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부실의 손실 책임은 누구에 있나
한빛 5호기가 23일 정지 1년 만에 재가동을 시작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22일 5호기의 자동정지 사건조사와 원자로헤드 관통관 부실용접 등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특별점검 결과 안전성을 확인하고 재가동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5호기는 지난해 10월 26일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출력 변동시험 도중 압력전송기의 전단밸브가 덜 열려 증기발생기 수위가 증가하면서 자동정지 됐다.
이후 5호기 원자로헤드 부실정비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는 확인된 원자로헤드 관통관 69번 용접재 사용 오류 외에도 ‘스테인리스강 용접재 사용’ ‘용접사 선발 대리시험’ ‘수동용접 기록 부실’ ‘비파괴검사 부적절 변경’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에 원안위는 지난해 12월 원자로헤드 용접관련 은폐 사건을 검찰에 수사의뢰 했다. 검찰 수사 결과 용접업체가 오류 용접 범행과 원안위의 사후점검 과정에서 용접오류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무자격자에 의한 수동용접, 용접사 자격인정 대리시험 문제를 비롯해 원안위의 사후점검 과정에서 부실보고 등이 적발됐다.
이 같은 행위는 원전 안전은 뒷전이고 업체 편의주의적 관행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면서 가능해진 사건이다.
정비업체는 수동용접 자격이 없는 용접사에게 작업을 진행시키고 용접사들은 작업 인정범위 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작업에 임한 결과이다. 업체들을 관리 감독해야 할 한수원 직원들의 과오는 원전 안전에 치명타를 입히고 말았다. 사건이 터지고 검찰 수사 결과 부실용접이 드러나자 한수원은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했다. ‘특수 작업 용접및 비파괴 등의 전문가 검토 의무화’와 ‘공정관리 개선’ ‘용접재료 관리강화’ 등을 밝혔다. 또한, 정기검사 시 재발방지대책 이행의 적절성을 점검하고 대표 원전을 선정하여 재발방지대책 이행에 대한 팀검사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광군민들은 한수원의 이 같은 조치 등을 그대로 다 믿지 못한다. 언제나 안전한 원전 운영을 장담해놓고 사고가 터지면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군민들은 언제까지 불안한 원전 운영 상황을 지켜보아야 하는지 묻고 싶다. 부실시공으로 장시간 가동을 못하고 있는 4호기 문제는 또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도 답을 듣고 싶다.
부실로 인한 가동중지에 대한 책임은 외면하고 손해는 영광군민들에게 떠안기는 현실적 오류의 해결책을 하루빨리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