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남과 북의 두 정상은 용서와 화해의 포옹을 하며 통일시대를 예고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승리는 상대방을 죽이거나 눌러야만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이후 우리는 상대방과 더불어 승리할 수 있다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그것도 잠시, 무더웠던 지난 여름 월북작가 조운시인의 시비가 영광 교육청 뜨락에 끝내 세워지지 못하고 훼손 되던날, 영광은 부끄러운 이데올로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다시 한 번 아픈 상처를 남겨야 햇다.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고통을 이해해 주고 용서하는 내부로부터의 화해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 안에 존재하는 분단의 벽을 허물어야 할 때이다.

이산가족 한 사람 한 사람, 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 이들의 비극은 한 개인의 비극인 동시에 민족전체의 비극이자 우리의 고통스런 역사이며 눈물이요, 아픔이다. 아픔이 남아있지만 희망은 새롭다. 그들의 가슴속에 50년동안 묻어 온 재회의 꿈, 북녘에 고향을 두고 온 이들이 그리움으로 애타는 심장박동소리는 휴전선을 쉼없이 두드릴것이다. 지난 반세기 분단 이데올로기가 남긴 전쟁과 반목의 상흔 위에 통일의 주체인 우리들이 나서 진정한 화해와 용서의 깃발을 꽂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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