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영광예술제 시/수필 당선작
초등부 / 선물
<시>
■금상
크리스마스
김시형(영광중앙초5)
오늘은 크리스마스다.
거리엔 불빛이 반짝이고 아이들은 웃으며 손을 잡는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크리스마스가 싫다.
다른 아이들은 따뜻한 가족 품에서 선물과 웃음을 받지만, 나는 아무것도 없다.
엄마, 아빠는 눈 내리던 겨울날 교통사고로 떠났다.
남겨진 나는 가족이라 믿었던 사람들에 버려졌다.
그들은 내게서 부모님의 유산만을 가져갔다.
그 후로 나는 매년 크리스마스 싫었다. 그 후로 나는 매년 크리스마스가 싫었다. 그날이 다가올수록 세상은 더 차갑게 느껴졌다. 그런데 올해, 작은 기적이 찾아왔다. 함께 지내던 보호소 선생님이 내게 말했다.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니?”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곳엔 나를 입양하고 싶다는 새로운 가족이 있었다. 그들은 따뜻했다. 내 이야기를 듣고 나를 안아주었다. 올해 크리스마스엔 선물을 받았다. 포장지도 없지만 매우큰 선물인 가족을 받았다.
■은상
특별한 선물
여은재(홍농초2)
엄마 나 특별한 선물 갖고 싶어요.
말랑말랑한 볼, 통통한 배.
귀여운 동생 갖고 싶어요.
진짜진짜 잘 놀아 줄게요.
놀이터에서 비사치기할 거예요.
발등, 배, 가슴, 머리위에
돌멩이를 얹고 살금살금 걸어가서
땅 위에 세워둔 돌 위로 와르르!
운동장에서 줄다리기할 거예요.
숫자가 써져있는 판을 펼치고,
공을 통통, 한쪽 발로 콩콩
거실에서 윷놀이할 거예요.
윷가락 네 개를 판위로 와르르!
윷 나와라 모나왔다 한 번 더
말아 말아 멀리멀리 가라.
혼자 가지 말고 우리팀 업고 가라.
마당에서 오징어 게임할 거예요.
세모를 지켜라! 네모를 지켜라!
선 밖으로 밀려나면 안 돼!
서로서로 지켜주며 협력해요.
바람개비 동산에서 연날리기할 거예요.
방패연보다 강한 독수리 연
가오리연보다 예쁜 무지개연
바람타고 높이높이 날아라.
엄마! 나, 귀여운 동생 선물 받으면
잠들기 전 룸펜슈틸츠헨책 읽어줄래요.
엄마 나 특별한 선물
동생 한 명만 낳아 주세요.
■동상①
강아지 선물
주하형(영광중앙초3)
생일날 아침
아빠 품에서 빼꼼
작은 꼬리를 흔들흔들
귀여운 강아지 한마리
하얀 솜사탕 같기도 하고
작은 구름 같기도 하고
보들보들한 털을 만져보니
보드랍고 간질간질
나를 보며 폴짝 뛰어오는
귀여운 강아지
강아지가 ‘멍’하고 웃으면
내 마음도 방긋방긋
이름은 ‘제이’
우리 가족이 된 날부터
웃음이 가득해진 우리집
정말 멋진 선물이예요.
■동상②
소중한 선물
최라희(홍농초4)
예쁜 포장지도 없고,
예쁜 리본도 없지만,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선물들이 있어요.
아침에 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밥
친구랑 나눠 먹는 과자 한 조각
속상할 때 안아주는
아빠의 넓은 가슴
어디에서도 살 수 없는 나의
소중한 선물이에요.
입가에 웃음이 피어나는 순간
서로 마음을 나누는 시간들
하루하루 순간순간
나에게는 소중한 선물이에요.
<수필>
■금상
보고픈 우리 할머니
장미나(백수초4)
“미나야, 장미나” 아빠가 나를 흔들어 깨웠다. 왠지 모르게 아빠의 얼굴에 슬픔이 젖어있었다.
