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How are you ? <2>
지역문화의 본질과 농촌문화
문화생활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인간은 문화와 함께한다. 생활문화는 물론 교육문화, 사회문화, 정치문화 등 세상을 살아가면서 문화를 멀리하고는 살수가 없다. 2012년 영광신문은 ‘영광 문화의 품격을 높이자’를 주제로 지역문화 업그레이드를 위한 특집을 계획하고, 우리지역 문화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서 더 나은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문화력이란 ‘아 좋구나!’를 느끼게 하는 힘이다
영광의 특성을 축으로 ‘영광다움’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삶에 긍지를 가지고, 그 모습이 생활에 있는 그대로 반영되어 너무나도 매력적이어서, 다른 지역 사람들이 동경하는 지역이 될 때, 그 지역은 문화력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문화력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듯이 ‘아 좋구나!’하고 느끼게 하는 힘이다. 문화에는 두 차원이 있다.
살아가는 일상의 문화와 축제나 행사 또는 예술과 같은 비일상의 문화가 있다. 지역의 축제처럼 비일상의 문화는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지역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된다.
비일상의 문화는 단기간에 사람의 마음을 끄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과 수단이다.
그러나 다른 지역의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매료시키는 구심력은 일상의 생활문화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멈포드가 그의 명저 ‘도시의 문화’에서 말한 것처럼, 지역 문화란 궁극적으로는 그 고도한 사회적 표명으로써의 생활문화에서 스며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도시창생의 기본과제는 풍요로운 문화를 향유하며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다. 그 어떤 기질의 사람에게도, 어떤 감성을 가진 사람에게도 안식을 주는 지역이라면 그것은 문화적으로 충만한 지역이다. 주민들의 내면에 잠재하고 있는 깊은 주관적 욕구에 대응하는 객관적인 장소를 창조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을 창조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식문화도 세련된 것이면 예술의 경지가 된다. 주거문화, 차 문화, 복식, 기타의 서브 컬처도 철저히 하면 예술이 된다.
문화의 꽃은 예술로 피어난다. 인간의 삶과 살아가는 모습이 매력적일 때 그것은 이미 예술성을 띠게 되는 것이며, 지역은 그러한 예술을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장소다.
군사력과 경제력이 외부를 향해 작용하는 힘이라면, 예술로 견인된 문화력은 내향적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다.
20세기의 국가들이 부국강병을 외쳤다면 21세기의 국가가 문화력을 추구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군사력과 경제력을 배양하면 ‘힘의 문명’을 갖게 된다.
그러나 문화력을 양성하면 마음을 끌게 하는 ‘미의 문명’을 갖게 되는 것이다. 군사력이란 밖을 향하여 생명과 환경 그리고 생활을 파괴하는 힘이다. 경제력은 싸고 좋은 물품을 만들어 시장을 넓히고 개척해서 지배력을 가지는 것이다.
군사력과 경제력에 의하여 지탱되는 문명은 ‘힘의 문명’이다. 이에 비하여 문화력은‘ …그러한 생활을 하고 싶다고 느끼게 하는 것’, 즉 ‘아 ! 좋아’하고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 찾아오게 하고 스스로 마음을 열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스스로 찾아오는 지역을 만들려면 지역을 틀 지우는 구성요소를 재정비하여 생활환경이 풍요로운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 문화활동과 창조활동을 촉발시키고 새로운 문화발전을 위한 무대로서의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
이처럼 한 지역을 풍요롭게 하려면 인간의 감수성을 풍부하게 하는 정감, 평온, 미감 등과 같은 가치관을 받아들이고 조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인간의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 환경을 만들고, 역사와 전통 등과 같은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지역을 ‘그 지역답게’가꾸는 것이다. 지역이 지역답다는 것은 그곳에는 기대하는 고유문화가 있다는 것이며, 고유한 모습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 지역의 문화를 느끼는 것은 ‘그 지역다움’을 느끼는 것이다. ‘영광답다’고 느꼈다면 그것은 영광 고유한 모습이 있다는 것이며, ‘일류식당 답다’는 것은 일류식당에 기대했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성장하는 지역이란 그 ‘다움’이 충만하여 ‘가 보고 싶은 지역’,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들어 나가는 지역을 말한다.
이제 영광의 특성을 축으로 ‘영광다움’을 만들어야 한다. ‘영광다움’은 공원, 빌딩 같은 도시의 외형적 구성요소를 인위적으로 디자인하는 것만으로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동체를 함께 가꾸려는 주민의식과 산업문화의 잠재력이 함께 할 때 완성되는 것이다.
농촌사회의 위기는 ‘생명’의 위기이며, 문화의 위기이다.
지금 우리의 농업과 농촌사회가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농업과 농촌사회의 위기는 ‘생명’의 위기이며, 문화의 위기이다.
이러한 위기는 인간의 ‘생’을 본질적으로 소외시킨 공업화사회의 패러다임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말한다. 문명에만 매달려 물량적 생산력의 극대화를 유일한 목적으로 추구해 왔기 때문이다.
시장 경제적 생산력주의라는 함정에 빠진 공업사회는 스스로가 생명의 법칙을 무시한 결과 환경-생태계-생명계의 연쇄적 파괴에 의하여 그 존립기반을 통째로 위협받고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심각한 환경문제, 건강문제, 식량오염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문명으로서의 농업’으로 멍들어버린 우리의 마음들을 ‘농업의 문화화’로 재생시켜 나갈 때만이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사실상 우리 지역은 그 자체가 문화자원의 보석들이 가득한 곳이며, 농촌의 생활문화 자체가 미래 세대가 기억해야 할 소중한 문화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측면에서는 문화를 향유하는 삶을 살기에 농촌의 상황은 그다지 녹녹치 않다.
그런 만큼 오늘 농촌과 주민의 삶을 논의함에 있어 문화적 접근을 통해 가치를 발굴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
유무형 문화적 자원의 가치를 발굴하고 우리들이 활용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농촌 주민들이 문화적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우리지역에는 도시에 없는 귀중한 자연문화가 있다.
우리 국민을 구분해보면 도시민들은 농촌의 전원생활을 동경하고, 농어민들은 도시민들의 문화생활을 부러워한다.
도시생활에서 시설과 상품 등의 물질적 풍요함이 있다면, 농촌생활에서는 마음(心)의 풍요함을 누릴 수 있다. 흔히들 21세기는 물질보다도 마음을 중시하는 사회가 될 것이고 문화와 예술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말하고 있다.
마음을 중시하는 인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단순히 문화와 예술을 강조하는 것만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중시한다는 것은 인간의 근원에 뿌리를 둔 본성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다 인간의 본질에 회귀(回歸)하는 가운데에 살아가는 보람을 회복하려는 것이다. 유럽의 도시들은 인접한 거리에 거의 자연 상태에 가까운 산림을 보유한 광대한 공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휴일이면 별 어려움 없이 가까운 농촌과 자연 속에서 도시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여유생활을 할 수 있다.
실로 농촌지역은 인간의 정서(情緖)를 지켜주는 보루로서 기능하고 있으며, 도시인들을 포용하는 공생의 터전이다. 우리지역에는 도시에 없는 귀중한 자연문화가 있다.
최근 도시민들의 귀농귀촌 행렬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자연으로의 복귀이다.
이 시대의 문화행정은 소위 문화관광과처럼 특정의 문화담당부서의 노력만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문화행정을 제1의 과제로 삼고 추진해 나가면서 주민들의 동참을 통하여 이루어야 할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