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 책읽기 운동 독후활동대회 성료

대상 반은수, 금상 이동헌(일반)·나서현(학생)

2024-12-16     채지영 기자

영광신문과 한책읽기운동추진위원회(위원장 정형택)가 추진한 ‘2024 한 책읽기 운동 독후활동 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바람직한 지역문화발전을 위해 한 책읽기 운동’(알로하, 나의 엄마들/복숭아 토끼)의 후속사업으로 추진한 독후활동대회 및 100자평 쓰기 대회에는 지역 내 일반인 및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120일까지 완료됐다.

10개월여의 한책읽기 운동을 거쳐 독후감 접수를 마무리한 추진위는 지난 1129일 심사를 통해 대상을 비롯해 일반부와 학생부에서 각각 금··동상과 장려상, 100자평 및 편지글 쓰기 입상자들을 최종 선정했다.

독후감대회 심사결과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읽고 희망의 인사, 알로하를 제출한 반은수 학생이 대상을 차지했다. 소설 속에 담긴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역사적 아픔에 크게 공감하여 깨달은 고민과 생각을 솔직담백한 글솜씨로 담아내 대상작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또한, 금상 이동헌 씨와 나서현 학생의 글 역시 등장인물에 공감해 꾸밈없이 진솔한 감상을 글 속에 잘 표현해 감동적이었다는 평가다. 일반부 은상에는 임나겸 씨와 동상은 김잔디 씨와 이미옥 씨가 선정됐으며, 학생부 은상은 한가윤(옥당중1), 동상은 박태은(옥당중2), 백성은(옥당중1) 학생이 선정됐다.

해마다 한 책읽기 운동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외 인터넷 홈페이지에 100자평과 편지글 쓰기를 작성한 이들에게도 소정의 상품이 지급된다.

한 책읽기 운동은 52천여 영광 군민 모두가 매년 선정 도서를 읽는 것을 최종 목표로 14회째를 맞는다. 올해는 후원을 통해 기증받은 알로하, 나의 엄마들복숭아 토끼’ 500여권을 관내 군립도서관,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등 행정기관과 초··고등학교 교육기관, 기타기관을 비롯해 개인 및 단체까지 배부했다.

1월 도서선정심의회와 사업 및 선정도서 공고를 통해 시작된 이번 책읽기 운동에는 영광군·군의회·영광교육청·한빛원전·영광종합병원·영광기독병원·군립도서관·공공도서관 등 10여개 기관이 책을 후원하는 등 기관·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상금은 해당 기관 또는 개인에게 전달한다.

 

심사평

과거는 오늘날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근본

정형택 한책읽기운동추진위원장

학생들의 문해력이 낮아져서 염려하는 기사가 자주 올라왔던 한 해였다.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핸드폰은 가장 가까이에서 아이나 어른이나 한 시도 놓아주려 하지 않고 있어서 종이책을 읽는 사람은 마치 별종처럼 보이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책을 읽고 독후활동대회까지 참여하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올해는 반은수 학생의 글을 대상으로 뽑았다. 1910년과 같은 해들은 역사 교과서에서 익숙하게 본 숫자였지만 이 책을 통해 역사의 현장을 들여다보며 할머니와 어머니 세대의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오늘날의 우리를 살아가게 만들어 주는 근본이라고 말하는 믿음직한 학생을 응원하는 뜻을 담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나간 나서현 학생에게 금상을 주는 미안함이 있으나 우리가 주는 상보다도 더 큰 것을 찾은 것 같아 위안 삼는다. 일반부에서는 모든 등장인물에서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를 건져낸 이동헌 씨에게 금상을 드린다. 같은 여자와 엄마로 더 공감하는 글을 써주신 은상 동상 수상자께도 감사드리며 우리 곁에 있는 버들 혹은 펄과 함께하는 세상을 멋지게 살아가시길 바란다.

그림책 <분홍색 토끼>를 읽고 여러 가지 주제를 정해서 글을 써주신 학생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늘 그런 태도로 책을 읽고 앞으로도 계속 참여하기를 부탁한다.

올해도 굴비골농협에서 전 직원이 읽고 100자 평을 올려주셔서 감사드린다. 모든 응모자에게 깊이 머리 숙여 거듭 고마움을 전한다.