“아빠 왜?”하고 물어보니 “외할머니 돌아가셨어.”라고 말했다. 난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놀란 나머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아니라고 우리 할머니 살아있다고 현실부정을 하고 싶었다. 평소 무뚝뚝한 우리 아빠도 울먹울먹 하며 집을 나섰다. 할머니의 장례식으로 가는 차 안에서도 믿기지가 않아 눈물을 꾸역꾸역 참았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던 날 우리 할머니는 너무 기뻐 울고 웃었다고 말씀하셨다. 많고 많은 손녀, 손자들 중에서 할머니는 유독 날 더 사랑해주셨다. 할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 그랬을까, 동생이 태어나서 할머니 사랑을 받으니 질투가 났다. 그럴때마다 할머니는 귓속말로 내게 “사실 할머니는 세상에서 우리 미나가 제일 좋아. 비밀이야 쉿!”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 자꾸 웃음이 나왔다.
장례식장에 도착하니 가족들이 모여 있었다. 영정사진 속 웃고 있는 할머니를 보니 너무 서글펐다. 항상 할머니댁에 가면 먹저 나와 ‘우리 강아지’하며 반겨 주셨는데, 이제 그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입관식을 하던 날 덜덜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고 할머니의 손을 잡았다. 미동하나 없는 차가운 할머니 손을 만지니 이제야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엄마와 이모, 삼촌은 땅이 꺼져라 울었다. 사실은 나도 할머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데 정신이 팔려서 차마 말을 못했다.
할머니의 생신날 난 커서 할머니에게 효도할 거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우리 강아지는 할머니가 꼬부랑 할머니가 돼도 사랑해 줄거야?” 난 망설임 없이 “네 당연하죠!”라고 대답했다. 할머니는 언제 어디서든 날 응원해 주시던 분이었다.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할머니에게 문자가 왔었다. “우리 손녀 첫 등교 화이팅!” 그 문자를 받으니, 방금까지 떨리던 마음이 한순간에 녹아내렸다. 내가 학교에서 상장을 받아왔을 때도 “어이쿠, 내새끼 장하다 축하해~”하시며 내 기분을 우주까지 끌어올려 주셨다. 그때의 나는 할머니와 이렇게 일찍 헤어지게 될 줄 몰랐다. 잘 커서 꼭 효도해 드리려 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할머니는 하늘에 별빛이 되어버렸다.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보내주던 날 난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들었다. 흐르는 눈물을 참고 화장터 대기실에 들어와 땅이 꺼져라 울었다. 제발 돌아오라고 다시 ‘우리 손녀’하면서 안아달라고 소리 지르며 울었다. 할머니는 암으로 힘들어하고 있을때도, 내가 오면 ‘우리 손녀 왔어? 뭐 좀 먹어라 배고프겠다’하면서 웃어 주셨는데, 이제 할머니를 영영 볼 수 없다. 항상 할머니와 통화할 때 “사랑해!”해주실 때 너무 좋았는데, 이제 그 목소리를 못 들으니 너무 슬펐다. 할머니 조금만 천천히 가지 뭐가 그리 바빠서 그렇게 빨리 갔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할머니에게 한번만 더 사랑한다고 말하고 꼭 안아주고 싶었다.
지금은 할머니와 헤어지고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소중한 기억들을 다시 떠올려 보니, 이별은 힘들지만, 할머니와의 행복한 추억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할머니가 그리운 만큼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어여쁘고 소중한 우리 할머니,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사세요. 할머니는 저에게 긍정과 희망을 준 수호천사와 같아요. 하늘나라에서도 할머니가 웃으면서 저를 보고 계실거라 믿어요. 꼭 지켜봐 주세요! 나의 소중한 선물 할머니♡
■은상
단오, 그 날 마음을 건넸다
장준혁(영광중앙초6)
올해 단오도 어김없이 법성포에 찾아왔다. 어릴 적부터 해마다 다녀온 축제이지만, 올해 단오는 유난히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바닷바람이 살짝 볼을 스치는 오후, 학교가 끝나자마자 가방을 내려놓고 단오제가 열리는 행사로 뛰어갔다. 풍물놀이 소리가 들릴수록 심장은 점점 더 빠르게 뛰어갔다.
