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13일에 열린 제16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제 딱 1년이 되었다. 지난 선거에서 지역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이낙연씨가 조기상씨와 장현씨등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당선의 영예를 안은후 지역발전을 위한 힘찬 행보를 계속하였다.

영광신문에서는 지난 1년동안 국정에 참여하고 지역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온 이낙연의원을 만나 의정 1년의 소감을 알아보는 특별인터뷰 자리를 지난 8일 가졌다.<편집자 주>



△지난해 4·13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신 후 1년이 됐습니다. 현시점에서의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참으로 눈코 뜰 새 없이 1년이 지나갔습니다. 어떤 때는 같은 시간에 회의나 행사가 두세 개 겹치기도 하고, 화장실에 갈 시간을 놓치기도 하면서 1년을 보냈습니다. 중앙에서 이런 저런 직책을 많이 맡아 심부름을 한데다 주말이면 지역에 내려와 읍면 단위 부락까지 쫓아다니다 보니, 1년이 훌쩍 흘러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 보내주는 외유를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반납했습니다. 작년에는 중남미 2주일 짜리 여행, 올해는 유럽 열흘 짜리 여행을 포기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짧은 1년이었습니다. 국가와 당과 지역을 위해 조그마한 일이나마 했을 때는 더 없는 보람도 느꼈습니다. 그러나 좀더 잘 할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습니다. 앞으로 보람은 더 커지고 아쉬움은 더 적어졌으면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중앙정치에서 폭넓은 활동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저한테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윗분들께서 이런 저런 심부름을 시키기에 제가 조금 적합하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은 해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동아일보 기자 시절에 정치와 남북관계, 그리고 일본과 국제관계를 주로 맡았습니다. 저의 그런 경험이 요즘의 중앙정치에서 때마침 필요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제가 맡은 모든 직책이 저의 경험과 유관한 것들입니다. 민주당 제1정책조정위원장(정무 행정 법무 외교 안보 통일 담당), 남북화해협력교류추진특별위원회 간사,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한일의원연맹간사 등이 그렇습니다. 동경특파원 출신으로서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항의하고 시정을 촉구하기 위해 민주당 대표단의 일원으로서 동경을 세 차례나 오가며 활동했고 국회의 결의안 채택에도 한몫을 했다든가, 글장이 출신으로서 당의 연설문 작성에 참여한다든가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의 보잘 것 없는 경험이나 소양이 나라와 당에 보탬이 된다면, 무엇이든지 기꺼이 바치겠습니다.



△상대적으로 지역 현안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중앙에서 조금 바쁘다고 해서 지역에 조금이라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지역의 크고 작은 일에 늘 관심을 가지고 해결책을 찾느라 노심초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역의 여러 문제가 그때그때 시원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질질 시간을 끄는 일이 많습니다. 주로 예산의 한계 때문이고, 어떤 문제는 상대가 있기 때문입니다만, 어쨌든 참으로 안타깝고 죄송합니다. 그러나 묘량 곡사포 사격장 설치를 유보시킨 일, 작년 수해 때 172억원의 국비를 영광에 보낸 일, 백수농협의 '해맑은 쌀'이 으뜸상을 받은 전국 쌀 품평회에서 여러 관계자들과 같이 했던 시간, 법성포 단오제와 함께 열린 전국 국악경연대회에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유치한 일 등등은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읍면 단위의 자연부락을 순방해서 영광의 11개 읍면 가운데 6개 읍면의 마을들을 돌았습니다만, 마을에서 어른들을 뵙고 애로사항을 직접 듣는 것도 저에게 매우 귀중한 일입니다. 지역과 서울의 사무실로 전화를 주시거나 직접 찾아오시는 여러 어른들을 뵙고 말씀을 듣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해서 듣는 여러 문제들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습니다. 다만 그때그때 시원한 결과가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가슴아프고 답답합니다.



△선거 당시에 공약했던 사항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척은 어느 정도 되어가고 있습니까?

▲공약을 많이 했던 것은 아닙니다만, 어떤 공약은 비교적 잘 이행되고 있고, 어떤 공약은 잘 진척되지 않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연 2회 이상 '군민과의 대화'를 갖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주말이면 지역에 내려와 마을을 순방하며 사랑방 좌담회를 계속하고 있고, 3월에는 실내체육관에서 1천명 이상의 군민을 모시고 대화했으니까, 공약을 지킨 셈입니다. 영광을 종교 역사 문화의 관광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공약은 중장기적인 비전입니다만, 조금 더디더라도 그 쪽으로 확실히 가고 있습니다. 사적지 및 유·무형 문화재 복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전연수원을 유치하는 등 원전주변지역을 첨단과학도시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만, 원자로 조종사 훈련을 위한 시뮬레이터 기능이 확충돼 궤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첨단과학도시 육성은 솔직히 진척되지 않고 있습니다. 계속 모색하겠습니다. 군민 여러분께 약속드렸던 사항은 늘 제 머리 속에 담고 다닙니다. 선거 때 공약하지 않았던 것 가운데서도 제가 열정을 가지고 추진하는 사항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당선 이후 공약한 지역발전협의회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그 윤곽조차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역발전협의회 구성이 늦어진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협의회를 어떤 성격의 기구로 할 것인지, 특히 협의회에 어떤 분들을 모실 것인지 등에 대해 여러분들의 고견을 듣고 있습니다만, 의견이 잘 모아지지 않은 것도 협의회 구성이 지연된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결론이 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만간 협의회를 발족해서 군민 여러분께 그 면면을 공개하겠습니다. 협의회는 지구당 바깥의 조직으로 구성해서 저와 지구당에 영광 발전을 위한 의견을 제시해 주시는 자문기구로서 활동하시도록 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 어른들의 고견을 들어서 우리 영광의 발전에 대한 식견과 지혜와 열정을 가지신 분들을 협의회 회원으로 모실 생각입니다.



