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따뜻했던 설날의 추억을 떠올려 보자”

정호윤 재경향우

2025-02-03     영광신문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올해도 설날이 다가왔다. 다음 주면 가장 큰 명절 중의 하나인 설날이다.

어린 시절 설날 의미는 그야말로 축제였다. 분주해진 어머니의 모습에서 설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집안 여기저기 평소 볼 수 없었던 먹을거리가 쌓여 있는 게 그러했다. 설날이 오려면 아직 보름도 더 남아 있었는데도 어머니는 바쁘셨다.

방바닥에서 말려진 찹쌀로 빚은 강정을 기름에 튀겨 달콤한 조청에 튀밥으로 옷 입힌 그 맛은 어찌나 달콤하였던지, 참깨, 땅콩, 들깨로 만든 강정의 고소함이란??? 먹을거리 귀했던 어린 시절의 설날은 그야말로 생일날보다 더 행복한 날이었다.

설날 아침, 소고기가 들어간 떡국 하며, 갖가지 전, , 과일, 곶감. 그야말로 행복 그 자체였고, 설빔은 또 얼마나 큰 행복이었던가??? 색동저고리 한복을 차려입고 세배를 올리고 세뱃돈을 받던 순간은 가장 고대하던 순간이었다. 기분 좋은 지폐부터 동전 몇 잎까지 챙겨가며 마치 일 년 용돈을 벌어본다는 듯이 종일 친척, 이웃, 어른 할 것 없이 몰려 찾아다니며 세배를 해댔고 저녁이면 더 배속은 음식을 넣을 수 없을 만큼 차버렸다. 그랬던 내가 엄마가 되어 설날을 맞이한다.

너무나 흔해져 버린 먹을거리들. 그 옛날 엄마가 힘들게 만드셨던 강정이나 음식들도 이제 언제 어디서든, 명절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우리는 먹을 수 있다. 돈만 있으면 말이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계절과 과일이든 음식이든 종류에 상관없이 말이다. 송편은 추석이 되어야 먹을 수 있고, 떡국은 설날이 되어야 맛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돈만 갖고 동네 떡집으로 가면 송편이든, 떡국 떡이든 다 살 수가 있다. 또한, 지금은 어느 과일가게에나 딸기, 포도 등 계절과 관계없이 다 있다. 물질적으로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너무도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작지만 따뜻함 속에 오갔던 달걀 한 줄, 사과 몇 알, 고기 한 점 등의 선물이 떠오른다. 예전에 비하면 종류 또한 너무 많아 선물을 선정하는 것조차 부담으로 다가온다.

또한, 정이 담긴 설 선물을 누군가 내게 보내올까 걱정이 되기까지 한다. 받고 그냥 있을 수 없어 언제부터인가 부담스러워졌다. 정말 한해 돌보아 주심에 감사해야 할 분들은 많은데 얇은 가계사정에 맞춰 마련한 선물이 초라해 보여 선뜻 보내기가 망설여진다. 오죽하면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어.’ 하는 푸념 섞인 인사말이 오간다.

언제쯤 살림살이가 나아져 이런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소박하지만 따뜻했던 설날의 추억을 떠올려 보며 아무리 각박한 현실이라도 이번 설에는 용기를 내어 꼭 고마우신 이웃, 친지를 찾아뵙고 따뜻한 정이라도 나눠야겠다.

세뱃돈을 타기 위해 이웃, 친지들을 대상으로 손을 꼽아가며 세어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은 것도 있다고 생각하며 다가오는 설을 준비한다.

그리고 새해의 가장 큰 선물은 좋은 덕담이다. ‘청소년들에게, 자녀들에게 올해의 덕담을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서 한해의 기운이 좌우될 수도 있다.

새해 아침 청소년들에게, 자녀들에게, 희망을 북돋아 주는 희망의 덕담을 해주고, 자기에게도 2025, ‘청사의 꿈의 희망찬 덕담을 해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