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과 질서를 지키고 도리를 다하는 것, 지금시대에 정말 중요하다!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
질서秩序와 기준基準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 일도 되지 않을 것이다. 질서는 혼란이 없이 순조롭게 이뤄지게 하도록, 다수의 사물들 사이에 있는 규칙적인 관계라고 정의된다. 그래서 질서가 잘 지켜지면 안정된 사회가 된다.
사회 질서, 경제 질서, 법질서 등이 국가를 운영하기 위한 질서라면, 먹이사슬의 질서, 선과 악에 대한 생각의 질서, 부모와 자식 간의 질서, 스승과 제자 간의 질서 등은 개인들 간의 관계를 원활하게 만드는 질서이다. 부모 자식 간에도 지켜야 할 위계질서가 있는데, 부모에게는 의무적 역할이, 자식에게는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는 것이다.
도리道理는 질서를 지키기 위하여 해야 할 일이다. 기준의 일종이다. 먹이 사슬관계에서의 도리, 자식의 도리, 제자의 도리 등이 있고, 도리에 어긋나면 질서가 깨지게 된다. 도리를 다 하는 것이 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양심良心은 기준을 지키게 하고 질서를 잡아주는 균형저울이다. 마음속에 악惡이 너무 심해지거나 부정적인 기록정보들이 쌓이면 양심의 균형저울이 고장 나므로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한다.
양심을 지키려면 질서가 필요하고 질서는 기준이다. 질서를 깨는 것은 기준을 깨고 도리를 다하지 않는 것이기에 양심을 위배하는 것이며, 양심에 죄를 짓는 것이다. 그래서 질서를 위반한다는 말은 죄를 짓는다는 것과 같다. 언어의 질서 위반도 있다. 무시하고 멸시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누가 말할 때 무시는 외면해 버리는 것이고, 멸시는 됐다! 하며 그 말을 중단시켜버리는 것이다.
질서를 위반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는 질서가 깨지지 않도록 잘 지키는 것이고, 둘째는 기준을 가르치는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며, 셋째는 명상을 생활화하여, 나는 어떤 질서를 지키지 않았나를 화두로 삼아 끊임없이 자기를 돌아보는 것이다.
과욕과 탐욕은 질서를 깨고 도리를 다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원인이다. 과욕은 1원어치 일하고 3원 달라고 하는 것이지만, 탐욕은 일도 안하고 돈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탐욕은 기준과 질서를 위배하는 아주 나쁜 욕심이다. 탐욕을 갖게 되면 먹이사슬의 질서, 생각의 질서, 부모자식 간의 질서, 스승과 제자 간의 질서 등을 위배할 가능성이 높다. 탐욕을 내려놓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분수分數를 알고 처신하라는 말도 있다. 자기 신분에 맞는 한도를 잘 지키라는 뜻이다. 주제 파악이 미흡할 때 분수를 알라고 하는데, 자기의 분수를 모르면 어리석은 짓, 성내는 짓, 진실하지 못한 짓을 예사로 하게 된다. 분수를 모르거나 과욕과 탐욕에 휩쓸리면 괴로움에 빠지게 된다.
우리 인간들이 마음에서 죄를 짓게 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3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는 4만慢 3집執 2욕慾에 사로잡힐 때이고, 둘째는 시기, 질투에 휩싸일 때이며, 셋째는 사랑이 부족할 때이다. 4만慢은 아만, 오만, 자만, 교만으로서 자신을 과시하는 것이며, 3집執은 고집, 아집, 트집으로서 자신의 주장을 과도히 하는 것이고, 2욕慾은 과욕과 탐욕으로서 욕심을 심히 과하게 갖는 것이다. 시기심과 질투심이 생기면 상대를 폄해하고 모략하게 되기에 당연히 죄를 짓게 된다.
사랑이 부족해서 죄를 짓는 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사랑의 재료는 관심과 정성이다. 관심이 부족하거나 정성이 부족하면 상대의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하게 되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며, 매사를 형식적으로 대하게 된다. 또 사랑이 부족한 만큼 마음속에 악성이 자리 잡을 수도 있다.
기준과 질서를 위배하거나 도리를 다하지 못하거나 분수를 모르고 행동하면 죄를 짓게 된다. 그래서 기준과 질서, 도리, 분수는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한 것들이다. 현대사회에서 돈이면 최고라며 질서를 무시하고 도리를 다하지 않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다보니 국가적으로도 양심이 마비되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조차 구별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청소년만이 아니라 어른들에 대한 인성교육도 시급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