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詩/  아아, 영광신문

2025-03-04     영광신문

옛 그리스의 성인聖人은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 했고

옛 우리 선조들의 한자漢字 말도 人間이란

원래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뜻이니

남과 더불어 살지 않은 자 결코

진정한 인간이라 할 수 없도다.

그런데 그 인간과 인간이 한가지로

어울릴 수 있는 것은 오직

언어가 있음으로 가능한 일인 즉

언어가 있음으로

인간됨을 알고,

언어가 있음으로 진리를 알고,

언어가 있음으로 사랑을 알고,

언어가 있음으로 정의를 실현할 수 있어

인간은 빵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말씀으로 산다고 하였다.

빵은 육신을 살찌우나

언어는 암흑暗黑한 정신을 환하게

밝히는 등불인 것.

자고로 영광靈光

그 신령스러운 영혼의 빛이

충만한 고장이라 하나니

그 영광에

이 정신의 등불이 되는 영광신문이

창간된 것은 결코

우연이라 할 수 없구나.

축하하노라.

아아,

영광신문 창간 28주년!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

인간이 인간됨을 이끄는

당당한 정론正論이 될 진저.

 

오세영/ 시인

* 약력: 1942년 전남 영광 출생, 전남의 장성과 광주, 전북의 전주에서 성장,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문학과 졸업. 서울대학교인문대학교수 역임, 1965-68 박목월에 의해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사랑의 저쪽, 바람의 그림자, 마른 하늘에서 치는 박수소리등 시집 28권과 시론, 한국현대시분석적 읽기등 학술서적 및 산문집 24권이 있음. 만해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 문학상, 소월시문학상, 고산문학상 등 문학상과 국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받았음. 시집 밤하늘의 바둑판영역본은 미국의 비평지 Chicago Review of Books에 의해 2016년도 전 미국 최고시집(Best Poetry Books) 12권에 선정되었음.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체코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된 시집이 있음.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예술원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