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詩/ 아아, 영광신문
옛 그리스의 성인聖人은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 했고
옛 우리 선조들의 한자漢字 말도 ‘人間’이란
원래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뜻이니
남과 더불어 살지 않은 자 결코
진정한 인간이라 할 수 없도다.
그런데 그 인간과 인간이 한가지로
어울릴 수 있는 것은 오직
언어가 있음으로 가능한 일인 즉
언어가 있음으로
인간됨을 알고,
언어가 있음으로 진리를 알고,
언어가 있음으로 사랑을 알고,
언어가 있음으로 정의를 실현할 수 있어
인간은 빵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말씀으로 산다고 하였다.
빵은 육신을 살찌우나
언어는 암흑暗黑한 정신을 환하게
밝히는 등불인 것.
자고로 ‘영광靈光’은
그 신령스러운 영혼의 빛이
충만한 고장이라 하나니
그 영광에
이 정신의 등불이 되는 영광신문이
창간된 것은 결코
우연이라 할 수 없구나.
축하하노라.
아아,
영광신문 창간 28주년!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
인간이 인간됨을 이끄는
당당한 정론正論이 될 진저.
* 약력: 1942년 전남 영광 출생, 전남의 장성과 광주, 전북의 전주에서 성장,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문학과 졸업. 서울대학교인문대학교수 역임, 1965-68 박목월에 의해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사랑의 저쪽』, 『바람의 그림자』, 『마른 하늘에서 치는 박수소리』 등 시집 28권과 『시론』, 『한국현대시분석적 읽기』 등 학술서적 및 산문집 24권이 있음. 만해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 문학상, 소월시문학상, 고산문학상 등 문학상과 국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받았음. 시집 『밤하늘의 바둑판』영역본은 미국의 비평지 Chicago Review of Books에 의해 2016년도 전 미국 최고시집(Best Poetry Books) 12권에 선정되었음.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체코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된 시집이 있음.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예술원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