 

<알림> 입상자에 한하여 신문사 홈페이지를 통해 응모하신 분들 중 연락처를 기재하지 않으신 분들은 영광신문(061-353-0880)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연락이 닿지 않을 경우 입상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입상자 명단>

대상 : 학생부 반은수(영산성지고2)

일반부

금상 : 이동헌 / 은상 : 임나겸 / 동상 : 김잔디, 이미옥

 

학생부

금상 : 나서현(옥당중3) / 은상 : 한가윤(옥당중1) / 동상 : 박태은(옥당중2), 백성은(옥당중1)

 

장려상 : 김다은, 김봄, 김혜진, 남가연, 박찬우, 송민서, 신경수, 정유하

100자평·편지글쓰기 : 김동현, 김행모, 류서림, 유귀순, 윤석호, 이주환, 채연후, 최병훈, 최진철, 하근택

 

<대상>

희망의 인사, 알로하

영산성지고 2학년 반은수

이금이 작가님의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 솔직히 하와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알로하라는 단어가 익숙하면서도 그 의미는 추상적이었다. 그저 안녕이나 환영정도의 가벼운 의미로 여겨졌던 이 단어가, 책을 읽어나가며 조금씩 변해갔다. 하와이 이주라는 주제 속에 그토록 깊은 사연과 역사적 아픔이 담겨 있을 줄은 몰랐다. 이 소설을 통해 나는 우리 조상들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안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책의 주인공들 버들, 홍주 그리고 송화는 1900년대 초반 하와이로 이주한 조선 여성들이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사탕수수밭에서 일할 남편을 만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넌 그녀의 선택은 그녀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나라의 고난과 가난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이었지만, 버들, 홍주 그리고 송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묵묵히 걸어 나갔다. 그녀들의 여정은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 민족이 겪은 고난과 역경의 역사였다. 생전 처음 밟는 이국 땅에서 남편과의 갈등, 현지에서의 차별과 폭력, 노동의 고단함까지 모든 것이 그녀의 삶을 둘러싼 현실이었고, 그녀는 그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갔다.

버들과 그 주변 인물들은 결코 특별한 사람들, 영웅적인 인물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하루를 살아가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바로 그런 평범함 속에서 나는 이 책이 더 강렬하게 느껴졌다. 1905, 1910년과 같은 해들은 역사교과서에서 익숙하게 본 숫자였지만, 버들과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 숫자들이 무겁게 다가왔다. 그 해에, 누군가는 나이 어린 신부로서, 혹은 어머니로서,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었고, 그 싸움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 애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정착한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는 분들의 모습이었다. 일제 강점기 우리 동포들은 새벽부터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허리를 굽혀 일해야 했고, 손에는 항상 상처가 가득했다. 또한 그곳에서 버들은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외로움과 고립감을 견뎌야 했다. 하와이라는 곳은, 사진 신부(픽처 브라이드)인 버들이 간절히 바라던 교육에의 꿈, 홍주가 벗어나고픈 과부의 멍에, 송화의 무당 손녀라는 대물림의 단절이라는 소망을 결코 이룰 수 없는 곳이었다. 그곳은 그녀들이 꿈꾸던 이국적인 낙원이 아니라, 자신의 뿌리와 떨어져 고독하게 살아가야 하는 고통의 공간이었다. 가족과 떨어져 있는 상황, 그리고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희생해야 했던 모든 것들나는 이 모든 것이 역사적 현실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 소설을 통해 나는 과거에 대해, 그리고 기억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때때로 역사가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그 속에 담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버들과 같은 사람들이 존재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 내가 현재 누리고 있는 평화와 자유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눈물과 고통, 그리고 희망으로부터 이어진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나는 이민자라는 존재가 단지 경제적 이유로 떠나간 사람들이 아니라, 그곳에 새로운 뿌리를 내리기 위해 싸우고 애써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버들과 그녀의 친구들이 낯선 땅에서 일구어낸 것은 단순히 돈이 아니라, 새로운 정체성과 희망이었다. 그들이 지켜낸 가족, 사랑, 꿈은 내가 평소에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었지만, 그들에게는 모든 것을 걸고 지켜야 했던 귀중한 가치였다. 그들의 삶 속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력, 그리고 버텨내려는 강한 의지가 깃들어 있었다.

또한, 이 책은 나에게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했다. 우리는 언제나 어려움을 마주해 왔고, 그 속에서 꿈과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 왔다. 버들이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점에서 나는 큰 감명을 받았다. 그녀는 단순히 살아남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자아를 찾으려 했다. 그녀의 이런 모습은 오늘날의 나에게도 큰 용기를 주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삶의 어려움이 찾아올 때, 버들처럼 묵묵히 버텨내며 현실을 개척하는 도전 정신과 실천 의지로 당당히 맞서 나아가리라고 다짐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통해 나의 할머니, 어머니 세대의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지금 내가 당연히 여기며 누리는 것들이, 사실은 그들이 평생을 걸고 이루어 낸 결과물인 것을 잊지 않게 되었다. 책 속의 버들과 그녀의 친구들이 가르쳐 준 것은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내게 의미를 주고, 내가 나아갈 길을 비춰주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기억해야 한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은 단지 지나간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우리를 살아가게 만들어 주는 근본인 것을. 그리고 간직하리라. '알로하'라는 단어가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라, 척박한 역사적 현실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만드는 우리에게 전해 준 사랑과 희망의 안부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