△영광에서 거론되고 있는 핵폐기물 처리장 유치 문제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중앙의 분위기는 어떠한지도 아울러 말씀해 주십시오.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제 생각은 분명합니다. 그 문제는 지방자치단체, 즉 영광군이 신청해야 시작되는 일입니다. 군은 군의회와 군민 여러분의 의견에 따를 것이고, 또 그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군의회에서 다수의 의원이 찬성하지 않고 군민 다수가 반대하는 한, 핵폐기물 처리장 유치는 어려운 것입니다. 이 문제는 결국 군민 여러분께서 결정하실 일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저의 개인적 견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저의 개인적 의견을 물으신다면, 저는 내키지 않습니다. 중앙의 분위기를 물어주셨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중앙부처나 한전은 어디엔가 핵폐기물 처리장 부지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지역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생각은 없는 것 같고, 또 그럴 수도 없을 것입니다. 어떤 고위책임자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말씀을 저한테 하신 적이 있습니다.



△현재 답보상태에 있는 재경농축수산물 직판장에 대한 향후방안을 말씀해 주십시오.

▲이 문제도 항후 방안을 제가 일방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직판장은 일정한 절차를 거쳐서 결정됐지만, 몇 가지 문제점과 의구심이 제기돼서 진척이 잘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앙의 관계기관에서도 원칙적 의견을 제시했고, 군내의 여러 전문가들께서도 이런 저런 협의를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 그동안 제기된 여러 문제점과 의구심이 줄어들고 최대한 많은 군민들께서 동의하고 납득하실 수 있는 방법으로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상반기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에 대비한 당의 방안은 무엇입니까? 단체장 공천기준과 공천방법은 어떻습니까? 지방의원 후보를 내천할 계획인지도 말씀해 주십시오.

▲지방선거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가 없습니다. 지금부터 선거분위기를 만들어서 조기에 과열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왕에 질문을 주셨으니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선거에 임하는 저희 당의 방안은 깨끗하고 공명하게 선거에 임하고 군민의 뜻이 선거결과에 가장 잘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첫째입니다. 둘째는 저희 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해 내년말 대통령선거에서 정권을 재창출할 기반을 만드는 것입니다. 단체장 후보는 제가 일방적으로 공천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범위의 당원들이 참여해 민주적으로 경선할 것입니다. 그런 경선 결과를 중앙당에 보고해서 중앙당이 후보를 최종결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공천기준을 말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습니다. 도의원 후보는 공천하게 돼 있습니다. 도의원 후보 결정방법에 대해서도 충분히 시간을 두고 협의하겠습니다. 군의원 후보를 내천할 것인지 에는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고견을 들어서 결정하겠습니다.



△영광 발전을 저해하는 최대 요인을 갈등이라고 밝히신 바 있는데 이의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제가 그렇게 말씀드린 적은 없고요, 지난번 '군민과의 대화'에서 어떤 분이 그렇게 질문해 주시길래 답변을 드린 적이 있지요. 다른 지역이 그렇듯이 영광에도 갈등이 있습니다. 몇 가지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정치적인 뿌리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영광이 목가적 농경시대를 벗어나서 산업화 후기시대로 진입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린애는 착하고 순수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선악이 혼재하게 되는 것처럼, 사회도 성숙하면서 여러 모순과 갈등을 안게 되는 것이지요. 갈등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갈등하는 상태가 바람직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갈등을 완화하고 화합해 가야 합니다. 갈등의 해결책이 명쾌하게 마련돼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첫째는 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넓게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습니다. 이웃과 갈등하고 마찰할 겨를이 없습니다. 경쟁자를 영광 안에서 찾는 것은 소아병적입니다. 둘째의 해결책을 저는 청년들에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정 쟁점에 대해서 기성세대가 양극단으로 흐르려 할 때, 청년세대가 건강한 중간세력으로서 대안을 제시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갈등이 완화되고 쟁점이 수렴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영광지역의 발전을 위해 이의원님이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몇 가지가 있습니다만, 진척돼 가는 상황을 보아가며 밝히겠습니다. 다만 영광원전의 명칭변경과 원전주변의 대형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씀은 드릴 수 있겠습니다. 많은 군민들께서 원전 명칭변경을 원하고 계십니다. 원전의 부정적 이미지가 다른 분야에 손해를 준다는 생각 때문인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94년에도 명칭변경이 추진됐습니다만,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중도에 포기됐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원전측에 문의했더니 "어렵더라도 군민들이 원하신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회답을 주더군요. 원전의 이름을 바꾸고 원전 주변에 꽃과 나무로 뒤덮인 큰 공원을 만들어서 법성의 백제불교도래지, 백수의 영산성지, 백수와 염산의 해안, 불갑사와 내산서원 등을 잇는 벨트를 만들면 영광의 면모가 일신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영광이 전국에서 손꼽히는 역사와 문화와 종교의 고장, 꽃의 고장, 낙조의 고장, 먹거리의 고장으로 자리잡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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