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산 옴팍골에서 50여점 유골 수습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140여명이 집단 학살된 것으로 알려진 불갑면 쌍운리 내산서원 인근야산에서 당시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되었다.

미군학살만행진상규명전민족특별조사위원회(이하 전민특위)는 지난 5일 내산서원 옆 야산 일명 옴팍골에서 발굴작업을 벌여 50여점의 유골을 수습해 인근 야산에 옮겨 이장하고 약식 추모식을 가졌다.

전민특위는 이날 51년 당시 15살 소년으로 현장을 목격한 강대완(67세)씨의 증언을 토대로 발굴작업을 벌였다.

강씨의 증언에 따르면 "6,25가 난 이듬해 2월 불갑산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빨치산 토벌에 나선 국군들이 민간인들을 집단 사살했다"고 밝히며 "당시 국군들은 양민들을 초등학교에 집결시킨 후 포승줄로 묶어 현장으로 옮긴 후 사살하고 흙으로 덮었다"고 증언했다.

또 "나는 매를 많이 맞고 나이가 어리다고 살려주었지만 아버지와 형이 그때 돌아가셨다"며 "이후 시신을 수습해 다른 곳으로 이장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전민특위 조사단장은 "51년 2월 당시 영광과 함평 등지에서 불갑산으로 모여든 1000여명의 민간인들이 집단학살 당한 사건이 있었다"며 "불갑산 인근에서 지난해에 이어 유골이 발견되고 있는 만큼 집단 학살지일 가능성이 높아 정부차원의 진상규명과 발굴을 촉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민특위 광주전남본부 조사단은 오는 19일, 지난해 5월 유골이 발견돼 집단학살 현장으로 추정되고 있는 함평군 해보면 불갑산 일대에서 2차 유골발굴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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