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동안에는 혼자 공부하게 해보자

박자이/ 통일부 교육위원

2012-11-23     영광신문

앞으로 며칠 있으면 12월이 된다. 12월이 오면 초·중·고등학교의 겨울방학이 차례차례 시작된다. 학부모들은 시간이 많아진 아이들에게 ‘어떤 공부를 어떻게 시켜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방학을 앞둔 시기에는 가만있어도 각종 사교육 광고와 정보가 밀려오기 때문에 그 때마다 불안해지는 것이다. ‘다른 집 아이들은 다 할 텐데 내 아이만 그대로 두면 뒤쳐진다’는 생각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도한 사교육은 자율적인 학습 능력·습관 형성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용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어릴 때 공부에 질려버리면 커서도 공부를 회피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부를 잘하려면 무엇보다도 어려서부터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스스로 학습’은 자신의 학습 능력과 욕구를 직접 진단하고, 학습 목표를 설정하여, 스스로 학습전략을 시행하며, 결과에 대한 평가도 스스로 해보는 과정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주체적인 경험의 재구성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 자신이 주도적으로 전체 학습과정에 대한 계획, 선택, 실행, 평가를 실시하는 능력과 태도가 길러진다고 할 수 있다.

스스로 학습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학생이 학습주도권을 쥠으로써 학습에 대한 강한 동기를 갖게 된다. 둘째, 수동적인 교사주도 수업보다 높은 학업성취를 달성한다. 셋째, 자율적인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인간의 발달과정과 일치한다. 넷째, 공부에서 시작된 자율적 의사결정과 행동이 아이를 진취적인 인간으로 키우는 밑거름이 된다. 다섯째,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다.

가장 유용하고 바람직한 학습방법은 스스로 공부하는 것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많이 부족한 과목이나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 있어 꼭 누군가의 가르침이 필요한 경우, 그것을 보충하기 위한 방편으로 학원이나 과외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는 학생들은 대부분 자기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과목에 대해 제대로 도전해본 경험을 가지지 못한 경우가 많다. 오히려 그것들은 대체로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러니 만약 그런 학생들은 학원에 다닌 다해도 수업에 대한 집중력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조건 처음부터 학원으로 달려가면 아까운 시간만 흘려보내기 십상이다.

우리 옛 어른들의 말에 ‘뒤는 게라도 문리가 터졌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곧 ‘스스로 학습방법’을 체득했다는 뜻이다. 올 겨울방학에는 내 아이의 문리가 터지도록 스스로 학습을 해보게 하자. 좀 더디고 시간이 걸릴지라도 끈기를 갖고 우리 아이들에게 ‘물고기 선물’ 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선물하는 현명한 학부모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