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가 있어 마을이 좋다⑧
마을공동체 활성화는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다. 마을주민 간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주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마을공동체 안에서 신뢰, 소통, 참여, 공감을 함께 실천함으로써 보다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어 나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용문제, 지방소멸, 소득 양극화, 인구소멸, 고립과 우울 등 다양한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문제까지 해결해나가는 토대가 된다. 본지는 영광군 마을공동체사업 추진과정과 주민들의 변화된 삶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마을과 행정, 중간조직을 잇는 영광군마을지원활동가
‘마을공동체가 있어 마을이 좋다’ 8번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특별기획 특집기사를 통해서 우리 영광군에도 마을지원활동가가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을지원활동가’는 영광군에서 지역주민의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고 확대하기 위해 배치한 공동체 전문가이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1기 마을지원단으로 시작하였고 2024년 2기 마을지원단 5명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영광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올해 3월 신규활동가를 위해 ‘마을지원활동가 역량강화 교육’과 ‘마을만들기 공동학습’을 매월 2회 진행 중이고, 이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제 마을지원활동가가 우리 지역에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들의 활동에 관심 가져주길 바라며 무엇을 위해 활동하는지 같이 생각해 보려 한다.
◆ 마을지원활동가 역할이 어려워요
처음 마을지원활동가를 모집했을 때 지원가로부터 가장 먼저 듣는 질문은 ‘무슨 일을 하면 되는 거예요?’라는 것이다. 물론 모집요강에 구체적으로 마을공동체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공동체의 활동지원, 컨설팅, 회계와 정산지원 등 쓰여져 있으나 사실 낯선 용어임에 분명하다. 당장 전남 시군, 더 나아가 타 시도의 마을지원활동가의 역할이 다양하기에 우리지역에서 요구되는 마을지원활동가의 역할을 정립하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마을지원활동가의 역할을 간단히 도식화해 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가장 위에 있는 ‘마을주민’이 공동체 활동을 넓혀 갈 수 있도록 각 단위의 중간에 위치하여 서로 연결하는 것이 마을지원활동가의 역할이다.
◆ 영광군에서 원하는 마을지원활동가의 모습은 다음의 역할을 소화하는 활동가이다
첫째, 공동체 기반 조성하기
공동체 기반 조성을 위하여 기존 마을의 다양한 활동을 체계적으로 기록 및 공유하고, 그 과정을 통해 마을의 의제와 마을 내의 현장활동가도 발굴해야 한다. 또한 주기적인 마을자원조사를 통해 인적자원, 물적자원, 공간자원 등에 관한 현황을 파악하여 각 자원 간 연계를 지원한다. 특히 인적자원 간 네트워킹은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하기
기존에 마을에서 실행했거나 앞으로 실행하고자 하는 사업(활동)이 있다면 이에 대한 공동 기획, 운영 지원, 참여 등의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고, 마을공동체들이 자기 지역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방향에 맞춰 활동할 수 있도록 마을계획을 수립하고 지원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셋째, 현장활동가 및 주민 역량강화를 위한 노력
마을공동체지원사업을 비롯하여 유사한 분야에 대한 학습 기회와 지원사업, 정책의 변화 등을 마을공동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길 바라며 이를 위해서 마을지원활동가 역시 학습이 필요하다.
◆ 공동체 지원 활동을 위한 준비
2024년 영광군에서는 공기빛깔형 24개소와 돌봄공동체 6개소가 마을공동체 활동을 진행 중이다.
공기빛깔이란, 마을공동체를 공부하고 기획해서 빛을 내자는 전남마을공동체지원사업의 추진방향이며, 돌봄공동체는 지역주민 스스로가 지역의 돌봄이 필요한 대상을 돌보자는 취지로 2023년부터 시행된 공동체 지원사업 유형이다.
마을지원활동가가 현장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올해 활동을 하고 있는 공동체의 활동계획을 알아야 한다. 비록 올해 신규활동가들은 활동계획수립에는 참여를 하지 못했지만, 중간지원조직인 영광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매칭해 준 마을계획에 따라 활발히 활동 중이다. 올해는 마을주민이 참여하는 활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고 다음 해의 공동체 활동에 대한 지원을 어떻게 할지 밑그림을 잘 그려야 할 것이다.
◆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흔히 마을지원활동가는 공모사업만 지원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마을지원활동가의 활동의 영역을 조금 더 넓히기 위해 영광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마을지원활동가와 함께 5개 마을공동체의 자원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는 마을을 좀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올해 말에 마을계획 수립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물론, 그 사이 틈틈이 마을공동체 활동을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추가로, 활동가 스스로 자신의 활동을 위한 내년 계획을 세워보라고 당부하고 싶다. 즉, 현장에서 활동하기 위한 운영계획을 세워 공동체 활동에 자신의 역량을 녹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마을 공예 자격증을 취득하여 마을공동체 활동에 강사로 참여하는 것도 멋진 일이다. 2023년 9월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이 ‘마을활동가’를 한국직업사전에 등록하였다. ‘마을공동체 회복, 활성화를 위해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고 관계를 매개하는 조력자로서 자치, 분권 실현과 마을문제 해결을 위해 각종 프로그램, 사업, 행사를 기획, 실행하고 마을조직이나 관련 공간을 구성, 운영한다’라고 정의하였다. 즉, 특정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끊임없이 개발한다면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다방면에서 본인의 특기를 발휘할 수 있으리라 본다.
끝으로, 지역에서의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추구하는 목적에 대해 항상 생각했으면 한다. 마을공동체를 추구하는 이유는 ‘주민자치’를 이끌어 내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한 ‘주민자치’인가? 그것은 ‘지역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주민자치’라고 생각한다. 최근 지역문제 중 가장 많이 나오는 이슈는 고령화, 공동화, 인구소멸이며, 이로 인해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의 문제는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이 가장 잘 알고, 해결 방법 또한 주민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마을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보면, 그 마을은 점점 살기 좋은 마을로 모두에게 인식되어 그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떠나고 싶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이 마을에서 살기 위해 외부로부터 인구가 유입되어 지방의 인구소멸 속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박병도 영광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