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나서 더 따뜻한, 안터마을 실험기 ②
마을을 바꾸는 힘은 언제나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전남 영광군 군서면, 이곳 안터마을에서는 유별난 청년들이 상상력과 실험정신으로 마을의 내일을 한 걸음씩 만들어가고 있다. 청년들의 손길로 지역의 유휴공간과 버려진 자원들은 감각적으로 재해석됐고, 2021년부터 지금까지 안터마을에는 청년 주도의 변화가 조용히 이어져 왔다. 유별난 청년들의 따뜻한 실험이 모여, 오늘도 안터마을엔 작은 꿈과 이야기가 랩소디처럼 흐르고 있다. <편집자 주>
“군서면에서 시작하는 유별난 랩소디”
“안터랩소디 – 마을을 실험실로 바꾸는 청년 실험 프로젝트”
안터랩소디는 유별난안터마을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청년 주도 마을 실험 플랫폼이다. 청년은 단순한 체험자가 아닌 실험가로 참여한다. 농업, 공간, 감정, 공동체, 축제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을과 청년이 함께 실험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다.
청년공동체와 부부공동체, 발달장애인공동체, 가족공동체가 만나는 실험도 안터랩소디 안에서 탄생했다. ‘별빛 우정 랩소디’는 부부와 청년이 함께 관계를 회복하고, ‘별빛 감정 랩소디’는 발달장애인과 청년이 감정을 나누며, ‘별빛 온기 랩소디’는 가족과 청년이 함께 피크닉과 예술을 즐긴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은 마을을 공존의 실험장으로 바꾸고 있다.
“영광군가족센터와 함께한 첫 번째 실험 – 하트데이”
지난 1월, 영광군가족센터(센터장 고봉주)와 영광유별난안터마을(대표 채지혜)는 가족공동체와 청년공동체 활성화 및 상호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군서면 안터상회와 안터랩소디 청년들이 함께하는 다양한 유별난 실험이 본격화됐다.
가장 먼저 피어난 감정의 실험은 바로 가족센터와 함께한 ‘하트데이(Heart Day)’이다. 관내 부부에게 특별한 화이트데이를 선사하기 위해 기획했다. 하트데이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부부가 서로의 마음을 오롯이 바라보고 나누는 따뜻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 준비했다. 청년들의 감성과 마을의 정성이 더해진 해당 프로그램은 지역 내 부부 13쌍이 참여해 특별한 하루를 함께하는 소중한 순간으로 이어졌다.
행사는 미니콘서트로 문을 열었다. 싱어송라이터 ‘그려준’(청년 양우석)의 노래를 배경으로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고, 손을 잡고, 오랜만에 말을 건네는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이어 남편이 아내에게 준비한 꽃다발을 건네며 평소 전하지 못했던 고마움과 사랑을 표현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특히, 청년들과 함께하는 ‘딸기 하트 케이크 만들기’ 체험은 손끝으로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었다. 딸기와 생크림으로 꾸며진 케이크 위에 각자의 이야기를 담아 웃고, 이야기하고, 추억을 쌓았다.
영광군가족센터가 주관한 이날 하트데이 행사는 자녀돌봄 서비스를 함께 병행하는 센스를 발휘하며 부부가 자녀 걱정 없이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짧지만 깊은 이 시간 속에서, 참여자들은 “오랜만에 부부만의 시간을 가지며 마음을 다시 맞출 수 있었다”, “서로에게 고맙다는 말을 용기 내어 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기획과 운영을 가족센터와 청년들이 함께했다는 사실이 하트데이를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청년들은 “마을에서 시작하는 따뜻한 관계 실험”이라는 슬로건 아래, 감정, 표현, 연결을 주제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소통하는 마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날 펼쳐진 따뜻한 장면들은 ‘지음 스튜디오’(대표 홍의상)에서 영상으로 담아냈다. 지음 스튜디오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참여자들과 함께하며 꽃을 건네는 손끝, 눈을 맞추는 순간, 케이크 위에 얹힌 딸기 하나까지 그 모든 섬세한 관계의 풍경을 기록했다.
지음 스튜디오의 후원으로 촬영된 영상은 참여자들에게 개별 전송되었으며 부부가 행복한 순간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 되었다.
