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미래를 놓고 난상토론이라도 해보자”

정호윤 재경향우

2024-10-21     영광신문

시끄러웠던 10.16 영광군수 재선거가 마침내 끝났다.

영광군민들이 영광군을 이끌어 갈 새로운 군수로 더불어민주당 장세일 후보를 선택했다.

장 군수는 17일부터 당선인 신분이 아닌 군수 신분으로 이모빌리티 엑스포를 진두지휘에 들어갔다.

군의원과 도의원의 행정 경험과 생활체육회장과 언론인협회장 등 각종 봉사단체 회장을 맡으며 오랜 시간을, 지역을 위해 봉사해 온 장 군수에게 군민들이 믿음의 표를 던진 결과로 분석된다.

조국당, 진보당, 무소속 후보들과 힘겨운(?) 싸움에서 얻어낸 값진 승리였기에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군민 모두가 장 군수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낼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이번 영광군수 재선거는 영광군민들의 가슴에 적지 않은 상처와 후유증으로 남게 될 소지가 크다는 데에 군민들의 걱정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재 영광군은 한빛원전 1, 2호기 폐로 문제 등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을 뿐 아니라 장 군수가 선거 기간 내내 지적했던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군민들이 상실감에 빠져 있다.

물론 군수 취임 이후 군민들과 약속했던 공약대로 하루아침에 영광을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자치단체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표를 던진 군민들은 한 사람도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장 군수를 지지한 사람이나 지지하지 않은 군민 중, 영광군의 뿌리 깊은 고질적 병폐인 선거 이후의 네 편, 내 편의 편 가르기로 인한 갈등을 원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아직은 선거 승리로 인한 벅찬 감격조차 가시지도 않았겠지만, 선거의 공적을 논하고 소위 측근들의 소리에 좌지우지되는 단체장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람에서 고언을 드린다.

그 어떤 선거 공약보다도 그 어떤 군정 목표나 과제보다도 선거 이후의 군민 화합을 끌어내는 일이 장 군수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명심해 주기를 바란다.

당선 인사에서 얘기한 대로 선거에서 패배한 세 후보자의 공약이라도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과감히 수용하겠다는 배포라면 10년이 넘게 뿌리 깊게 자리를 잡은 갈등의 골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 연유로 군민들에게 칭송받는 군수가 되겠다면 처음부터 선거 공신과 측근들을 과감히 배제하고 갈등과 반목을 걷어낸 최초의 민선 군수로 군민들의 가슴에 오래 남는 군수가 되어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장세일 군수에게 부탁드린다. 지난 지방자치 30년을 좀 되돌아보고 복기도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아야 미래를 새로이 설계할 수 있지 않는가? 이는 지난 시기를 이끌었던 분들에게 누를 끼치자는 얘기가 결코 아니다. 지역의 주인인 주민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아야 오늘의 현실에 대한 책임이 고스란히 우리들 몫이란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30년 동안의 지방자치는 필요조건인 주민 참여가 전제되지 않은 반쪽짜리 지방자치였다. 주민이 방관자 또는 피동자로 남을 때 지방자치 무용론만 퍼진다. 과거를 성찰적으로 되돌아보며 새로이 공동으로 학습하자. 다른 곳의 사례를 공부하자. 그리고 토론하자. 열린 공간에서. 주민이 참여하며 주인답게 영광의 미래를 놓고 난상토론이라도 해 보자. 영광이 변화한다면 그것은 영광군민이 변화할 때 가능한 얘기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맞이하려면 각자가 어제와 다른 생각과 행동이 있어야 하고 구체적으로 나는 무엇을 하며 참여할 것인가 스스로 찾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두가 무엇인가를 하며 새로운 영광을 만드는 일에 동참해야 일이 신이 난다. 직접 참여할 때 재미있어지고 이 발걸음이 위대해진다. 영광은 이제 우리 자신이다. 시나브로 그렇게 됐다. 지금까지 좋아서 살았든, 아니면 어쩔 수 없어서 살고 있든, 앞으로도 계속 살아야 한다면 주인의식을 갖자. 당당히 책임도 우리에게 있다고 선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