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創作)의 변(辯)

강구현 시인

2025-02-10     영광신문
강구현 시인

오늘의 철학과 문학은 어떠한 형태로든 휴머니즘의 큰 흐름을 타야만 지구촌의 무법자이며 변절자인 인간으로부터 인간을 자기 구출할 수 있다. 무법자며, 변절자며, 배반자로서 인간의 마수魔手인 비인간화 된 인간으로부터 인간 영아를 빼앗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인류 최대의 성전(聖戰)이며 이러한 사이비 인간에 대한 일체의 저항, 응전, 투쟁 등의 부정적 태도는 부정의 부정을 통한 차원 높은 긍정으로써 그것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오늘의 우리에 부과된 유일 최대의 과제이며 우리들 모두에게 한결 같이 또 마지막으로 부과된 유일 절대의 사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정 종, 허무주의 극복과 인간긍정을 위한 문학 중에서-

그렇다. 과학문명이 첨단화 될수록, 자본의 인간 지배원리가 심화될수록 인간상실의 첨두부하尖頭負荷가 걸리는 위기적 상황은 가까워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한 인간으로서의 나를 유지하기 위해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인간상실의 내일을 위해 인간 모두가 자신도 모르게 열심히 치닫고 있는 척박한 현실속에서도, 철저한 (본질 회복을 위한)자기부정과 고독한 글쓰기(창작)를 통해 인간상실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고 몸부림친다.

깨끗한 영혼의 텃밭에 순결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고자 하는 나는, 그래서 그 외롭고 고단한 창작의 끈을 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함부로 쓰지 않는다.

영광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빛과 소금의 이미지, 그리고 무한 생명의 숨결이 끝없이 일렁이는 칠산바다와 그 시원의 생명력을 근간으로 하는 창작정신으로, 인간이 끝까지 인간이기를 고집하며 현실 세계속에서는 많이 바보스럽더라도 형질변경이 되지 않는 인간 원형 보전과 또는 상실된 인간 회복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물욕, 명예욕, 자기 과시욕...등 인간이 추구해야 할 원초적 본능인 것들을 인간 상실의 독극물이라 생각하는 나는 어쩌면 내 스스로를 부정하는 진짜 바보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마음에 내키지 않는 현실추구의 영악함보다는 내가 손해보고 피해자가 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타인에게 티끌만큼이라도 해악을 끼치지 않는 그 바보스러움이 더 좋고 마음이 편하다.

이유인 즉, 개인과 개인, 단체와 단체, 종교와 종교,국가와 국가..등 현대의 인간들이 추구하는 관계에는 시간이 흐르고 문명이 진화 할수록 인간 윈형질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고, 나의 이런 생각에는 나름의 이유와 부정의 부정을 통한 자아구출의 항변에 대한 근거들이 충분히 있다.

변호사들은 돈만 주면 왜 악질 범죄자들까지도 죄가 없다고 침샘이 마르도록 왜곡하며, 또 그런 변론이 통하는 법은 왜 존재 하는가?

외형으론 인류 평화를 강변 하면서도 지구촌 곳곳에서의 인간 살육전쟁은 왜 끝나지 않는가?

단순히 티끌만큼의 손익 계산에 의해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는 현상들이 어떻게 한줄기 바람에 뒤집히는 물결 같이 쉽게 다반사로 일어나는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의문 투성이인 인간 상실의 행위들...과 자아 상실의 현상들...

그런 괴이한 현실 속에 묻혀 살면서도 내가 충분히 행복해 할 수 있는 까닭을 나는 나의 두 손을 통해 알았다.

어느날 고된 노동을 마치고 배가 고파 허겁지겁 늦은 저녁을 먹는데 왼손이 오른손에게 말했다.

"오른손아 미안해, 하루종일 힘든 일은 너에게만 시켰는데 숟가락질 젓가락질 하는 것까지 너에게 시키니...정말 미안해"

그러자 오른손이 왼손에게 말했다.

"그렇게 생각 하지 마, 실은 나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너때문에 균형을 잡고 무순 일이든 할수 있고, 내 손톱을 자르거나 가려운 손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일을 나는 할 수가 없거든. 네가 내 가려운 곳을 긁어줄 때면 얼마나 시원한지 몰라. 모든 피로가 다 풀리곤 해. 그래서 너는 나의 영원한 동반자야.

너는 나의 부족한 반쪽이고 나는 너의 부족한 절반이야. 그렇게 우리가 같이 있어 온전한 하나가 되는거지."

그래, 이제는 상생(相生)이다,

Deepseek(딥시크)보다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은 인류역사 이래 끝없이 되풀이 되어 온 상극(相剋)의 원한관계를 과감히 털어버리고 지구촌 인간 모두가 전 인류 구원인의 유일한 수단인 상생의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

그 것의 완성을 위해서는 인류공동체 구성의 가장 작은 단위이면서도 핵심인 인류 각자(개인)의 자각과 실천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한 깨달음 덕에 나는 오늘도 행복해 하며 인류 상생공동체를 향한 내일의 희망을 노래한다.

 

나의 시여!

너는 절대 죽지는 말아라.

 

강철 같은 책갈피 속에 갇혀서

딱딱한 활자로 침묵하지 말고

기어히 살아남아 외치거라.

 

죽어서도 죽지 못한 것들

살아서도 죽어있는 것들...

세상의 그런 모든 것들에게로 가서

살이 되고 피가 되고 뼈가 되고,

가슴 벅찬 숨결이 되고,

기쁨이 되고, 슬픔이 되고,

혼불이 되거라.

우주속의 티끌만한 점이 되거라.

부활의 노래가 되어라.

 

해와 달의 주인이 되고,

우주의 질서를 관장하는

절대 가치가 되거라.

본질이 없는 것의 본질이 되거라.

그렇게 살아 숨쉬며

인간을 구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