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산바다
강구현 시인
2025-02-17 영광신문
바람의 속삭임,
태초의 웅얼거림이
너울 속에 잠을 잔다.
은하단(銀河團) 같은
소용돌이 구비치는
저 시원(始原)의 소리.
물골 깊은 선홍빛 강줄기 구비구비.
광활한 평원(平原)을 품은
혈류(血流)의 바다.
만유(萬類)의 생명들을 잉태한
거대한 자궁 속엔 오늘도
무량(無量)의 양수(羊水)가 터지는가?
일체( 一切) 생멸(生滅)의 도돌이표들이
끝없는 정령(精靈)들의
합창(合唱) 속에 깃들고,
특별한 주인 없어 모두가 주인 되는
무심한 세월 따라
바다도 흘러 흘러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