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AI 철통방어 “충성”
영광군 친환경농정과 축산계
“민·관 한뜻 청정지역 끝까지 지키자”
구제역·AI 장기화에 방역 근무 인력도 녹초
구제역과 AI 등 가축질병으로 인한 살처분 가축수가 무려 320만 마리를 육박하면서 사상 초유의 축산 재앙이 장기화 되고 있다.
전국적 확산세에 있는 구제역은 다행히 영광을 포함한 전남·북 지역까지는 아직 미치지 않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방역팀의 피로는 갈수록 쌓여만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간단체의 지원도 눈길을 끌었다. 설 연휴인 지난 2일 영광 IC 등에서 정기호 군수 및 간부공무원, 영광군 여성단체 협의회, 생활체육지도자회, 한우협회 등 12개 사회단체 등은 구제역 방역활동을 지원했다.
귀성객의 차량내부에 일일이 스프레이 소독약을 살포하며 귀성객 발에 묻어 있을지 모를 바이러스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불편하고 귀찮기도 할 법 한데도 귀성객과 군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위로 덕분인지 설 연휴 우려했던 특이 상황은 없었다.
이처럼 영광지역은 구제역 및 AI(조류인플루엔자) 확산방지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방역통제초소를 9개소에서 간선도로까지 12개소로 확대하고 대부분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설 연휴기간에는 군수를 비롯해 부군수, 실과소장과 읍면장까지 방역초소 현장에 배치하기도 했다.
부족했던 일반돼지농가 백신도 확보해 관내 소·돼지 등 총 11만여 마리에 접종을 모두 마무리하고 오는 16일부터는 2차 접종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난해 11월 말경 경북 안동 지역에서 최초로 발생한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발생한 비상 상황은 두 달 반을 향하고 있다.
예년과 다른 폭설과 영하의 추운 날씨에 야간 근무까지 해야 하는 상황, 민간인도 있지만 600여 군 공무원들의 교대 근무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닦달에 곳곳에서 근무태도에 대한 감시가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물론 전북과 경계지인 영광이 뚫린다면 전남까지 확산된다는 부담은 더욱 크다.
특히, 군청 축산관련 부서 공무원들의 부담은 더 크다. 전국적 재난급 상황에 어느 한 부서만의 일은 아니지만 심야 방역초소 근무자 배정을 할 때면 영 미안한 게 아니다. 밤샘 상황실 근무도 이들의 몫이다.
2~3평 남짓한 초소에 전기난방기 하나와 위문품으로 전달된 컵라면 등으로 밤샘 근무다. 뿜어낸 소독약이 얼어붙지는 않을까, 축산 관련차가 지날 때면 운전자까지 소독을 해야 한다.
여기에 교통을 방해하고 차에 소독약을 뿌린다고 항의하며 심한 경우 욕까지 하는 일부 몰지각한 운전자들의 행태까지 이어질 때면 더욱 힘겨워 진다.
일부 간선도로 초소에는 속도를 줄이는 방지턱까지 뒤늦게 설치돼 교통지도 중 안전사고 우려까지 있는 상황에도 이들은 꿋꿋이 근무하며 청정지역 영광을 지켜내고 있다.
장기화 되고 있는 구제역과 AI에 근무자들의 누적된 피로, 단순한 의무감만으로 청정지역을 지켜내기는 힘겨워 보인다.
근무자들에 대한 합당한 처우 개선과 전 군민적 동참의식, 운전자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꼭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