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원 영광군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 유치위원회 공동의장

현재 우리 영광지역에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 유치 여부를 놓고 큰 관심이 쏠려있다.

시설 유치를 찬성하든지 반대하든지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한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사실을 사실대로 알아보려는 노력은 않고 무조건적이고 투쟁적인 반대는 분명히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진지하게 토론하면서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때이다.

우리 지역에는 이미 원자력발전소 6기가 들어섰고, 15년 이상 안전성에 큰 문제없이 가동되어 왔다.

또한 원전 가동으로 인한 지역지원이나 지역경제 활성화는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발전소 안에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 일만 드럼 이상 쌓여있다.

반대측에서 예민하게 거론하는 사용후 연료도 발전소 내에 안전하게 저장되어 있다.

이제 우리의 현실을 떠나서는 찬반을 거론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곳에 나의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 안전성에 대한 논란

지난 '86년에 사고가 났던 체르노빌 원전 주변은 지금 어찌되었을까?

최근 외신보도에 의하면 체르노빌 인근의 땅은 야생동물과 식물로 가득 차고 있고, 국제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들이 40여종 이상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곳이 방사능 오염구역이라는 사실이 전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체르노빌 원전 일대는 생태계의 보고로 부활하고 있다고 결론 맺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폭탄이 떨어진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끼는 어떠한가?

보통 우리는 이곳이 영원히 풀 한포기 자랄 수 없는 불모의 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57년이 지난 지금, 히로시마와 나가사끼는 원폭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다.

히로시마는 인구 100만명이 넘는 대도시로 발전했고, 나가사끼 역시 40만명의 인구를 가진 중도시로 국제평화와 문화의 도시로 탈바꿈해 있다.

또한 영국이나 프랑스, 일본 등 외국의 많은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은 어떠한가?

프랑스의 라망쉬처분장의 예를 보더라도, 이 지역 주민들은 방사성폐기물이 어떤 것인지를 정확히 알고,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충분히 토론한 후, 충분한 의견수렴의 과정을 거쳐 시설물 건설에 동의했다. 이러한 과정에 주민들은 물론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고, 현재도 안전관리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그것은 단지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것이 걱정돼서 아니라 좀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관리와 주민들의 삶에 어떤 형태로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논의다.



□ 전문가를 신뢰하자

방사성폐기물관리의 안전성은 이제 전문가를 신뢰하고 맡길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기술 선진국이다.

방사성폐기물관리는 오래 전부터 안전성이 입증된 기술이다.

그리고 처분장이 세워지면 그 안에서 많은 과학기술자들이 근무하게 되는데 주변지역에 있는 우리가 먼저 염려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도 발전소 안에 우리 식구들을 포함하여 2,0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또 대덕연구단지 내 원자력단지에는 연구용 원자로가 있고, 방사성폐기물도 쌓여 있는데 이 곳에도 약 3,000여명의 과학기술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방폐물 처분장은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은 물론이고 발전소가 없는 국가들까지 세계 22개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 원자력발전과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은 더 이상 위험성과 불안감의 논의 대상이 아니며 혐오시설도 위험시설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 관리시설 유치조건

이제 우리 지역문제는 우리 스스로가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며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더 이상,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든지, 대안없는 반대를 한다든지, 비과학적이고 상식 이하의 주장을 내세우는 반대는 그쳐야 한다. 더 이상의 소모전은 없어야 할 것이며, 우리 지역이 보다 안전하고, 타 지역 사람들이 앞 다투어 이사오려는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우리 유치위원회에서는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을 받아들이는 대신 다음과 같은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첫째,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 조건으로 한다. 세계에서 운영중인 많은 처분장보다 더욱 안전한 시설이 되도록 요구할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들이나 환경단체가 직접 처분장 환경을 감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이다.

둘째, 지역지원사업은 군민 모두가 혜택을 받도록 한다는 조건이다. 현재 반경 5km로 한정되어 있는 수혜범위를 군 전체로 확대하는 한편 전기요금의 획기적인 감면 등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지역 특성에 맞는 특수대학을 설립하여 우리의 후손들이 안정되게 공부하고 타 지역 젊은이들까지 몰려오는 지역이 되도록 하며, 이와 함께 고용창출을 위한 과학단지·산업시설도 유치하도록 하겠다.

셋째, 지역경제의 근간이 되는 농어업을 살리는 방안을 강구한다. 이를 위해 기금을 조성하여 농수산물 계통출하 가격과 판로를 보장받도록 할 것이며, 농어민 의료보험료를 지원 받고, 농어민 장기저리융자 자금을 예치토록 요구하겠다.

넷째, 원자력시설과 관련된 정부 국책사업을 유치토록 하겠다.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양성자가속기사업』의 유치를 요구하며, 청정에너지 시범단지인『그린빌리지』를 유치토록 하겠다.

다섯째, 기업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관광『영광』의 터전을 마련하도록 하겠다. 대규모 놀이동산, 낙조공원, 노인들을 위한 실버빌리지 등이 그 내용이다.



□ 기회는 많지 않다

이 외에도 산업·관광·문화·복지 등 분야별로 우리 영광군민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들을 병행할 수 있는 조건으로만 유치가 가능하다.

이는 우리가 정부의 20년간의 숙제를 풀어주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이며,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제 우리 지역의 문제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다. 국가가 끝까지 안전을 책임지며, 지역지원까지 해주는 사업은 많지 않다.

이러한 좋은 기회를 우리는 놓치지 말고 기필코 지역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 유치위원회는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 유치에 뜻을 같이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고 있으며, 지역민들의 많은 의견을 듣기 위하여 언제나 열려있다. 보다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의견을 가지고 많은 분이 동참해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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