예전의 나는 단오를 그냥 ‘재밌는 날’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네를 타고,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부채를 사서 집에 가져오고, 줄다리기를 보며 소리치는 날.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랐다. 나는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주고 싶은 마음’이 처음 생긴 날이었다.
며칠 전부터 나는 직접 부채를 만들었다. 하얀 종이부채에 색연필로 친구들의 얼굴을 그렸다. 그리고 그 옆에는 짧은 편지를 적었다. “네가 웃을 때 나도 기분이 좋아져.” “너와 함께한 점심시간이 참 즐거웠어.” 평소에는 쑥쓰러워서 하지 못한 말들이 종이 위에서만은 자연스러웠다. 선물을 만들며 나는 한 사람 한 사람들을 마음속에 떠올렸다. 그건 마치 내 마음 한 조각을 부채 위에 담는 일처럼 느껴졌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다.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쩌지?’ ‘오글거린다고 놀리면 어떡하지?’ 하지만 친구들 앞에 서서 부채를 건네는 순간, 나는 그 모든 걱정을 잊었다. 누군가는 놀란 눈으로 “이거 진짜 네가 만든 거야?”라며 웃었고, 누군가는 “와… 이건 평생 간직할게.”하며 조심스럽게 가방에 넣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진심이 담긴 선물은 말보다 더 깊이 마음에 남는다는 것을.
올해 단오,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창포물로 액운을 씻는 날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어지는 날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축제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바닷가에 홀로 서서 그날 친구들의 웃는 얼굴을 떠올랐다. 바람이 불어 왔다. 내 마음도 함께 바람을 타고 친구들 곁에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아주 조용히, 속으로 바랐다.
지금 나는 알고 있다. 단오는 단순한 전통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건네고, 다시 마음을 받아들이는 소중한 하루라는 것을. 그리고 나에게 올해 단오는, ‘진심’이라는 말의 뜻을 가르쳐 준 날이었다.
■동상①
선물같은 날
고승아(법성포초6)
어느날 아주 날 좋은 날.
햇볕은 내리 쬐지만 바람은 선선하게 부는 날 그런 날에는 밖에 나가 뛰어 놀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런 날에는 나가서 축구, 농구, 배구, 피구를 해야한다(?)
그런날에는 어딜 가든 날이 좋아 행복하다.
그런 날엔 그네도 타고 놀이 기구도 타고 친구와 놀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 되어 잘 시간이 되면 몰래 친구와 수다를 떨다 새벽에 잠에 들고 일어나면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더 기다리면… 좋은 날이 오려나?라는 생각을 하며 기다리다 보면 다시 이런날이 온다.
그게 바로 오늘이다! 하지만 오늘은 학교에 갇혀 있어야 한다.
이거하고 학교가면 점심시간에 실컷 놀거다.
여러분에게 가장 행복하던가 가장 기분이 좋았던 날은 언제인가요?
■동상②
내 친구 구던스
최하은(홍농초4)
나는 9살 생일날 르완다 친구가 생겼다. 르완다친구 구던스는 할머니와 동생 2명과 함께 살고 있다. 처음 구던스를 알았을 때는 동생 2명을 돌보고, 밥하고 빨래하고 할머니를 도와 밭일도 했다. 내가 아침마다 가기 싫다고 말하는 학교도 그 친구는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 갈수없었다. 내가 학교와 수영장의 다니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나는 구던스를 위해 가족들 심부름 갔은 것을 하며 용돈을 벌어 해외 후원 저금통에 넣고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2만원 짜리 닭을 2마리 선물을 할 계획이라 돈을 모으고 있다. 닭을 보내면 닭이 낳은 달걀로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번식을 잘해서 닭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다.
얼마전에 구던스에게서 편지가 왔다. 우리가 기부한 돈으로 구던스의 할머니가 바나나 장사를 시작하셨고 구던스는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바나나를 팔고있는 할머니 사진과 구던스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웃고 있는 사진을 보내왔는데 너무 행복해 보여서 나도 기뻤다. 구던스가 좋은 교육과 더 나은 미래가 오면 좋겠다. 작은 선물이지만 아이들과 그집 가족들이 행복했음 좋겠다.