방문해 성묘를 할 예정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예비후보들의 방문 요청이 쇄도했다. 이 전 총리는 자신의 고향 방문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걸 차단하기 위해 방문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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