“우리는 단순한 영상을 만든 게 아니라, 마을 안에서 피어난 마음을 함께 담아냈습니다.”
“군서면 만곡리, 키작은농부와 까르멜로의 랩소디”
군서면 만곡리에서도 또 하나의 유별난 랩소디가 이어지고 있다.
군서면에 위치한 1,278㎡ 규모의 스마트 온실에서 딸기를 키우는 영광군 청년창업농 경영실습 임대농장 1호 청년 농부 ‘키작은농부 김인겸’과, 안터상회에서 요리교실을 운영하는 ‘까르멜로 김효민’이 손을 맞잡았다.
이번에는 단순한 생산과 소비를 넘어, 딸기를 매개로 한, 조금 색다른 감정 실험이 펼쳐졌다. 가족센터 가족들과 마을 청년들이 함께 직접 딸기를 수확하고, 그 딸기를 다시 마을로 가져와 딸기 감성 디저트 체험존을 열었다.
참여자들은 떠먹는 생딸기 미니 케이크 만들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감정을 나누고, 웃고, 이야기했다.
“우리가 만든 건 디저트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청년들이 웃고 대화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영광군가족센터와 안터랩소디는 가정이 행복해지고, 마을이 따뜻해지는 더 많은 실험과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군서면, 청년의 땀과 감성, 그리고 마을의 따뜻함이 함께 숨 쉬는 곳”
안터랩소디는 거창한 변화를 꿈꾸지 않는다. 서로의 마음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작은 순간’에서부터 마을의 온도는 조금씩 달라진다.
청년의 상상력과 마을의 따뜻함, 감정의 표현과 관계의 회복,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잇는 유별난 감정 실험.
군서면은 지금, ‘랩소디’라는 이름 아래 감정과 공동체, 청년과 마을이 하나로 어우러지고 있다. 청년들이 써 내려가는 이 랩소디의 다음 장면이 더욱 기대된다.
■ 파라솔랩소디 – 감정을 표현하는 축제형 랩소디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파라솔랩소디”가 있습니다. 파라솔 아래서 청년과 마을, 농업과 감성이 만나 서로의 삶을 이어가는 작은 랩소디를 만들고자 한다.
파라솔 랩소디의 강점은
첫째, 청년과 마을이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둘째, 군서면이 전국적으로 감성 청년마을 브랜드를 갖게 됩니다.
셋째,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공동체 기반이 마련됩니다.
‘준비된 마을, 검증된 실험, 그리고 차별화된 감성브랜딩’입니다.
파라솔랩소디는 단순 공모용 기획이 아니라, 이미 살아 있는 마을 속에서 시작된 진짜 이야기다.
지금 군서면에는 청년의 땀과 감성, 마을의 따뜻함이 함께 숨 쉬고 있다. 작은 파라솔 아래서 피어나는 랩소디를, 대한민국에 들려드리고자 한다.
■ 별빛은 계속된다
이제 이 실험은 장성군까지 확장되었다. 장성 가나비발달장애인활동센터가 청년들과 함께 공존 감정 실험인 ‘공존 하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별난 랩소디 프로젝트가 영광군을 넘어서 이제 전남 전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존 하트 프로젝트는 청년과 발달장애인이 서로의 다름을 품고, 함께 살아가는 마을을 상상하고 만들어가는 따뜻한 실험이다.
‘공존’은 →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
‘하트’는 → 감정, 관계, 따뜻함을 상징
‘프로젝트’는 → 함께 배우고 시도하는 열린 과정을 의미
⇒ 장애 유무를 넘어, 청년과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만드는 ‘살고 싶은 공동체’를 실험하는 것이다.
별빛은 어둠 속에서 가장 밝게 빛난다. 안터랩소디와 파라솔랩소디는 마을에서, 사람 사이에서, 그 빛을 실험하고 있다.
“마을을 바꾸는 건 제도보다 감정이고, 청년을 움직이는 건 정보보다 연결입니다.”
지금, 군서면에는 별빛처럼 유별난 랩소디가 흐르고 있다.
/선행공동체일곱빛깔 채지혜 010-8712-8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